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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이 현 정부의 숨은 실세라는 의혹을 받아온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를 지난달 31일 밤 긴급체포했다. 최씨가 검찰 출석 때 벗겨졌던 명품 신발(빨간색 원)을 다시 신고 지난 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출석 때 벗겨진 신발./연합 |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대한민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엄동설한(嚴冬雪寒)은 채 모습도 비추지 않았건만 그녀는 귀국할 때부터 그 강추위를 전신에 숨겨 들여왔다.
속속 밝혀지는 그녀의 행각 또한 갈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점입가경’은 들어갈수록 점점 재미가 있음과,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소위 ‘최순실 게이트’는 후자에 더 가깝다.
드러나고 있는 그녀의 종횡무진(縱橫無盡) 활약상(?)은 급기야 청와대조차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관저에서 잠까지 잤다는 의혹에 이르면 숨까지 정지될 지경이다.
따라서 대체 누가 대통령이고 또한 누가 과연 ‘실세’였는가에 세인들은 정말이지 ‘멘붕’의 연속이다. “이러고도 과연 나라냐?”라는 국민들의 아우성은 따라서 그 누구도 반발하거나 거역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장관들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신분 확인 절차도 없이 청와대를 ‘프리 패스’하며 무소불위까지를 보여준 최순실의 거침없는 행각은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호에서 비롯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그야말로 식물정부로 전락했다.
최순실과 그 일가들의 재산이 무려 수천 억대라고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듯 최순실은 지난 10월 31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벗겨진 그녀의 신발(한쪽)마저 70만 원이 넘는다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를 국민들에게 새삼 각인시켰다.
검찰이 지난달 26일 최순실씨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압수수색 했을 당시에도 건물의 비상계단에선 신발이 가득 쌓인 신발장이 발견됐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신발장에는 외제 명품 구두들이 가득 차 있었다는데 이것 하나만을 보더라도 그녀와 그녀 일가의 사치행각은 과거 필리핀 국민들의 피플파워에 의해 하와이로 쫓겨날 때 말라카낭궁 지하의 한 방에서 발견된 최고급 구두 2천200켤레로 기억되는 ‘사치의 여왕’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난디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마르코와 비교되기까지 했다.
이 혼탁한 와중에도 도시가스와 연탄값 등은 줄줄이 날개를 달았다. 따라서 서민들의 올겨울은 더욱 추워질 것이 명약관화해졌다. 때문에 누구처럼 70만 원짜리 신발은 언감생심 7만 원짜리 신발조차 신지 못하고 있는 서민들은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
설상가상 여기에 지난여름 그렇게나 말도 많았던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마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혹독한 현실을 보자면 일국의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 얼마나 막중한지를, 또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역시도 어떠한 반향을 드러내는지를 여실히 고찰할 수 있다.
대통령이 그처럼 지뢰를 밟고 서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면 내각이라도, 아님 여당이라도 나서서 국민들의 불안감 희석에 박차를 가해야 옳다. 하지만 그 또한 무기력한 건 물론이요 더욱 자중지란(自中之亂)이니 더욱 복장이 터지는 즈음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거국내각이 되었든 책임총리든 간에 하루라도 빨리 머리를 맞대고 그의 도출이 시급함에도 마치 난파선을 바라보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모양새 또한 마뜩잖기는 매한가지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은 그 어떤 권세(權勢)조차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권력(權力)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함을 의미한다. 또한 영화(榮華)는 일시적(一時的)이어서 계속(繼續)되지 않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런데 앞으론 이 권불십년을 ‘권불사년(權不四年)’으로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다. 집권 4년차면 반드시 드러나는 각종의 추문,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이런 주장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갈수록 추워지는 즈음 국민들은 소스라치며 정치인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정치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정말이지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이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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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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