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49. 후회막급(後悔莫及)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149. 후회막급(後悔莫及)

서둘러 하야, 최소한의 도리

  • 승인 2016-11-11 00:01
  • 홍경석홍경석
▲ 사진=연합 DB
▲ 사진=연합 DB

지난 11월 5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다시금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2차 촛불집회시위 군중으로 물들었다. 자그마치 20만 명이었다! 보통 이 시간이면 주말이라 하여 가족동반으로 저녁을 먹거나, 모처럼 영화 한 편 관람하는 ‘호사’까지 누리는 게 우리네 필부들의 평범한 삶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소위 최순실 부역자(附逆者)들은 그 같은 최소한의 국민행복마저 앗아가 버렸다. 그야말로 ‘듣보잡’ 아낙 하나가 국가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는 현실과 더불어 두 차례의 대국민 사과방송에도 불구하고 되레 국민적 반감은 더욱 들불처럼 거세게 번지고 있다.

호가호위로 제 딸을 온갖 편법까지 총동원하여 명문대까지 보냈다는 최순실과 그 일가들의 천문학적 재산 축적은 또한 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보자면 새삼 신뢰(信賴)가 연기처럼 사라진 사회라는 방점에 천착의 눈길이 모아진다.

고 김자옥이 부른 ‘공주는 외로워’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거울 속에 보이는 아름다운 내 모습 나조차 눈을 뗄 수 없어......(중략) 누가 누가 알아줄까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박 대통령의 고백처럼 아무리 외로웠기로서니 하지만 대체 왜 그랬을까? 박정희 정권의 절대 권력과 비호 아래 ‘구중궁궐’에서 혼자 자랐다는 ‘공주님’이었다곤 하되 어찌 그리 천박한 아낙의 치마폭에 휘둘렸단 말인가.

그렇게 따지자면 이른바 흙수저 출신의 장삼이사들, 특히나 가난에 찌들며 잡초처럼 밟히고 서럽게 살아온 고립무원(孤立無援) 이 시대 민초들은 그럼 과연 어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박 대통령은 2차 사과 방송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라는 자괴감까지 든다고 했다.

▲ 사진=연합 DB
▲ 사진=연합 DB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하야하면 될 것이다. 자괴감(自愧感)이란 건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특히나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에 대한 대처 역시 빠른 법이다. 박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담화, 아니 사과(謝過)는 여전히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진부한 얘기겠지만 사과(謝過)는 솔직하고 진정함이 그 안에 오롯이 담겨야 한다. 그것이 담보되지 않은 사과는 더 이상 사과가 아니라 위선(僞善)이다.

그 위선은 또한 그동안 일말이나마 믿었던 신뢰감마저 사상누각(砂上樓閣)처럼 붕괴되는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신뢰를 잃은 군주는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우리 국민들은 이쯤에서 ‘왜 그런 대통령을 뽑았나?!’ 라는 후회막급(後悔莫及)의 또 다른 자괴감에 괴로워하고 있다. 하지만 후회막급의 의미처럼 이미 잘못된 뒤에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에 더욱 참담(慘澹)하다. 어쨌거나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사달은 빚어졌다.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인 결자해지 (結者解之)뿐이다. 11월 12일로 예정돼 있는 민중총궐기 대회엔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할지 모를 일이다.

고작 5%의 국민 지지율만을 지닌 대통령이라면 이미 그 직(職)의 정당성마저 차압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의 부담을 그나마 덜자면 서둘러 하야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이며 도리(道理)다.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꼭두각시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