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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 DB |
지난 11월 5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다시금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2차 촛불집회시위 군중으로 물들었다. 자그마치 20만 명이었다! 보통 이 시간이면 주말이라 하여 가족동반으로 저녁을 먹거나, 모처럼 영화 한 편 관람하는 ‘호사’까지 누리는 게 우리네 필부들의 평범한 삶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소위 최순실 부역자(附逆者)들은 그 같은 최소한의 국민행복마저 앗아가 버렸다. 그야말로 ‘듣보잡’ 아낙 하나가 국가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는 현실과 더불어 두 차례의 대국민 사과방송에도 불구하고 되레 국민적 반감은 더욱 들불처럼 거세게 번지고 있다.
호가호위로 제 딸을 온갖 편법까지 총동원하여 명문대까지 보냈다는 최순실과 그 일가들의 천문학적 재산 축적은 또한 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보자면 새삼 신뢰(信賴)가 연기처럼 사라진 사회라는 방점에 천착의 눈길이 모아진다.
고 김자옥이 부른 ‘공주는 외로워’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거울 속에 보이는 아름다운 내 모습 나조차 눈을 뗄 수 없어......(중략) 누가 누가 알아줄까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박 대통령의 고백처럼 아무리 외로웠기로서니 하지만 대체 왜 그랬을까? 박정희 정권의 절대 권력과 비호 아래 ‘구중궁궐’에서 혼자 자랐다는 ‘공주님’이었다곤 하되 어찌 그리 천박한 아낙의 치마폭에 휘둘렸단 말인가.
그렇게 따지자면 이른바 흙수저 출신의 장삼이사들, 특히나 가난에 찌들며 잡초처럼 밟히고 서럽게 살아온 고립무원(孤立無援) 이 시대 민초들은 그럼 과연 어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박 대통령은 2차 사과 방송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라는 자괴감까지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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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 DB |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하야하면 될 것이다. 자괴감(自愧感)이란 건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특히나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에 대한 대처 역시 빠른 법이다. 박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담화, 아니 사과(謝過)는 여전히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때문에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진부한 얘기겠지만 사과(謝過)는 솔직하고 진정함이 그 안에 오롯이 담겨야 한다. 그것이 담보되지 않은 사과는 더 이상 사과가 아니라 위선(僞善)이다.
그 위선은 또한 그동안 일말이나마 믿었던 신뢰감마저 사상누각(砂上樓閣)처럼 붕괴되는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신뢰를 잃은 군주는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우리 국민들은 이쯤에서 ‘왜 그런 대통령을 뽑았나?!’ 라는 후회막급(後悔莫及)의 또 다른 자괴감에 괴로워하고 있다. 하지만 후회막급의 의미처럼 이미 잘못된 뒤에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에 더욱 참담(慘澹)하다. 어쨌거나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사달은 빚어졌다.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인 결자해지 (結者解之)뿐이다. 11월 12일로 예정돼 있는 민중총궐기 대회엔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할지 모를 일이다.
고작 5%의 국민 지지율만을 지닌 대통령이라면 이미 그 직(職)의 정당성마저 차압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의 부담을 그나마 덜자면 서둘러 하야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이며 도리(道理)다.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꼭두각시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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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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