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50. 여혼낙루(女婚落淚)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150. 여혼낙루(女婚落淚)

수능 단상

  • 승인 2016-11-17 09:19
  • 홍경석홍경석
▲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사진=연합DB
<br />
▲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사진=연합DB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 정부를 여전히 ‘식물정권’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최 씨의 딸인 스무 살 정유라의 출신 학교가 그녀에 대해 출결처리와 성적처리 등의 특혜를 제공해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과 국민적 원성의 진앙지로 더욱 공고히 부상했다.

소문으로도 무성했던 정유라의 청담고등학교 특혜사실이 알려지자 수능을 불과 하루 앞둔 학생들은 더욱 심사가 불편해졌다. 서울시 교육청는 11월 16일 정유라의 해외출국 기간까지를 정상 출석 처리하는 등 청담고의 출결처리 특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런저런 이유(사실은 핑계를 댔으리라 추측된다)로 무단결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짓으로 출석 처리한 부분도 있었다고 함께 발표했다. 이러한 청담고의 부정과 아울러 이화여대의 부정입학 특혜 논란 조사 결과까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대 역시 청담고의 수순을 따른 것이 확실하다면 정유라는 앞으로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대신 고작 중졸 학력의 여자로 머물게 될 공산이 높아졌다. 사람은, 아니 ‘부모’는 누구라도 자신의 자녀를 끔찍이 사랑한다.

따라서 소위 ‘좋은 학교’만 보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자면 학생 본인의 치열한 노력과 성실, 근면 외에도 소위 ‘열공’에 합당한 정당성과 순리, 그리고 백년대계라 불리는 교육(敎育)적 철학과 근거의 수순까지를 따라야 한다.


그제 동창회 총무에게서 곧 동창의 여혼(女婚)이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개인적으론 소년가장 시절, 나에게 밤마다 영어를 가르쳐주기까지 한 ‘가정교사’인 동창이 신부의 아버지다. 하여 그 친구에게 즉시 문자를 보냈다.

“여혼을 미리 축하하네! 그렇지만 혼사 당일에 울지는 말게나~ ^^” 문자는 그리 보냈으되 기실 딸이 결혼하던 날 나 또한 낙루(落淚)를 금치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평소 ‘딸바보’답게 딸에게 미안하고 또한 부족한 것도 부지기수인 아빠인 게 나의 초상이다.

숙제 같은 쪽잠을 억지로라도 청해야만 가뜩이나 피곤하고 힘든 야근을 어찌어찌 견딜 수 있는 나날이 박봉의 경비원인 나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렇게 심신에까지 달라붙는 빈곤의 더께는 털면 털수록 더욱 찰싹 착근되는 멸치(털이)의 비늘과도 같다.

이러한 까닭에 지난 봄 딸이 시집가는 때에도 정작 살림살이의 대부분은 아들이 부담하여 장만해주었다. 그런 미안함 따위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바람에 그예 딸의 손을 붙들고 눈물까지도 제어치 못 했던 것이었다.

불변한 가난의 고통은 여전하다. 그러나 딸만 떠올리면 금세 흐뭇함으로 치환된다. 그 어떤 불법과 ‘최순실 특유’의 공갈과 협박은커녕 오로지(!) 순수한 실력만으로 서울대를 간 딸이다.시종일관 ‘처렴상정(處染常淨)’의 고운 마인드로 정진하더니 최근엔 서울대 ‘선생님’으로까지 부임한 딸은 슈퍼문 이상으로 내 맘을 밝게 만들어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오늘(17일)은 다시금 수능일이다. 국정농단에 이어 고입과 대입까지를 농단하는 일이 다시는 재발돼선 안 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육혁신 선도지역에 대전과 충남.충북 희비 엇갈려
  2. 홍성군민 700명 '송전탑 백지화 촉구' 총궐기대회… "주민 없는 입지선정위는 요식행위"
  3. 미분양 부담 커진 대전… 주택 인허가 감소에 공급 전망도 불투명
  4. 충남대 통합 재추진 속도전,,, 통합안 수정 여부 쟁점
  5. 대전 학교 행정실 공무원 방학 중 재택근무 검토…근무환경 개선 합의
  1. 대전 갈마지구 노후주거지정비계획 고시… 사업 추진 구체화
  2. '지각·중도 퇴장·불참' 어수선했던 충남도 국회의원 초청 설명회
  3. 허태정 "공공기관 유치 위해 시청사도 내줄 수 있다"… 대전 이전 희망기관도 잇따라
  4. [2026 기초기본캠페인] 동방여중,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 보장 실천
  5. 해외 클럽 몸싸움에 ‘보복 대행’ 의뢰…엉뚱한 집에 세 차례 래커칠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세권 개발 줄줄이 난항…쪽방촌 준공도 2033년으로 지연

대전역세권 개발 줄줄이 난항…쪽방촌 준공도 2033년으로 지연

대전 동구 정동 쪽방촌 개발사업의 준공 시점이 2033년으로 또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쪽방 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낙후된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정비하는 사업인데, 토지·건물 소유주와의 보상 문제가 수년째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으로 총사업비와 예상 적자 규모가 기존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 되면서, 경영투자심사를 앞두고 사업 추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복합2-1구역 개발 역시 원점으로 회귀한 점을 감안하면 대전 역세권 개발사업 전반의 사업성 확보와 제도 개선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 44% 훌쩍... 연령대 낮을수록 연체 높아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 44% 훌쩍... 연령대 낮을수록 연체 높아

서민금융진흥원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인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이 4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출은 제도권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않기 위해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은 2026년 9월 말 기준 44.3%를 기록했다. 대출잔액은 3140억 원, 연체잔액은 1391억 원이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잔액 중 원리금을 1개월 이상 연체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충남도, ‘맞춤형’ 전략 총력전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충남도, ‘맞춤형’ 전략 총력전

정부의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충남도가 행정력과 정치력을 총동원한 유치전에 나섰다. 특히 1차 이전에서 제외된 충남의 특수성과 산업 기반을 연계한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실리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4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대비해 준비 중인 핵심 전략은 산업 구조와 미래 성장 동력을 반영한 4대 기능군 중심의 '맞춤형 이전'이다. 충남도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기후에너지환경이다.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소 집적지이자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이 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쏠린 눈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쏠린 눈

  • 국가철도공단 사랑의 연탄 나눔 국가철도공단 사랑의 연탄 나눔

  • 미래 전장 누빌 다양한 무인차량 미래 전장 누빌 다양한 무인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