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사진=연합DB
|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 정부를 여전히 ‘식물정권’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편승(?)하여 최 씨의 딸인 스무 살 정유라의 출신 학교가 그녀에 대해 출결처리와 성적처리 등의 특혜를 제공해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과 국민적 원성의 진앙지로 더욱 공고히 부상했다.
소문으로도 무성했던 정유라의 청담고등학교 특혜사실이 알려지자 수능을 불과 하루 앞둔 학생들은 더욱 심사가 불편해졌다. 서울시 교육청는 11월 16일 정유라의 해외출국 기간까지를 정상 출석 처리하는 등 청담고의 출결처리 특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런저런 이유(사실은 핑계를 댔으리라 추측된다)로 무단결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짓으로 출석 처리한 부분도 있었다고 함께 발표했다. 이러한 청담고의 부정과 아울러 이화여대의 부정입학 특혜 논란 조사 결과까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대 역시 청담고의 수순을 따른 것이 확실하다면 정유라는 앞으로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대신 고작 중졸 학력의 여자로 머물게 될 공산이 높아졌다. 사람은, 아니 ‘부모’는 누구라도 자신의 자녀를 끔찍이 사랑한다.
따라서 소위 ‘좋은 학교’만 보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자면 학생 본인의 치열한 노력과 성실, 근면 외에도 소위 ‘열공’에 합당한 정당성과 순리, 그리고 백년대계라 불리는 교육(敎育)적 철학과 근거의 수순까지를 따라야 한다.
![]() |
그제 동창회 총무에게서 곧 동창의 여혼(女婚)이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개인적으론 소년가장 시절, 나에게 밤마다 영어를 가르쳐주기까지 한 ‘가정교사’인 동창이 신부의 아버지다. 하여 그 친구에게 즉시 문자를 보냈다.
“여혼을 미리 축하하네! 그렇지만 혼사 당일에 울지는 말게나~ ^^” 문자는 그리 보냈으되 기실 딸이 결혼하던 날 나 또한 낙루(落淚)를 금치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평소 ‘딸바보’답게 딸에게 미안하고 또한 부족한 것도 부지기수인 아빠인 게 나의 초상이다.
숙제 같은 쪽잠을 억지로라도 청해야만 가뜩이나 피곤하고 힘든 야근을 어찌어찌 견딜 수 있는 나날이 박봉의 경비원인 나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렇게 심신에까지 달라붙는 빈곤의 더께는 털면 털수록 더욱 찰싹 착근되는 멸치(털이)의 비늘과도 같다.
이러한 까닭에 지난 봄 딸이 시집가는 때에도 정작 살림살이의 대부분은 아들이 부담하여 장만해주었다. 그런 미안함 따위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바람에 그예 딸의 손을 붙들고 눈물까지도 제어치 못 했던 것이었다.
불변한 가난의 고통은 여전하다. 그러나 딸만 떠올리면 금세 흐뭇함으로 치환된다. 그 어떤 불법과 ‘최순실 특유’의 공갈과 협박은커녕 오로지(!) 순수한 실력만으로 서울대를 간 딸이다.시종일관 ‘처렴상정(處染常淨)’의 고운 마인드로 정진하더니 최근엔 서울대 ‘선생님’으로까지 부임한 딸은 슈퍼문 이상으로 내 맘을 밝게 만들어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오늘(17일)은 다시금 수능일이다. 국정농단에 이어 고입과 대입까지를 농단하는 일이 다시는 재발돼선 안 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 |
![]()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홍경석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https://dn.joongdo.co.kr/mnt/webdata/content/2025y/12m/14d/117_202512140100122360005238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