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54. 적반하장(賊反荷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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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154. 적반하장(賊反荷杖)

흙수저의 역성(逆聲)

  • 승인 2016-11-25 00:01
  • 홍경석홍경석
검찰이 마침내 ‘이미지 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의자를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최 씨 등의 공범으로 규정한 때문이다. 사실 검찰은 전대미문의 이 엄청난 사건의 수사에 착수하기 전만 하더라도 국민적 공감을 크게 얻지 못 했던 게 사실이다.

즉 마지못해 조사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마치 복마전(伏魔殿)과도 같은 각종의 비리와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현실을 고찰하게 되면서 ‘역시 검찰!’이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일국의 대통령이 ‘범죄자’로 새삼 각인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거센 쓰나미로 몰아칠 게 명약관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던 당초의 입장을 번복하고 되레 검찰의 수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는 완전히 적반하장(賊反荷杖)이란 게 이 흙수저의 어떤 역성(逆聲)이다. 박 대통령의 ‘버티기 작전’에 새누리당 지도부와 이른바 친박 진영 역시 공조의 ‘반격’ 행보를 보이는 것 또한 국민들을 두 번 우롱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1월 19일에도 전국적으로 100만 인파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까지 나와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를 외쳤다. 이러한 용광로와도 같이 펄펄 들끓는 민심의 거대한 봇물을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 그리고 소위 최순실 부역자들은 여전히 오불관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얼추 막가파 행보까지 보이는 건 국민과 여론을 여전히 우습게 치부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도를 넘은 어떤 후안무치는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이자 무소불위 제왕적 대한민국의 대통령제라는 심각한 폐해의 산물이다.

이처럼 심각하고 한심한 정치와는 별도로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 역시 일모도궁(日暮途窮)의 암울한 먹구름이 끼어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재계의 내로라하는 오너들까지를 ‘협박(말로는 ‘협조’와 부탁이라고 했겠지만 대통령이 돈을 내라는데 뉘라서 감히 이를 거역할 수 있었을까!)‘하여 속칭 삥까지 갈취했다는 건 그 어떤 명분으로도 변명되거나 그 죄가 희석되지 않는다.

모든 걸 차치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이 한 아낙의 국정 농단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되었다는 현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참담하다. 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말미암아 검찰의 수사를 받기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연일 이러한 한국의 정치상황을 조롱하고 있다는 일본 등 외신에도 널리 알려져 그야말로 나라망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드는가 하면,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나무라는 이 기막힌 ‘적반하장’의 어처구니없는 현상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

능멸당한 자존심에 더하여 실추된 국가의 이미지는 국민의 막대한 상실감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다. 하지만 이조차 거스르는지 아님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건지 여하튼 이를 모르는 대통령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

요즘은 정말이지 신문과 뉴스를 접하면 ‘최순실 게이트’ 보도 일색인지라 울화와 짜증이 덩달아 상승한다. 손바닥 뒤집듯 일구이언(一口二言)까지 밥 먹듯 하는 대통령이 사법 체계마저 무시하고 있는 작금, 그의 치하(治下)에 있는 나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실로 부끄럽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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