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56. 화룡점정(畵龍點睛)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인생은 사자성어] 156. 화룡점정(畵龍點睛)

김장하는 날의 즐거움

  • 승인 2016-11-29 00:01
  • 홍경석홍경석
▲ 출처=한국임업진흥원
▲ 출처=한국임업진흥원


지난 22일은 소설(小雪)이었다. 마치 소설(小說)과도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대한민국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는 시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은 역시나 박 대통령이나 최순실, 그리고 그의 부역자들처럼 거짓(말)을 모른다.

따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날은 소설답게 기온이 뚝 떨어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처럼 추운 날에 아내는 김장을 시작했다. 겨우내 먹기 위하여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일인 ‘김장’의 문화는 우리네 모두의 커다란 ‘집안행사’다.

김장을 많이 하는 집은 100포기 이상의 배추김치도 담근다지만 달랑 부부 뿐인 우리 집의 경우는 비교적 단출하다. 다만 타 시도에 사는 아들과 딸에게도 주자면 몇 포기의 김치를 더 담가야 한다.

마침맞게 내가 쉬는 휴일인 소설 날 김장을 하였던 까닭에 이런저런 심부름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김장이 시작된 오후엔 정육점에 가서 “수육해서 먹게 돼지고기 앞다리 살 한 근만 주세요.”라고 했더니 비계가 적당히 붙은 고기를 주었다.

“김장하시나 봐요?” “네~” 수육용 고기를 사자면 금세 ‘김장’이란 생각이 인식의 뒤에 꼬리표처럼 달라붙는다. 즉 김장하는 날의 또 다른 즐거움은 김장을 마친 뒤 수육을 삶고 김장을 마친 김치, 그것도 기왕이면 다홍치마랬다고 속이 더욱 풍성한 겉절이와 함께 먹는 그 삼삼한 맛이다.

여기에 소주 내지 막걸리를 걸치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돼지고기인지라 그 특유의 누린내 없이 수육을 맛있게 삶자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된다. 가루커피를 넣기도 하지만 대파나 양파 같은 향신채를 함께 넣어 삶기도 한다.

시장에 위치한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면 월계수 잎을 공짜로 준다. 하지만 그날 수육 재료를 구입한 가게에선 그걸 주지 않아 다소 서운했다. 이밖에도 청주와 된장을 풀어 삶으면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을 수 있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김장은 어머니와 주부의 손이 아주 많이 가는 중노동이다. 또한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는 소금에 잘 절여야 한다. 지금은 절임배추가 대세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배추를 산 뒤 직접 소금에 절였다.

김장은 비단 배추만 달랑 소비하지 않는 착한 반찬이다. 소금과 고춧가루에 이어 새우젓과 각종의 젓갈 외에도 무와 갓, 대파 등의 소비까지를 견인하는 때문이다. 이런 때문에 김장을 담그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만약에 새우젓이 없었다면?!’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날 김장에 들어간 새우젓은 지난 10월 충남 논산시 강경읍 일원에서 펼쳐진 <강경젓갈축제>에서 처제가 구입했다며 준 것을 사용했다. 따라서 여간 싱싱하고 또한 맛까지 탁월한 게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김장을 마친 뒤 잘 삶은 수육에 역시도 푸짐한 ‘2016 김장김치’ 겸 겉절이로 속을 든든히 채우자니 퍽이나 행복했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따로 있던가? 그게 바로 ‘화룡점정’이지! 아내가 사랑과 정성이라는 별도의 양념까지를 듬뿍 집어넣어 담근 김장김치를 받아서 먹을 때면 아이들은 또 얼마나 제 엄마의 손맛 자랑까지를 할까 싶어 생각만으로도 흐뭇하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육혁신 선도지역에 대전과 충남.충북 희비 엇갈려
  2. 홍성군민 700명 '송전탑 백지화 촉구' 총궐기대회… "주민 없는 입지선정위는 요식행위"
  3. 미분양 부담 커진 대전… 주택 인허가 감소에 공급 전망도 불투명
  4. 충남대 통합 재추진 속도전,,, 통합안 수정 여부 쟁점
  5. 대전 학교 행정실 공무원 방학 중 재택근무 검토…근무환경 개선 합의
  1. 대전 갈마지구 노후주거지정비계획 고시… 사업 추진 구체화
  2. '지각·중도 퇴장·불참' 어수선했던 충남도 국회의원 초청 설명회
  3. 허태정 "공공기관 유치 위해 시청사도 내줄 수 있다"… 대전 이전 희망기관도 잇따라
  4. [2026 기초기본캠페인] 동방여중,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 보장 실천
  5. 해외 클럽 몸싸움에 ‘보복 대행’ 의뢰…엉뚱한 집에 세 차례 래커칠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세권 개발 줄줄이 난항…쪽방촌 준공도 2033년으로 지연

대전역세권 개발 줄줄이 난항…쪽방촌 준공도 2033년으로 지연

대전 동구 정동 쪽방촌 개발사업의 준공 시점이 2033년으로 또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쪽방 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낙후된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정비하는 사업인데, 토지·건물 소유주와의 보상 문제가 수년째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으로 총사업비와 예상 적자 규모가 기존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 되면서, 경영투자심사를 앞두고 사업 추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복합2-1구역 개발 역시 원점으로 회귀한 점을 감안하면 대전 역세권 개발사업 전반의 사업성 확보와 제도 개선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 44% 훌쩍... 연령대 낮을수록 연체 높아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 44% 훌쩍... 연령대 낮을수록 연체 높아

서민금융진흥원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인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이 4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출은 제도권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않기 위해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은 2026년 9월 말 기준 44.3%를 기록했다. 대출잔액은 3140억 원, 연체잔액은 1391억 원이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잔액 중 원리금을 1개월 이상 연체한..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충남도, ‘맞춤형’ 전략 총력전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충남도, ‘맞춤형’ 전략 총력전

정부의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충남도가 행정력과 정치력을 총동원한 유치전에 나섰다. 특히 1차 이전에서 제외된 충남의 특수성과 산업 기반을 연계한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실리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4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대비해 준비 중인 핵심 전략은 산업 구조와 미래 성장 동력을 반영한 4대 기능군 중심의 '맞춤형 이전'이다. 충남도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기후에너지환경이다.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소 집적지이자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이 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쏠린 눈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에 쏠린 눈

  • 국가철도공단 사랑의 연탄 나눔 국가철도공단 사랑의 연탄 나눔

  • 미래 전장 누빌 다양한 무인차량 미래 전장 누빌 다양한 무인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