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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四面楚歌)는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의 격돌에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연전연승의 가도를 달리던 항우는 하지만 그 특유의 잔인한 성정과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는 오만함으로 말미암아 그만 천하의 패권마저 유방에게 넘겨주기에 이른다.
기원전 202년, 한나라군은 항우를 해하(垓下)에서 포위했다. 한나라의 대장군 한신에 의해 항우의 군대는 군사와 말이 줄어들고 식량마저 바닥이 났다. 그래서 포위를 뚫고 나가려고 애를 썼으나 한나라군과 다른 제후들의 군대가 겹겹이 포위하고 있어서 도저히 뚫고 나갈 수 없었다.
기진맥진한 항우는 그가 총애하는 미녀 우희(虞姬)에게서 술(아마도 항우의 패배를 직감한 그녀의 위로주였으리라 짐작된다)을 받아 마시는데 자정이 되자 어디선가 구슬픈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한나라 군영에서 나는 소리였는데, 노래는 초나라의 노래였고 부르는 사람의 수 또한 대단히 많아 보였다. 한데 그 노래는 가뜩이나 고달픈 초(楚)나라 병사로 하여금 고향(故鄕)을 그리게 하는 구슬픈 노래였다.
결국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영웅이라고까지 불렸던 항우는 오강(烏江)까지 갔다가 건너지 못하고 그 곳에서 자결하고 마는데 그의 나이 고작 31세였다. 아무튼 사면초가(四面楚歌)는 사방(四方)에서 들리는 초(楚)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孤立)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이다.
새누리당의 전 대표였던 정치인마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서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어 지난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덩달아 ‘실종된’ 대통령의 일곱 시간에 대한 국민적 재(再)관심과 정치권의 파상적 공세 등으로 말미암아 박근혜 대통령은 더욱 사면초가의 위기로까지 몰리는 모양새다.
최순실과 그 일당들의 해가림(세력 있는 사람의 주위에서 총기를 어지럽히는 사람)과는 별도로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는 그 일곱 시간에 대하여 대통령은 여전히 속 시원한 답변과 그에 합당한 구체적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이에 대하여 대통령의 ‘근무지 이탈’까지를 운운한다. 필자도 직장에 다니지만 근무지 이탈은 해고(解雇)까지 가능한 일종의 중범죄다. 따라서 공휴일의 주간근무일 적에도 잠시 밥이나 먹고 오겠다는 구실로의 근무지 이탈조차 상상할 수조차 없음은 물론이다.
최근 모 시사월간지에서 전여옥 전 한나라당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부족한 부분과 치부까지를 진즉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라는 지독한 이기주의와 협량(狹量)의 소유자였다는 얘기까지 밝혀 충격을 안겼다.
우리의 귀한 아이와 학생들이 차가운 바다에 빠져 죽어가고 있음에도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나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는데 왜 구출하지 못하느냐?”는 따위의 엉뚱한 소리나 하는 대통령에게서 국민들은 이미 아연실색(啞然失色) 한 바 있었다.
자질 자체가 안 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죄가 이처럼 크다는 것 역시 우리 국민들은 지금 절실히 깨닫고 있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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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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