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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필자는 올해 89세로 국내 최고령 대학총장으로 이미 많은 언론에 소개되었다. 물론 필자는 김안과 병원, 건양대와 대학병원 설립자로서 나름대로 일정한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만, 최고령 총장으로서도 주목받는 이유는 어떻게 그 나이에도 건강을 지키며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느냐는 궁금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송해 선생의 경우도 고령의 나이에 전국을 다니며 변함없이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그의 건강에 대해 관심과 부러움을 받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심화되고 명예퇴직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우리사회에서 많은 직장인들과 은퇴자들은 그를 자신들의 희망으로 삼기도 한다. 필자와 송해 선생 두 사람 중에 누가 먼저 은퇴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 퇴직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현역으로 남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쯤해서 건강 비결을 밝혀야 하는데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너무 말이 길어졌다. 사실 필자의 건강비결은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많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다. 요약하자면 보약을 먹는다든지 주치의에게 특별 건강관리를 받는 것은 전혀 아니다. 특별히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생활습관이다. 필자는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대학병원을 둘러보고 오전에 대학에 출근하여 강의실을 비롯한 대학 구석구석을 온종일 돌아다닌다. 말하자면 일상생활 자체가 걷기의 연속이다. 이렇게 걷는 거리를 만보기로 측정해보면 1만5000보가 넘는다.
미레유 길리아노라는 여성 CEO가 써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라는 책에서도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프랑스와 미국의 생활을 모두 체험한 저자가 두 나라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가치관의 차이가 비만과 건강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사람들은 장을 볼 때 대형마트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산다. 또한 미국의 마트에 가면 모든 식료품이 대용량으로 포장되어 있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건을 살 수밖에 없다. 물론 대형마트에 가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필수다. 반면에 프랑스 사람들은 대형마트에 가기도 하지만 집 주변에 열리는 장터에서 과일과 야채, 생선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장터에 가게 되면 아무래도 제철 과일이나 채소, 신선식품 위주로 장을 보게 된다. 또한 가까운 거리에서 소량으로 물건을 구입하기 때문에 차를 가져갈 필요도 없다. 이와 같은 장보기 습관의 차이에서부터 인스턴트 음식 위주의 식생활 혹은 신선식품 위주의 식생활이라는 차이가 나타나고 운전 혹은 걷기 중심의 생활 차이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인들에게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소모하는 칼로리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직장인들의 경우 식사시간이 되면 차로 이동해 음식점 앞에 주차를 한 뒤 바로 식사를 하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하여 앉은 자리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 일부러라도 직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식당까지 걸어가서 식사를 하고 와도 좋을 텐데 말이다. 미국인들의 장보기 습관도 그렇고 직장인들의 운동부족도 그렇고 모든 문제는 자동차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우선 걷기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멀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의 걷기 습관에 대해 다시 말하면 가까운 거리는 무조건 걸어서 이동한다. 학교와 병원 일로 서울과 대전, 논산을 오갈 때도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걷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지구온난화 같은 환경문제에도 기여를 하게 된다. 사실 바쁜 현대인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걷기는 힘들다. 그래서 걷기는 일상생활을 통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살아있는 한 걸어야 한다. 걷지 않고서는 건강도 없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에 만족하지 못할 독자를 위해 필자의 건강비결 한 가지를 더 밝혀야겠다. 또 다른 건강비결 하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을 하다보면 목표의식이 생기고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성취하기 위해 긴장할 수밖에 없다. 목표가 있으면서 긴장하고 있으면 병에 대한 저항력도 커진다. 일하면서 걷는 것보다 더 좋은 건강비결은 없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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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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