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톡] 잉글리쉬 페이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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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톡] 잉글리쉬 페이션트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8

  • 승인 2017-03-10 17:08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오늘 소개하는 영화는 1996년에 제작, 이듬해인 1997년에 상영해서 그 해 전 유럽과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각광을 받은 명화 “잉글리쉬 페이션트(번역:영국인 환자)”이다.

이 영화는 199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하여 최우수 감독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디자인상, 음향상, 편집상, 음악상 등 전체 오스카 24개 부문 중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9개 부문을 석권했고 영국의 아카데미상에서도 다수의 상을 획득한 최고의 명화이다.

특히 오늘 영화설명에 앞서서 본 영화를 만든 천재감독 안소니 밍겔라(Anthony Minghella) 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1954년생 이태리계 영국 영화인으로서 감독 뿐 아니라 각본, 제작, 기획, 연기자 그리고 음악분야에 이르기 까지 만능 영화작가로서 2001년도에 영국여왕으로부터 기사(OBE)작위 까지 받은 감독이다.

밍겔라는 샌다운 그래머학교와 성 요한 포츠머스를 거쳐 헐 대학(University of Hull)을 졸업했으며 그는 처음에 방송국에서 작가 겸 스크립트 편집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라디오드라마와 연극 대본을 썼다.

그가 처음으로 영화감독에 데뷔를 한 것은 1978년 <리틀 라이크 드로우닝>이란 작품이었고 뒤이어 1980년대에 텔레비전 드라마를 연출 하면서 그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1984년에는 런던연극평론가협회에서 라이징 작가로 인정을 받으면서 유럽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어 밍헬라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희곡 『플레이』와 『행복한 나날』 두 편을 동시에 연출하면서 연극 무대에 데뷔를 하기도 했다.

또한 1988년에 BBC 라디오 채널에서 그가 만든 라디오 드라마 <담배와 초콜렛>이 대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계속해서 그가 1990년에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했던 작품 <트루리 매들리 딥프리>는 처음에는 BBC 방송용으로 제작되었다가 후일 영화로 다시 만들어 극장 개봉을 했던 영화로서 이 영화 역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영국아카데미상(BAFTA) 각색상을 받는 등 평단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밍겔라는 할리우드로 진출하여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 원더풀>(1993)을 연출하지만 데뷔작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이어 <잉글리쉬 페이션트>와 <리플리> 등을 연출하면서 대 성공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불과 54세의 나이인 2008년 3월 28일 수술 후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이 천재 감독의 유작을 보면 <리틀 라이크 드로우닝>(1978),<스크린 2: 트루리 매들리 딥프리>(1990), TV 시리즈)<미스터 원더풀>(1993)“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 <리플리>(1999),<플레이>( 2001)<콜드 마운틴>(2003),<무단침입>(2006) <여형사>가 있고 또 우리가 잘하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2008)와 <어톤먼트>(2007)가 있다.

오늘 소개하는 그의 대표작인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2차 대전이 종전될 무렵 북부 이태리의 한 수도원, 심한 부상으로 얼굴도 국적도 확인할 수 없어 '잉글이쉬 페이션트'(랄프 파인즈)라 불리는 한 남자가 있다. 그 곳에는 그를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간호사 한나(줄리엣 비노쉬)가 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에게는 사하라 사막에 묻어둔 영국인 귀부인 캐서린(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과의 가슴 아픈 사랑의 기억이 존재한다. 어느날 이 곳에 두 손에 붕대를 감은 카라바지오(웰렘 데포)라는 인물이 찾아온다. 몰핀을 구하러 온 그는 원래 2차 대전 중에 연합군측 스파이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인 환자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인물이다.

죽음을 앞에 둔 영국인 환자는 아름답지만 슬픈 러브스토리를 한나에게 들려주는데… 경계란 넘지 말아야 할 선이고, 그 경계란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다.

처음 영화는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사하라 사막 위를 지나는 한 대의 비행기. 창백한 모습의 한 여자와 남자가 타고 있는 그 비행기가 포격을 받고 추락하면서 시작된다.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내(알마시)는 중화상을 입고 낙타에 실려 결국 야전 병원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병사들 사이에서 천사로 호칭받는 간호사 한나를 만나게 된다.

지리학자이자 탐험가였던 알마시 앞에 나타난 친구의 아내 캐서린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에게는 다소 의미심장하다. 현실과 과거의 회상이 교차하며 그와 캐서린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결국 그들은 불륜에 빠지게 된다.

카라바지오는 독일군에게 스파이 혐의로 엄지손가락을 잘린 후 그 복수로 그들을 죽이고 독일군에게 중요한 지도를 넘긴 알마시마저도 죽이러 오고, 이 무렵 간호사 한나는 폭탄 전문가 킵과 만나 사랑을 하게 되지만 그는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폭발물 사고로 동료를 잃은 죄책감으로 괴로워 하다 결국 한나를 떠나게 된다.

캐서린의 남편은 비행기로 알마시와 캐서린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하려다 자신만 죽게 되고, 캐서린은 큰 부상을 입은 채 알마시에 의해 동굴로 옮겨진다. 그녀를 동굴에 남겨 두고 알마시는 구조를 요청하러 3일간 사막을 걸어 연합군을 만나지만 영국인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들은 알마시를 독일인으로 체포하고 기차로 압송한다.

가까스로 탈출한 알마시에게 남은 것은 동굴에서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을 캐서린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 뿐… 결국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중요한 지도를 독일군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비행기를 얻어 캐서린에게로 가지만 그녀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알마시는 죽은 캐서린을 비행기에 태우고 창공으로 날아가며 자살을 결심하고, 한나에게 다량의 몰핀주사로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한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주사기에 몰핀을 가득 채워 알마시에게 주사하고는 남은 사람들과 트럭을 타고 성당에서 멀어져 간다. 사막을 날던 알마시의 비행기가 트럭의 모습과 교차하고, 비행기는 첫 장면에서 포격을 당하던 그 곳을 향해 사막 너머로 사라져 간다.


이 작품에서는 비록 영화가 개봉된지는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가슴 찡한 사랑과 전쟁 이야기로 기억되는 영화 속의 아름답고 멋진 장면과 대사들이 많지만 관객들의 가슴에 와닿는 감동적인 대사 한 장면을 소개한다.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해줘요. " -"약속해. 당신을 절대 혼자 두지 않겠어." - 알마시를 기다리며 캐서린은 편지를 남기는데.." 내 사랑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어둠속에서 얼마나 있었지? 하루 ? 일주일 ? 이제 불도 꺼지고 너무나 추워요… 동굴 밖에는 따뜻한 태양이 있겠죠… 그림을 보고 이 글을 쓰느라 불을 거의 다 썼어요 … 우린 죽어요… 많은 연인들과 사람들이 우리가 맛 본 쾌락들이 우리가 흘러가는 강물처럼 유영했던 육체들이 우리가 감췄던 이 동굴 같은 공포도… 난 그걸 내 몸에 새기고 싶어요. 한 남자의 강력한 권한으로 지도에 그려진 경계가 아닌 진정한 국가처럼 당신은 날 바람의 궁전에 옮겨 실겠죠. 그걸로 충분해요….당신과 함께 갈 수 있다면 당신과 지도는 없어도 되죠. 불도 꺼지고 어둠 속에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는 알마시(랄프 파인즈)의 표정연기 또한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이 알마시 역의 배우 랄프 파인즈는 이 후 영화 007시리즈에서 Mr.M이라는 역으로 출연하여 또한 명성을 얻은 영국의 국민배우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가슴 한켠에 감추어두고 있는 사랑. 그 사랑의 애절한 감성을 자극하는 불후의 명작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대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의 식구들이 함께 보며 사랑의 감성을 이야기해보며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영화이다.

도완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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