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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요즘 사회문제로 화두가 되는 것 중 하나가 결혼기피증이다. 결혼이라는 인간의 의무사항을 경제적 논리로서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막상 결혼을 해도 지금의 젊음을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소비할 수 없다는 그릇된 이기적인 논리로서 출산계획을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은 배워야 산다는 말처럼 인생은 생육과 번성의 의무를 축복으로 삼고 살아야 한다. 그 속에는 어떤 논리도 앞지를 수 없는 참된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는 이러한 단계를 넘어서 가정과 행복과 출산과 양육 그리고 참 인간다움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부성애를 통해서 일깨워주는 일본의 작가주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13년도에 발표된 작품으로서 그 해 깐느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어른이 된다는 것과 동일시 되는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자칫 영화가 시작되는 전개과정 만을 주시하다보면 약간은 신파와 같은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에 쏠리기가 싶지만 그것은 모티브일 뿐 그것에 해법을 얻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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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노노미야 료오타(후쿠야마 마사하루 분)는 잘 나가는 대기업 중견사원으로서 오늘날 이 사회에서 가장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상형이다. 그는 멋진 외모와 반듯한 성격 그리고 자타가 인정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운영에 영향을 줄 정도의 맨파워로서 도쿄 중심가에 있는 최고급맨션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6살난 아들 케이타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랑하는 아들 케이타이다. 료오타는 과거 불행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상기하면서 아들 케이타(케이타 니노미야 분) 만큼은 최고라는 삶의 조건을 제공해주기 위해서 모든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입학 경쟁률이 높은 최고급 유치원에, 매일 피아노를 치게 하고 최고급 의상을 입히는 등 케이타에게 지극정성을 다한다. 그런 그에게 하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온다. 바로 그 아들 케이타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골병원에서 같은 날 남자아이를 출생한 그 날, 세상을 증오하던 신생아실 간호원이 세상에 대해 복수를 한다고 부자 아이와 가난한 아이를 바꿔치기 한 것이다.
그로부터 6년 후 아이의 혈액검사에서 나올 수 없는 결과를 본 시골에서 전파상을 하는 유다이(릴리 프랭키 분)는 산부인과에 문의를 하고 그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아내어 료오타에게 이 사실을 알려왔던 것이다. 료오타의 진짜 아이는 자신이 친 아들인줄 알고 길러왔던 케이타가 아니고 유다이의 아들 류세이(황쇠젠 분)이고 케이타의 친부는 유다이라는 것이다.
이에 료오타는 유다이와 함께 병원으로 가서 혈액검사와 유전자 검사를 마친 후 그의 말이 사실임을 알고는 망연자실하게 된다.
독자 여러분들은 이럴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료오타는 자신의 생활과는 정반대로 어려운 형편 속에서 유다이 집안 방식의 삶에 익숙해 자라온 자신 친아들인 류세이를 보고 절망한다.
한편 자신의 아들로만 알고 온갖 정성은 물론 정이 들대로 든 아들 케이타를 어떻게 유다이 집안에 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절망적인 삶에 고립되고 만다. 내 핏줄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기른 정을 선택할 것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작품에서 먼저 ‘자식의 가치’를 두고 관객들에게 선택의 여부를 생각하게 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신세대 젊은이들은 앞서 말한대로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그런데 부성이나 모성이라고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아이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식의 가치란 무엇인가? 이 모든 것에 앞서 선험적으로 존재해야 함을 의미한다. 아버지를 통해 부성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부성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아버지로서의 존재감과 자식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료요타의 친아들 류세이는 가난하지만 소박한 가정에서 자란 탓으로 활력이 넘치는 아이였다. 그를 길러준 유다이 역시 비록 료요타 같은 인텔리는 아니지만 가난 속에서도 자유 분방한 성격으로 아이들을 키워왔던 것이다. 결국 이 두 가정은 그러한 혼란 속에서 어떠한 선택을 선뜻 할 수가 없는 상황이므로 서로의 아이들과 얼마간 함께 지내보자고 합의한다.
그러면서도 료오타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친자를 버릴 수도 없고 길러온 정든 케이트도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료오타는 유다이에게 “돈은 원하는대로 줄테니 두아이 모두 키우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거부당한 료오타는 이를 계기로 “좋은 아버지가 되는 길”에 대해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일상을 뒤돌아보며 깊게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거쳐 결국 료오타는 두아이와의 생활을 통해 아이들과의 공감형성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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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이 영화에서 아버지가 되어간다는 것은 역시 경험으로부터 기인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가족들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료오타 역시 아들과 아내를 사랑했지만 실제 생활에 있어서는 워커홀릭(일중독)으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그들이 필요로 할 때에 정작 그들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것이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이 점에 대해서도 관객들에게 성찰을 요구한다. 한편 어릴 적 료오타에게 상처를 준 아버지를 통해서 “가족은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인상적인 메시지를 듣게 된다.
이처럼 관계의 의미를 일깨워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휴머니즘으로 성찰의 기회와 긴 여운을 전해준 작품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늘 정상적이지 못한 ‘깨진’ 가정의 이야기를 그려왔다. 그의 작품의 일관성은 가족이며 이것은 특히 가족 내 아이들이 겪는 고통의 근원을 찾는 과정에서 포착된다.
그의 초기작품으로는 아역배우 ‘야기라 유야’가 2005년 깐느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타게 했던 <아무도 모른다>는 무책임한 엄마에게 버림받은 네 아이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또 <걸어도 걸어도> 역시 형의 죽음과 그의 부재로 인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가정의 아픔을 다루었다. 그런가 하면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말할 나위 없이 헤어진 부모 문제로 고민하는 앙증맞은 한 남자 아이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작품이다. 이처럼 유사(類似) 가족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처절하게 고독한 사람들의 얘기를 그는 지속적으로 영화화했다. 아마도 감독 자신의 어릴 때 불우했던 가정환경에 대한 반격인가 보다. 아무튼 오늘 소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행복한 영화 속으로 빠져드시길 희망한다. 그리고 자신이 만약 아버지라면 자신의 육아방법에 대해서도 꼭 한번 점검해보시길 바란다.
도완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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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완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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