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OX] '책상' 대신 '양탄자'에 누운 남자의 최후는?… 언어의 사회성 보기

  • 문화
  • 우리말OX

[우리말OX] '책상' 대신 '양탄자'에 누운 남자의 최후는?… 언어의 사회성 보기

[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290강 언어의 기능(3)

  • 승인 2017-05-30 00:01
  •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290강 언어의 기능(3)

♣언어의 여러 가지 기능에 대하여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7) 표현적 기능

사물에 대하여 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기능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현실 세계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라든가 다른 섬세한 감정까지도 언어로 표현하게 되는데 이 기능은 말하는 사람의 사실적인 판단이나 듣는 사람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태도, 지시 대상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태도,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성 여부 등을 표현하며 또한 감정이나 정서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기능을 말하기도 하지요. 시에 사용되는 언어는 이 기능을 잘 보여 주는 예이며, 이러한 기능의 언어는 참과 거짓을 문제 삼을 수 없으므로, 논리적으로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습니다.

예) ▶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아즉’이나 ‘기둘리고 있을 테요’가 이에 해당합니다.)

8)언어의 사회적 기능(언어의 사회성)

언어의 사회성이란 언어는 그 사회 구성원 사이의 약속을 말합니다.

국어에서 ‘아버지’라고 하면 언중(言衆)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곧 알게 되지요. 이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정한 약속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정한 사람 중 누군가가 ‘아버지’를 ‘꼰대’라고 부른다거나, 다른 말로 부르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혼란이 생기겠지요? 이것은 바로 언어의 사회성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기 때문에 개인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어요.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페터 빅셀’이란 작가가 쓴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소설 내용입니다.

주인공인 남자는 일상이 너무나 지루해서 자신의 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해, 사물의 이름을 자신이 정한 다른 단어로 바꿔 부르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침대’를 ‘사진’이라고 부르기로 결심해요. 그래서 “침대에 누울 거야”가 아닌, “사진에 누울 거야”라고 말을 하죠.

그런데 주인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의자를 ‘괘종시계’라고 부르고, 책상을 ‘양탄자’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 남자는 아침에 ‘사진’을 떠나 옷을 입고, ‘괘종시계’에 앉아 일을 하는 것이지요.

언어의 사회성을 지키지 않은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결말을 보실까요.

“이 이야기는 슬프게 시작되어 슬프게 끝났다. 회색 외투를 걸친 이 늙은 남자가 이제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이보다 훨씬 더 나쁘게 된 것은 사람들이 이제는 그를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침묵했고, 자기 자신하고만 이야기했고, 인사조차 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이것은 단순한 소설의 결말이 아니라, 언어의 사회성이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연축지구 개발 탄력받나… 공공기관 유치 준비 주목
  2. 천안시, '서북구문화원' 신축·이전 준공
  3. 중도일보 김원식 회장·김현수 대표이사 부자(父子) 아너 소사이어티 탄생
  4. 대전 택시 기본요금 11월부터 4800원… 3년 만에 인상
  5. 잇단 산하기관 잡음… 세종시 관리·감독 문제 도마 위
  1. 세종시민과 기업의 상생 축제… 31일 도담동서 개막
  2. 천안시민한마음체육대회 성료…31개 읍면동 24개 종목 열전
  3. 죽동중·성남중 설립 목소리 커지는데…대전교육청 '해법 찾기' 고심
  4. 충남농기원, '다단 수경 재배 기술' 개발…부추 생산성 강화 기대
  5. 천안법원, 전 여친 성폭행 후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 '징역 12년'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관계로 이전 대상 기관들의 대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의 후발 혁신도시 우선 배치 여부도 아직 안갯 속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우리나라 연구개발(R&D) 메카이며 국토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과학기술 및 균형발전 성과를 영호남, 강원 등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이재명 정부가 대전에 관련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27일 중도일보..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전국 고용센터별로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 인력의 업무 편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 1명이 관리하는 참여자 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11.5배 차이가 났으며, 충청권 내 13개 고용센터에서도 최대 5.9배 격차를 보였다. 27일 본보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센터별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전국 102개 고용센터의 상담인력은 총 792명으로, 상담사 1명당 평균 126.2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대전 내 대체 시설 확보를 위한 대전시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충남과 세종까지 국정자원 유치에 나선 가운데 당초 제안한 2개 후보지 외에도 추가 부지를 발굴하며 대전 내 재설립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전시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신규 기관 유치뿐 아니라 기존 기관 붙잡기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민선 9기 자치구 상생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서구를 방문해 국정자원 본원의 대전 내 재설립 필요성을 강조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 ‘울긋불긋’ 대전 도심 ‘울긋불긋’ 대전 도심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