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블랙(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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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블랙(Black)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27

  • 승인 2017-08-04 12:19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헬렌켈러 여사와 설리반선생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라고 믿고 싶을 정도로 그 상황과 시놉시스가 일치하지만 사실은 이미 헬렌켈러 여사의 이야기보다 약 100년 전에 인도에서 일어났던 일이라고 한다.

더욱이 이 영화 제작을 미국의 헬렌켈러재단에서 후원을 했다고 하니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진실여부에 혼돈이 간다. 하지만 인도 심라의 앵글로 가문의 장녀로 태어난 ‘미셀 맥날리’의 기적과도 같은 상황과 그것을 이루기 까지 ‘사하이’라는 선생님의 교육적 가치와 숭고한 헌신의 이야기는 먼저 세상에 알려진 헬렌켈러 여사의 기적이야기에 밀려 그동안 숨겨져 왔지만 이것을 인도의 유명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에 의해 2005년도에 세상에 드러나게 되어 세계인들에게 감격과 감동을 안겨준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영화는 어둠 속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영화 속의 주인공 ‘미셀 맥날리’의 음성이 들려온다. 마치 천지창조의 날에 흑암이 깊은 어둠 속에서 신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 첫 장면의 첫 음성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리는 침묵으로 변하고 빛은 어둠으로 변하는 세상입니다. 이것이 나의 세상입니다. 아무것도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곳 그 세상에 어울리는 단 하나의 이름은 블랙(Black)이지요 ” 라고 그리고 다시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블랙이라는 어둠이 벗겨지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런 어둠 속에서 당신은 얼마나 살 수 있을 것 같나요? 아무것도 들을 수 없고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블랙의 세계에서……
몇분, 몇시간, 며칠? 저는 이 어둠 속에서 40년을 살아왔습니다…….”

영화 <블랙>은 참으로 감동적인 영화이다. 아니 감동적이라는 표현보다 감동+감격+ 감탄이라는 모든 수식적 단어를 합친 그것보다도 훨씬 더 깊이 있고 모두의 가슴에 눈물을 안겨주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행복을 이야기 해주는 영화목록에 서슴치 않고 소개하게 되었다.

신으로부터 불완전함을 받고 태어난 두 사람의 이야기. 그들은 날 때부터 짊어져야 했던 이 운명의 전쟁에서 마침내 승리하여 그 불가능이라는 상황을 가능하게 한 사람들이다.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거꾸로 끌어 올리는 듯한 불가능의 조건 속에서 단지 사랑과 열정이라는 교육적 소신 하나로 침묵 속에서 소리가 들려오게 하고 어둠 속에서 빛이 나타나는 기적을 만들어 내게 했던 것이다.

‘미셸 맥날리’는 인도 심라의 명문 앵글로 가문의 장녀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러한 부유한 명문출신이라는 것과는 아랑곳 하지 않게 그녀는 날 때 부터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다. 그런 그녀가 8살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블랙 속에서 온통 어둠 뿐이고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어 어떤 생활의 규칙도 질서도 없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의 부모님은 마지막 선택으로 장애아 치료사인 ‘사하이’ 선생님을 초청하여 미셸을 맡기게 된다. 이에 사하이 선생님은 아무런 희망도 없고 블랙으로 살아가면서 마치 동물처럼 취급 당하며 살아가는 미셸을 측은히 여기고 마침내 ‘미셸’의 눈과 귀가 되어주기로 결심하고, 본능적으로 방어하고 괴성을 지르며 아무 것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미셸’에게 사물의 이름과 입모양 소리교정 등을 통해 단어 하나 하나를 수화로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고통스런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하이선생님은 포기 하지않고 더욱 굳은 의지와 신념 그리고 신앙적인 믿음을 가지고 노력과 정성을 다한다. 그 결과 마침내 ‘미셸’은 세상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생이 열리게 된다. 처음으로 미셸은 사물에 관한 인지능력이 w. a. t. e. r.라는 단어를 자각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여전히 사하이선생님에게 짐승처럼 행동하는 미셸에게 어느 날 사하이는 미셸을 의도적으로 분수대에 빠뜨린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미셸이 분수대에서 나오면서 워터를 뜻하는 워 어라고 말을 한다. 드디어 미셀은 인지적 감각을 언어로서 표현하는 방법을 깨닫게된 것이다.

이로서 미셸은 사하이선생님의 사랑과 열정으로서 사물 하나하나에 대해 배우고 표현하게 된다. 그리고 미셸은 사하이 선생님의 도움 속에서 초등, 중등과정을 마치고 마침내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정상인들의 속도를 뒤따를 수는 없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했던가! 매번 과락과 진급누락으로 낙제라는 쓰디 쓴 고비를 마신다. 그렇지만 정상인들의 백배 천배 더 많은 노력과 인내로서 미셀은 드디어 만 12년 만에 졸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이야기의 초점이 미셸에게 조명되어질 즈음에 이번에는 사하이 선생님에게 블랙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조금씩 자신의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에 ‘사하이’ 선생님은 이 사실을 미셀에게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그녀 곁을 떠난다. 사랑하는 미셀에게 아픔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미셀’은 ‘사하이’ 선생님을 애타게 찾아다닌다. 마침내 미셀이 영광스런 졸업식을 하게 되는 날. 미셀은 졸업가운을 걸치지 않았다. 영문을 모르는 가족들. 사실 미셀은 자기가 졸업가운을 걸치고 졸업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자기 인생의 은인인 사하이선생님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게된 미셀의 가족들은 수소문 끝에 백발노인으로 치매환자가된 사하이선생님을 찾아내어 미셀 앞으로 데리고 온다.

하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하이 선생님. 그런데 뜻밖에 일이 벌어진다. 사하이 선생님이 미셀의 손을 잡고 창문곁으로 다가서서 비가 내리는 창 밖으로 손을 내밀며 “워 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평생 그 자신의 가슴속에 감격적으로 남아있던 미셀의 첫음성을 떠올렸던 것이다. 이에 감격한 미셀은 블랙 속에서 잠자던 한 어린 영혼을 일깨워주고 아이의 침묵에 소리를 어둠에 빛을 얻도록 자신의 일생을 헌신했던 사하이선생님을 위해 이제는 내가 블랙세계에 빠져든 선생님 곁에서 외로울때, 어둠의 고통이 엄습할 때 지켜주리라고 기도를 한다.

우리는 이 장면을 통해 진정 “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볼 수가 있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은 우리나라 홍상수감독 처럼 해외에서 인정해주는 국제적 명성을 지닌 감독이다.

그는 1963년생으로 감독뿐 만 아니라 제작, 각본, 음악까지 다룰줄 아는 다재다능한 감독이다. 2002년 <데브다스>라는 영화를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여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약 20여편의 영화를 제작, 감독하였고 그 중에 우리에게 잘알려진 작품으로는 <블랙>외에 <청원>이라는 작품이 있다.

또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사하이’선생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는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타브 밧찬’이다. 1942년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 알라하바드 라는 시골에서 출생하여 국제적인 국민배우가 된 그의 삶 자체가 또한 전설이지만 그의 천부적인 연기 또한 전설이 아닐 수가 없다.

그리고 성인 미셸 역을 맡았던 여배우 ‘라니 무커르지’ 우리나라의 송혜교 정도의 인기와 연기력을 갖춘 인도 최고의 여배우이다. 1978년생으로 그녀 나이 18세 때 연예계로 데뷔 후 수많은 작품으로 현재까지 주연배우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배우이다.

여기서 영화 <블랙>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를 소개해본다. 졸업식장에서 " 제겐 모든 게 검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검은색의 의미를 알려주셨어요. 검은색은 어둠과 갑갑함 뿐이 아닌 그건 성취의 색입니다." "꿈은 눈으로 보는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거예요. 전 눈은 안보이지만 꿈이 있었어요. 제가 졸업을 하는 것 그것이 제일 바라는 제 꿈이였지요“ ”선생님은 제게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가르쳐주지 않으셨어요." "지식은 영혼이며 지혜이고 용기, 빛, 소리예요. 또 성경이며, 하나님이죠“ "선생님은 다시 한번 보여주셨어요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는것을……" " 세상의 알파벳은 A,B,C,D로 시작하지만 네것은 B,L,A,C,K로 시작해” "어둠이 필사적으로 널 집어 삼키려 할꺼야. 하지만 넌 항상 빛을 향해 걸어가야돼. 희망으로 가득한 니 발걸음이 널 살아 있게 할거야." " 인생은 아이스크림입니다. 녹기 전에 빨리 먹어야 되는 거쟎아요 그처럼 할 일은 많은데 늘 시간이 부족해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는 말한다. 미셸의 마지막 독백을 통해서 "그 분은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것이 수많은 행복을 준다는 걸 알려주셨어요."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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