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나에게 자유를 (For a Moment,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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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톡] 나에게 자유를 (For a Moment, Freedom)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31

  • 승인 2017-09-01 08:33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솀맘메, 솀맘메, 솀맘메 삼촌 딸도 들어와 이것은… 솀맘. 너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하지. 너는 빛 중의 빛. 솀맘메 들어와. 너는 눈과 비 솀맘메 온 것을 환영해. 솀맘메 들어와. 너는 신부들 중에서 신부야. 너를 정말로 사랑해. 솀맘메 들어와. 네가 오지 않으면 난 무엇을 해야 할까? 너는 말하지. 아이가 울고 있다고. 솀맘메 들어와. 망신스러운 일이야.”

“우리는 터키인, 우리는 쿠르드인 우리는 다를 것이 없어요. 알레비파도, 수니파도 이제부턴 구분하지 말아요 우리는 라즈인, 체르케즈인 무엇이 다른지요 오랜 세월동안 노래합시다. 이 노래를....”

이 두 곡의 노래는 고대 메소포타미야의 중동지역에서 전설의 가왕으로 불리우는 ‘이브라힘 타틀르세스’가 쿠르드어로 부른 노래이다. '솀맘메” 경우 우리에게는 가사내용이 무척 혼돈스럽지만 그 지역사람들은 눈물을 흘려가면서 손수건을 흔들고 춤추며 부르는 노래이다. 마치 우리나라 “아리랑”처럼… .

그런가 하면 두 번째 노래는 마치 우리로 치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도 같은 노래이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이브라힘 타틀르세스’은 바로 쿠르드족 출신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세계영화계에 충격을 주고 있는 신예 감독들 가운데 ‘쿠르드족’출신들이 여럿이 있다. 터키 역사상 처음으로 작품 <욜>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일마즈 귀니’ 감독도 쿠르드족 출신이다.

그런가 하면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을 만들어 어두운 현실에 내던져진 어린 남매의 고통을 렌즈에 담아내어 일약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미라즈 베자르’ 감독 역시 쿠르드족 출신이며 또 <쿠르드의 어머니>라는 영화로 전 유럽관객에게 통곡을 자아내게 했던 ‘에브라힘 사에디’와 ‘압바스 가잘리’ 감독 역시 쿠르드족 출신의 영화감독이다.

이외에도 <전사 다비드 톨히단>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 ‘마노 카릴’ <크로싱 더 더스트> <킥 오프>라는 영화를 통해 비극적 상황을 초월한 인간애를 다룬 ‘샤우캇 아민 코르키’ 감독과 <형제 살해>라는 독일로 망명한 쿠르드족 두 소년이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 쿠르드족의 자기 성찰을 표현한 작품을 연출한 ‘일마즈 아르슬란’ 감독 또한 쿠르드족 출신의 감독이다.


이처럼 명성높고 우수한 쿠르드족 출신의 감독들이 생산해내고 있는 영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영화 <나에게 자유를>도 역시 쿠르드족 출신의 영화감독 ‘아라시 T 리아히’ 작품이다.

그 역시 다른 동료출신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쿠르드족들의 현실을 세계에 폭로하는 시사성 짙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는 이 <나에게 자유를>이라는 영화를 통해 제46회 비엔나국제영화제(2008)에서 최고상인 비엔나영화상을 받았고 또 제32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2008)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그런가 하면 이 영화는 2008년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 월드 시네마로 추천을 받아 ‘아라시 T. 리아히’라는 감독을 우리에게 알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아라시 T 리아히’감독은 쿠르드족으로 이란 이스파한에서 출생하였고 현재는 오스트리아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문학과 영화 그리고 인문과학을 공부했으며 이 <나에게 자유를>이라는 작품 역시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토토와 같이 그의 자서전 격인 영화이다. 영화는 감독이 직접 체험했던 생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서 이란지역에 사는 쿠르드족들의 망명의 여정을 담은 영화이다.

알리(나비드 아카반 분)와 메흐다드(푸리야 마야리 분)는 메흐다드의 두 조카 아자드(여아)와 아르만(남아)을 그들의 부모가 망명해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로 데리고 가기 위해서 망명을 시도한다.

또 다른 곳에서 골시리는 아내 랄레와 아들 키안을 데리고 독일로 망명하기 위해 망명길에 오른다. 이들은 모두 쿠르드족 난민들로서 이란국경을 넘어 터키까지 밀입국 시켜주는 전문가이드들에게 돈을 건네주고 이란 국경을 넘었다. 험준하고 눈덮힌 산길을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며칠씩 도보로 수비대들의 눈을 피해 죽을 각오로 국경을 넘어 드디어 터키 땅에 도착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난민인 이라크에서 온 ‘하산’과 망명에 대해서 잘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망명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마누: 아바스 목타리’라는 노인이 나타나 함께 허름한 호텔에서 묵고 있다. 이들은 UN사무소 앞에서 난민신청을 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것이 하루 일과이다.

젊은 알리와 메흐다드는 그런 중에서도 그곳 터키에서 난민구호운동을 하는 야스민을 만나게 되고 또 야스민은 메흐다의 여친이 된다. 그런가 하면 번번히 면접에서 떨어지는 골시리는 숙소로 돌아가서는 아내 랄레와 아들 키안에게 잘되고 있다고 거짓으로 위안을 준다.

하루는 하산과 노인 마누는 너무나 배가 고파서 공원 분수대에 떠있는 백조 한 마리를 잡아서 숙소에서 몰래 잡아먹다가 주민의 고발로 경찰이 들어닥치는 봉변을 당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터키 수도 앙카라에는 이러한 쿠르드 난민들이 많이 밀집해서 살다보니 사기꾼들 역시 많다. 그중 호텔주인이 그런 종류의 사람이다. 그는 자기집 손님들 중에 돈이 있어보임직한 손님이 나타나면 가짜 비밀경찰들과 짜고 그들을 납치해가서 돈을 빼앗는 수법을 쓴다.

하루는 메흐다드가 알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여친 야스민과 데이트하러 나간 사이에 이 가짜 비밀경찰들이 들어닥쳐 알리와 어린 아자데와 아르만을 납치해간다. 이에 메흐다드는 야스민과 함께 알리와 자기 조카들을 찾기위해 사방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UN사무소에 신고를 한다. 그래서 알리는 그 사기꾼들에게 많은 고문을 당하고 며칠만에 풀려나게된다.

한편 골시리는 그날도 UN사무소 앞에서 줄새치기를 하다가 뭇매를 맞는가 하면 자해를 하기도 하면서 면접관 앞에 서보지만 여전히 망명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남의 망명신청서를 훔쳐 면접을 보다가 다행히 망명허락을 받게도 되지만 이마저도 복도에서 그를 알아본 전 면접관에 의해 신분이 탄로가 나서 다시금 거부를 당한다. 이에 골시리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에게 유서를 써놓고 자신의 몸에다 신나를 뿌린채 UN사무소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다 죽고만다.

그의 아내 랄레는 더 이상 망명을 꿈꾸는 난민자의 삶을 포기하고 아들 키안과 함께 눈물과 아픔 속에서 그 어려운 국경을 다시 넘어 고향마을로 돌아간다.

그리고 하산은 드디어 독일망명허가를 받고 기뻐 날뛰지만 같은 방에 기거하는 노인 마누로 인해 마음이 무겁다. 어느날 하산은 거짓으로 호텔에 불이 났다고 신고를 하여 난장판이 된 호텔에서 주인의 돈을 훔친다. 그리고 그 돈으로 도용꾼으로부터 노인 마누의 가짜여권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독일로 떠나는 기차안에서 마누의 여권이 가짜임이 들통이 나서 결국 노인마누는 다시 경찰에 붙잡혀서 자기 마을로 돌아가야했고 그곳에서 총살형을 받고 숨진다.

그런가 하면 알리와 메후다드는 아자데와 아르만 모두 오스트리아 망명이 허용이 되어 터키를 떠나게 되는데 메후다드는 공항에서 여친 야스민을 두고 떠날 수 없다고 망명을 포기하고 남는다.

이러한 쿠르드족 난민들의 망명이야기가 절절히 표현되고 있는 영화 <나에게 자유를>이라는 영화는 비록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 영화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마음에 울림을 전해주는 영화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더 나은 삶, 더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지만 가혹한 현실은 종종 그들이 간절한 꿈의 실현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나에게 자유를>은 자유를 희망함으로써 가혹한 현실을 헤쳐나갈 용기를 또한 갖게 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알리역으로 열연한 배우는 이란의 유명한 인기배우 ‘나비드 아카반’이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마치 자유를 찾아 남하하는 탈북민들의 애환을 보는 것도 같다. 쿠르드족은 민족은 있어도 머물 수 있는 국토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지난 1천 년 동안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 등지에 흩어져 살면서 수많은 정치적인 핍박과 설움을 삼키며 살아가고 있다. 더구나 자신들의 쿠르드 언어를 사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언어로 영화를 만들수도 없다.

그래서 쿠르드족 출신 감독들은 쿠르드족의 아픈 역사나 현실을 영화화 할 때면 터키 당국의 검열을 심하게 받아야 하기 때문에 2중 시나리오 대본을 만든다거나 몰래 제3국으로 가서 비밀리에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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