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69. 고향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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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69. 고향의 강

올 추석의 궁구

  • 승인 2017-10-1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남상규
추석 당일에도 일을 해야 했다. 그래서 추석 전에 아산(온양온천)의 숙부님께 인사를 갔다. 준비한 선물을 드린 뒤 점심과 술을 함께 나눴다. 돌아오는 길엔 천안에 내려 입원중인 친구를 찾았다.

병원식사만으론 헛헛할 듯 싶어 치킨과 소주도 가방에 숨겨서 병원에 올라갔다. 그렇게 2차까지 마시니 전날의 야근이 복병으로 다가와 졸음을 독촉했다. "난 이만 가련다. 어서 쾌차하거라!"

친구는 다시금 졸다가 부산까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천안역에서 오른 열차는 입석이었기에 서서 갔다. 조치원역에서 자리가 하나 났다. 주변을 살피니 앉으려는 사람이 없기에 성큼 궁둥이를 붙였다.

열차는 잠시 후 신탄진역의 초입인 대청호 다리를 건너는 소리로 요란했다. 개인적으로 여기가 나로선 '마(魔)의 다리'다. 목적지인 대전역에 다 왔다는 생각에 까무룩 잠이 들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런 뒤에 눈을 떠보면 길게는 부산역, 짧게는 동대구역 내지 김천역까지 닿기도 다반사였다. 이런 '고질병'을 잘 아는 병원의 친구가 마침맞게 전화를 해줬다. "어디냐?" "응, 얼추 다 왔어." "졸지 말고 잘 내려!" "그래, 고마워~"

어제 아산과 천안의 방문은 효도와 의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나름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효도를 가리키는 말로 반포지효(反哺之孝)가 널리 통용된다.

이는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성을 이르는 말이다. 한데 효도(孝道)를 뜻하는 부분에 있어 쉬 '반가움'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까치가 아니라, 왜 하필이면 어둡고 음침하기까지 한 까마귀가 등장하는 걸까.

여기엔 다 까닭이 숨어있다. 우선 까마귀는 머리가 좋다. 호두를 까서 먹는 방법 역시 이 녀석들의 머리를 따라올 새들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딱딱한 호두를 차가 지나가는 도로에 던져놓고 달리는 차가 이를 밟기를 기다린다.

그런 후에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길 기다렸다가 그제야 횡단보도 위에 널브러진 호두를 주워 먹는다고 하니 참으로 영특하지 않은가! 따라서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 따위의 기분 나쁜 비유는 이제라도 서둘러 고치고 볼 일이다.

'내가 어버이께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한다. 내가 어버이께 효도하지 않는데,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라는 말이 있다. 또한 '친구는 제2의 재산이다'라는 명언 역시 허투루 볼 게 아니다. 2017 추석을 맞아 느껴본 나름의 어떤 궁구(窮究)였다.

"눈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에 강 ~ 지금도 흘러가는 가슴 속에 강 ~ 아~아~아~ 오늘은 세월에 강도 흘러 ~ 진달래 곱게 피던 봄날에는 이 손을 잡던 그 사람 ~ 갈대가 흐느끼는 가을밤에 울리고 떠나가더니 ~ 눈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

남상규의 <고향에 강>이다. 천안과 온양온천은 영원한 내 노스탤지어(nostalgia)의 '강'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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