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속에서 되살아난 故 김주혁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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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속에서 되살아난 故 김주혁의 기억

  • 승인 2018-01-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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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부'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고(故) 김주혁은 떠났지만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흥부' 속에 남아 있었다. 영화 '흥부'는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흥부전'에 허구를 더해 재해석한 영화다. '흥부전'이 탄생하기까지 서로 다른 두 형제들의 이야기가 촘촘히 얽혀 있다.

천재작가 흥부는 놀부를 찾기 위해 붓을 잡고, 조선 팔도가 아는 조혁, 조항리 형제를 보며 흥부전을 쓰기 시작한다. 이 작품이 유명해지자 '놀부' 조항리는 흥부를 이용해 조선을 삼킬 음모를 계획한다는 이야기다.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흥부'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조근현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조 감독과 배우들은 검은색 옷차림으로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나누는 이야기에서도 고(故) 김주혁에 대한 기억이 빠지지 않았다.

천재작가 흥부 역을 맡은 정우는 '김주혁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박경림에게 "어떤 말로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답한 뒤, 한 동안 침묵을 지켰다. 말을 잇지 못하던 정우는 "주혁이 형이 많이 보고 싶다"고 눈물을 내비쳤다.

유작으로 남게 된 이 영화에서 고(故) 김주혁은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이자 힘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조혁 역을 연기했다. 정우가 첫 사극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 역시 김주혁에게서 얻었다.

정우는 "사극이 궁금했는데 다가가기가 쉽지 않더라. 그런 와중에 '흥부' 시나리오를 봤고, 내가 '흥부'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다르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혁' 역할을 김주혁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도전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촬영 내내 김주혁 형이 너무 배려심있게 나를 이해해주혔다. 멀찍이서 묵묵히 응원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주신 게 생생하게 떠오른다. 형이 마지막에 하는 내레이션이 있는데 그 말과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고인과의 시간을 떠올렸다.

조근현 감독에게도 고(故) 김주혁은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그는 생전에 고인이 영화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어려웠던 과정을 기억하고 있었다.

조 감독은 "한 번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였는데 김주혁이 출연 결심을 해줬다. 사실 김주혁은 '흥부' 결정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제안을 하고 난 다음날 아침 영화사로 나를 찾아왔다"면서 "밤을 새고 왔다고 그랬었다. 같이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이 때다 싶어서 '같이 하자'고 하니까 알겠다'고 하더라. 그 후에 굉장히 집요하게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이야기했다.

마당극으로도 유명한 '흥부전'을 스크린 위에 펼쳐 놓는 것이 그의 꿈이다.

조 감독은 "'흥부전'은 소설이지만 마당극으로도 유명하다. 영화에 이런 마당극을 사실적으로 재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극장이지만 관객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 저잣거리에 간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선 최고 권력가이자 백성들을 핍박하는 조항리 역을 연기한 정진영은 "내가 맡은 조항리 같은 사람은 거의 감옥에 가 있다. 연기하면서도 감옥에 있는 몇몇 사람들이 떠올라 그들을 녹여내려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고(故) 김주혁이 영화 속에서 살아있음을 강조했다.

정진영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주혁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영화 속에 주혁이는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부'는 오는 2월 개봉한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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