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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경찰청은 주민등록증을 분실했다고 속이고 새로 발급받은 뒤 기존 것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신고가 매년 꾸준하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성인 행세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사고파는 행위까지 확대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7만~10만원 선에서 같은 성별의 신분증을 구매해 사용하거나, 자신의 사진을 붙여 위조하는 등 형식까지 다양하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주민등록증의 줄임말인 '민증' 또는 '신분증' 등을 검색해 보면 판매자를 찾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가 있다. 주로 청소년들이 올린 글이다. 자신의 신분증을 판매하겠다며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내달라는 댓글도 허다하다. 1995년생부터 1999년까지 청소년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는 주민등록증을 원한다는 글이 대다수였다.
A 양(18·대전 중구)은 "최근 인터넷 중고사이트에서 8만원을 주고 신분증을 샀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고, 걸려도 어떻게 되는지 신경안쓴다"고 말했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B 군(19) 역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분실된 신분증을 샀다. 혹여나 편의점과 술집에서 술과 담배를 살 때 얼굴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할까 사포 등으로 주민등록증 사진을 문질렀다. B 군은 "가끔 주민등록증 숫자를 바꾸기도 하는데, 정교하지가 못하다 보니 사진을 흐릿하게 보이게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신분증을 판매하거나, 이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주민등록법 37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또한,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공문서 변조 및 변조공문서 행사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처벌에 대한 의식 없었다.
경찰은 주민등록증 분실 후 재발급을 받을 때 실제 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증 판매, 위조 또는 타인의 신분증 사용 등은 공문서 변조에 해당하는 엄중한 죄인만큼 판매, 구매를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업주들도 사전에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전에 단속을 해보면 위조됐거나 타인의 신분증인 것을 알면서도 매상을 올리기 위해 업주들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방원기·조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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