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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현충 업무는 중앙부처 기관 가운데 보훈처 고유의 기능이다. 이 점만 보더라도 당연히 국가보훈처가 관장해야 한다. 국방부는 예비역이 아닌 현역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기에 경계, 작전, 전투 등에 전념해야 한다. 더더구나 현충원은 예비역도 아닌 망자인 유공자 묘소와 그 정신을 기리는 곳이기에 국방부의 기능과는 더욱 그 거리가 멀어진다.
그러한 당위성이 있음에도 왜 아직도 국가보훈처가 관장을 하지 못하는가에 의문이 들 것이다. 사실 국립대전현충원도 설립 이후 20여년 넘게 국방부에서 관장을 했다. 우리 국가 보훈처로 이관된지 12년 반 정도 되었다.
나는 역사적 의식을 중요시하기에 현재의 국립대전현충원을 생각하면서 초창기 당시에 설립에 공을 들였던 국방부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당연히 보훈처 소속인양 하지 않는다. 이 방대한 규모의 현충원을 만들 당시의 창설자들의 공을 생각해 보면 가끔은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다. 그 척박한 땅에서 현재의 모습이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얼마나 감사에 감사가 넘치는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준공기념탑을 수시로 둘러보면서 당시 국방부 주영복, 오자복, 윤성민 장관님부터 많은 분들의 땀과 눈물의 헌신적 정신을 되새겨보곤 한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정신을 더욱 살려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다진다.
나의 그러한 정신은 그저 피상적인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1년 사이에 현충원을 둘러싸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질 뻔했었다. 현충원의 가치와 위상 제고에 편승하여 보훈미래관 증축, 정문에 대형아치, 송림동산 인위적 시설, 후문 도로 개설 등이 외부로부터 제기되었지만 현충원의 역사를 발전시켜 나가고 정체성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다 무산시켰다. 지금도 그런 일을 생각해 보면 가끔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지난 달 말에 계엄 관련해 발언의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문건이 공개된 가운데, 그 문건에 '서울현충원과 전쟁기념관' 보훈처 이관 문제에 대해서 국방부가 계속 존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진이 있었다. 아마도 대전현충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여러 문제 소지가 있었다면, 국방부로서는 "서울현충원 이관은 고사하고 대전현충원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이 점만 보아도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국립묘지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보면 국방부의 입장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곳 대전현충원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에 더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이제는 국방부도 시대전향적 안목에서 국토방위 본연의 기능에 매진을 하고, 서울현충원은 현충 일원화에 따라서 보훈처 소속 기관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곳 현충원에서 공직의 베스트를 기록하면서 우리 국군을 더욱 사랑한다. 우리나라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로 구성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군에 대한 조직, 역사, 역할 등에 조금은 심도깊게 공부하고 글로벌 시각과 비교하면서 우리 군에 대한 무한애정을 갖고 있다. 내가 매일 주관하는 안장식을 통해서 나라가 어려웠던 국권 침탈기뿐만 아니라 특히 민족사의 최대비극 6.25와 국가의 부름에 따라 파병된 월남전의 영웅들, 그리고 서해수호 55용사님들, 그리고 평시에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던 중에 순직한 장병들을 되새겨 보면서 자랑스러운 통일 대한민국을 그려 본다.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이 국방부에서 국가보훈처로 이관된 이래로 적어도 8:2 이상의 순기능을 보여 주었다고 자부한다. 더욱 국민친화적 호국공원으로 발전하는 모습만으로도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국립서울현충원도 국가보훈처 소속기관이 된다면 현재 보다 훨씬 국민 속에서 숭고한 가치와 의미를 살려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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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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