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새해 ‘0시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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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칼럼] 새해 ‘0시 참배’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승인 2018-12-26 09:07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권율정 원장님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매일 떠오르는 해인데도 유난히 새해 첫날에 해맞이를 하기 위해 정동진 등 명소를 찾는다. 아마도 지난 일보다 더 좋은 일을 기약하면서 의지를 다지기 위함일 것이다.

보훈의 성지인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의 새해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단체까지 현충탑에서 새해 참배를 하면서 각자의 의지를 다진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참배는 대한민국 영토의 수호자를 자임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군, 즉 육군, 해군, 공군 순으로 시작한다. 그 이후에 여러 공공기관과 사회단체들이 접수 순서에 의해서 이어진다.

그러다보면 정작 현충원의 주인인 우리 국립대전현충원 직원들은 다른 기관들 참배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오후에 한다. 그저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참배라면 그렇게 치부하겠지만, 참배의 내실화와 진정한 주인정신의 측면에서 보면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새벽 일찍 국군이 시작하는 바로 앞에 시작하는 것도 마치 새치기하는 것 같아 정당성이 없어 보여서 나온 생각이 바로 '0시 참배' 다.

0시 참배의 정확한 발원은 2009년 1월 1일 0시 참배였다. 당시 대전지방보훈청장으로 재직하면서도 현충원에 대한 애정은 조금도 식지 않았기에 당연히 0시 참배를 현충원 현충탑에서 대전청 공직자들과 동참하여 실시하고 난 뒤에, 그 전년도인 2008년 11월에 개설된 보문산 보훈공원 영렬탑에서 0시 반 정도에 참배를 한 일이 있다.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직원들 가운데 현재 국가보훈처 본부 이동희 등록정책과장, 조경철 기념사업과장과 다수의 사무관들이 보훈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이후로 새해 0시 참배는 내가 어디에 근무하든 항상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에 마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라도 거의 빠짐없이 실시하였다. 새해 정초 사흘 정도 실시되는 기관 참배 등은 다소간 의례적 측면이 있는 것과 달리, 새해 0시 참배는 누구나 자발적 참여란 측면에서 진정성의 표본이다. 그리하여 금년 2018년 새해부터 국민과 함께 하는 현충탑 0시 참배를 정례화하여 그 첫 번째를 기록하였다. 아무래도 시작이다 보니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제2회 0시 참배는 새해 2019년 기해년이 우리 민족사에 최대, 최고로 민중 의식의 발로였던 3.1 독립운동과 민족혼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살린다는 점에서 가급적 많은 시민들의 동참이 기대된다. 이미 지역의 지상파 방송 뉴스를 들었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얻고 있다. 그리고 참배 의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배 전에 각자의 새해 소망을 기록하는 방명록을 비치하여, 기록한 방명록은 추후에 보훈미래관 야외전시장에 개인 정보를 제외하고 전시하여 쉽사리 잊혀지기 쉬운 새해 의지를 되새기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1회 대회 때도 구상을 하였는데 실천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면서 이번은 구체화하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참배 의식 후에는 현충문 귀빈실에서 20여 분 정도 현악 4중주와 아코디언 축하 공연도 이어진다.

현충탑의 참배는 새해 참배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과 기관장 등 공직자들이 당선, 취임 등의 의미 깊은 계기에 가장 먼저 들르는 장소다.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숙연한 모습에 무슨 의지를 다졌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아마도 그러한 새로운 다짐의 전부가 아닌 일부만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도 우리의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훨씬 선진화의 길로 나아갔을 것이다.

나로서 내년 2019년의 다짐은 이 글을 쓰는 가운데 정해졌다. 별도로 기한을 정할 사항이 아니고,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을 '열린 현충원, 밝은 현충원'의 모토 아래 국가최고의 호국공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사항으로 흔히 타성에 젖어서 간과하거나 방심하기 쉽기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아름다운 대자연에 항상 감사드리면서 지켜야 하기에 그렇다. 바로 '산불 예방' 이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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