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피학과 가학 그리고 자연의 이치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피학과 가학 그리고 자연의 이치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승인 2019-11-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한 어항 안에서 성질이 사나운 물고기와 조금 덜 사나운 물고기와 바닥청소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렇게 살지 않았다. 처음에는 성질이 덜 사나운 물고기와 다른 물고기를 함께 살았는데, 결국 한 마리의 물고기만 남고 다 죽었다. 다른 어항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그래서 결국 살아남은 두 마리의 물고기를 한 어항에 살게 했다.

역시나 물고기의 세계도 강자가 지배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덩치가 큰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를 계속 공격하니 다른 물고기는 여과기 뒤로 숨어 살게 되었다. 먹이를 줄 때도 먹지 못하게 공격을 하여 겨우 숨어서 떨어지는 먹이만 먹었다.



그렇게 7년을 살고 난 후 어항 속에 철망으로 공간을 나누게 보았다. 그런 뒤에도 늘 숨어 살았던 물고기는 여전히 숨어 살면서 그 공간을 나오지 못했다. 조금 나왔다가도 도망하고, 큰 물고기는 계속 철망을 입술에 부딪치면서 공격을 시작했다. 결국 입술이 헐고 피멍이 들었다. 그 정도로 성질이 사나웠다. 물고기가 오래 산 이유도 있겠지만, 결국 큰 물고기가 죽었고, 공간을 나누었던 철망을 빼주었는데, 하루가 지난 다음 날 작은 물고기와 바닥청소 물고기가 동시에 죽게 되었다.

작은 물고기는 늘 큰 물고기에 대해 피학의 대상이 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익숙해지므로 습(習)이 되었다고 말 할 수 있다. 마치 코끼리를 어릴 때부터 묶어서 키우다 보니, 나중에는 밧줄을 풀어놔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함과 같다.



작은 물고기는 처음에는 가해하는 입장이었지만, 그것을 잊어버리고 피학인 상태만을 기억하면서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롭지 못하는 두려움으로 시간을 보냈다. 피학과 가학이 자신 안에 같이 존재했다가 가해하지 않으면 자유로울 것 같은데도 너무 피학에 익숙해지다보니 기억을 상실하기도 하나보다. 그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결국 자신을 이기지 못했다.

사실 물고기가 죽은 이유는 단순하다. 죽을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물고기의 죽음이 두 마리의 물고기에게는 엄청난 슬픔과 우울의 상황으로 자신들의 삶을 조금 더 빨리 죽음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나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비단 물고기만이 아니다. 그것을 '자연의 이치'라고 말한다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그들의 심리구조를 점검해 봐야 될 듯 하다. 철망을 끝까지 하지 말았어야 자연의 이치였을까? 그러나 어떤 상황에도 적응해야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은 아니었을까? 자연은 그대로 적응하게 내버려둔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하는 마음은 누구의 몫일까? 그것은 그 자신의 몫이고 자신이 선택한대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있다. 그 삶이 평탄하든, 그렇지 않든, 또는 TV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화려함 뒤에는 그들의 인품들이 다양하게 숨어있다. 우리는 자신 속에서 보지 못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많다. 어쩌면 1%만 보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1%는 숫자에 불과할 뿐 그만큼 자신도 모르는 모습들이 많다. '가시나무새' 노래 가삿말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도 있다. 또한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매순간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지도 못한다. 그러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변화도 놓치고 살 정도의 무심한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 소중한 감정변화를 보지 못하고 놓치기 때문에 보여지는 삶 속에서 계속해서 가면을 써야만 한다. 그것 또한 자신에게 스스로 가학과 피학을 공존케 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 지금 현재의 삶에서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천변고속화도로 역주행 사고 경차 운전자 사망
  2. "설 연휴 대전 백화점과 아울렛 휴무일 확인하고 가세요"
  3. 충남교육청 "설 명절 주차, 걱정마세요" 도내 교육기관 주차장 무료 개방
  4. 설 귀성길… ACC 사고 사망자 10명 중 7명은 ‘ 주시 태만 ’
  5.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1. 대전 백화점과 아울렛이 준비한 설 연휴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2. 초등 졸업때 미래 나에게 쓴 편지 20년만에 열어보니…대전원앙초 개봉식 가져
  3. '학교급식법' 개정, 제2의 둔산여고 사태 막을까… 새학기 학교는?
  4.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5. 천안법원, 장애인 특별공급 노리고 아파트 분양권 판매한 일당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그땐 그랬지] 1992년 설날, ‘홍명’과 ‘중앙’ 장악한 청춘들

[그땐 그랬지] 1992년 설날, ‘홍명’과 ‘중앙’ 장악한 청춘들

1992년 2월 4일 설날, 대전 원도심의 극장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OTT도, 멀티플렉스도 없던 시절, 명절 연휴 극장은 시민들에게 최고의 오락이자 문화를 향유하는 유일한 창구였다. 당시 본보(중도일보)에 실린 빼곡한 극장 광고는 그때의 열기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 홍콩 액션과 할리우드 대작의 격돌 광고의 중심에는 당시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였던 홍콩 영화와 할리우드 액션물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홍콩연자(香港燕子)'는 당시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대변하며 중장년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공략했다. 할리우드 액션물의 위세도 대..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한 아펜젤러 선교사의 친필 서간문집이 복원된다. 한국전쟁 이후 발견됐던 이 서간문집은 교육과 외교 등 한국 근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사료다. 16일 배재대에 따르면,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이 국가기록원 복원 사업에 선정됐다. 서간문집은 중요한 역사적 사료로 인정받아 국가기록원의 보존 처리, 정밀 스캔으로 디지털 파일로 복원돼 연구자와 시민에게 공개된다. 1005쪽에 달하는 서간문집은 배재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 선교사(H. G. Appenzeller, 1858-19..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2026년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골든타임 한해가 다시 시작됐다. 1월 1일 새해 첫날을 지나 2월 17일 설날을 맞이하면서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쪽 행복도시'로 남느냐,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나아가느냐를 놓고 중대 기로에 서 있다. 현실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대의 실현에 거리를 두고 있다. 단적인 예로 4년째 인구 39만 벽에 갇히며 2030년 완성기의 50만(신도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중도일보는 올 한해 1~4분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현안과 일정을 정리하며, 행정수도 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 누가 누가 잘하나? 누가 누가 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