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문산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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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문산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2020 대전시정 들여다보기]
민선7기 대전시,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 추진
사업 놓고 찬반 의견 팽팽... 민관공동위원회 논의 중
경제성, 특색 등 고려 필수... 시민 공간으로 방향성 전환도 고민해야..

  • 승인 2020-03-02 15:37
  • 신문게재 2020-03-03 12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보문산성 올라가는길  (24)
보문산에서 바라본 대전시
과거 대전시민들에게 사랑받은 보문산은 원도심 쇠퇴와 맞물려 관광 사업이 빛을 잃었다. 민선 7기 대전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수십 년 간 해결되지 못한 보문산 개발 카드를 다시 꺼냈다. 하지만 대전시의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이 공개되자 개발과 환경 보존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이에 대전시는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을 위해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사업 추진 여부부터, 방향성, 아이디어 등 모든 내용을 논의 중이다. 보문산을 '보물산'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고민과 과제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다시 꺼낸 보문산 개발 카드= 허태정 대전시장은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을 민선 7기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허 시장은 당시 10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보문산 일원에 가족 1박 2일 관광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보문산 정상에 '대전타워'를 세우고 워터파크 및 숙박시설 건립, 뿌리공원 등 효문화 체험시설 확충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허 시장 당선 이후 보문산 관광 개발사업은 좀 더 구체화 됐다. 지난해 7월 정례브리핑에서 베이스볼드림파크(신축 야구장)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허 시장은 보문산 관광개발 계획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2024년까지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구상(안)'을 기본으로, 보문산 일원을 온 가족이 즐기는 도시 여행 단지로 조성키로 했다. 신축 야구장과 함께 보문산 일원을 원도심 활성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대전야구장 테마형 놀이시설, 보문산 전망타워, sky 곤돌라, 오월드 현대화 등 큰 줄기다. 시는 2024년 말 신축 예정인 대전야구장 내 줄 없는 번지점프 등 테마형 놀이시설을 조성하고, 대전야구장과 오월드 4.2㎞를 잇는 sky 곤돌라를 만든다는 예정이다. 또한, 170m, 4층 높이의 보문산 전망타워에 레스토랑과 전망대를 만들고, 자이드롭도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오월드 현대화사업을 통해 오월드 내 사파리와 조이랜드 시설을 개선할 방침이다. 총 사업비는 1144억 원이다. 당초 계획했던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조성은 민자 유치를 못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 장기 과제로 넘겼다. 사업은 대전도시공사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업 추진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대전도시공사가 직접 추진하는 것으로 기본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발 VS 환경·합의점은?= 보문산 관광개발은 수십 년간 추진되지 못한 사업이다. 개발에 대한 갈망 큰 시민들이 많지만, 반대로 환경 보존을 내세우는 시민들도 많다.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 이유다. 환경 보존과 개발의 균형이 중요 과제다. 곤돌라나 타워 등 관광개발을 위한 주요 시설들이 자연 경관 훼손이나 산림 파괴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충남생명의 숲,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해 공동성명서를 통해 "대전시는 시설물 중심의 관광개발계획을 철회하고 보전 중심의 보문산 관리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보문산은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후 도시 숲으로 대전시민의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라며 보전가치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남충희 바른미래당 대전 중구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철학이 없으니 기존 아이디어들을 모방한 짝퉁 상품들을 단순 나열만 해놓았다"며 "경쟁력은 고사하고, 실패를 향해 돌진하는 전형적이고 무모한 세금낭비형 관광단지 개발계획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반면 보문산 관광개발에 대해 기대감을 보인 시민들도 있다. 대전시와 5개구 주민자치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해 성명을 통해 "보문산 관광개발사업 표류 장기화로 인하여 보문산을 중심으로 하는 원도심 지역경제의 기반마저 붕괴 되었다"며 "보문산 관광개발사업은 대전시의 대표적인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면서 도시균형발전을 이룰 상징적인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대전시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사업안을 도출하고 있다. 당초 대전시는 총선 전에 합의 내용을 확정지을 계획이었지만, 선거법 등에 문제로 늦어질 전망이다. 민관공동위원회는 9차까지 회의를 진행했는데 관련 내용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3월 안에 시민 공청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선관위의 유권 해석을 받았다"면서 "위원회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을 위한 조건들= 기종 높이 103m, 해발 높이 213m 등 국내 최고 높이를 가진 타워 드롭형 어트랙션, 해발 125.5m 정상에 83타워를 비롯해 약 30여 개의 어트랙션(놀이기구)과 동물농장, 아이스링크, 눈썰매장 등을 고루 갖춘 복합 테마파크. 게다가 월 하루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워터파크 조성 계획까지 대전 보문산 관광 개발 사업이 아닌 이랜드가 운영 중인 대구 두류공원 내 이월드(옛 우방랜드)얘기다. 대전시 개발 계획과 많이 닮았지만, 규모 면에선 큰 차이가 있다. 대구 이월드 등 전국적으로 테마파크와 관광단지는 차고 넘친다. 국내 최고 위락시설인 에버랜드도 2013년을 정점으로 관람객이 줄고 있다. 전국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대전시의 보문산 개발 방향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일 생활권이 된지 오래로 어떻게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지 전략 마련이 필수로 요구된다.

경제성과 경쟁력 부족은 환경 보전 우려보다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과거 보문산 개발을 위해 여러 차례 민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민선 7기 대전시도 민자 유치를 적극 시도했지만, 시기성이나 경제성 등에 부딪쳐 무산됐다. 그만큼 수익성 확보가 힘든 사업이다.

현재 대전시는 보문산 개발 사업을 대전도시공사 주도로 할 계획이다. 하지만, 오월드 운영으로 매년 적자를 내는 도시공사 입장에서는 추가 사업이 부담스럽다. 시로서는 일부 사업에 대해 민자를 유치하거나 운영 적자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도시공사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까지 구상 중이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추후 발생하는 운영 적자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간 기업 안 하는 사업을 도시공사가 한다고 경제성이 나오진 않는다.

보문산에 어울리는 컨셉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전은 '과학도시'다. 하지만, 과학도시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관광 자원은 마땅치 않다. '사이언스 콤플렉스'가 건설되고 있지만, 좁은 공간과 실내라는 한계성이 분명하다. 자연을 활용한 컨셉트도 가능하다.

단순한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기 보다는 시민이 편리하고 즐겁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향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접근성이 좋고, 시민들의 추억이 가득한 장소로 시민 휴식 공간으로 꾸밀 수도 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현재 대전시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타 지역에 비해 차별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민간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 개발 계획을 세우던지, 아니면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던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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