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암세포만 선택해 죽이는 나노입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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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암세포만 선택해 죽이는 나노입자 개발

바르토슈 그룹리더 "동물실험 진행해 항암치료제로서 가능성 살필 것"

  • 승인 2020-04-13 20:41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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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세포 내 섭취작용을 통해 흡수된 금속 나노입자의 거동비교. IBS 제공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도 공격하는 기존 항암치료 방식에서 암 세포만 골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와 연구진은 전하를 띠는 리간드를 부착한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입자는 정상세포와 암세포가 공통으로 갖는 '리소좀(Lysosome)' 내부로 침투하는데, 이 나노입자는 암세포 내에서만 덩어리를 이뤄 리소좀을 망가뜨리고 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리소좀은 세포 내에서 '재활용 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주머니 형태의 기관이다. 세포에서 못 쓰게 된 다른 기관을 분해해 다시 단백질로 만들거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물질을 파괴하는 활동도 모두 여기서 일어난다. 이 리소좀 주머니의 벽이 파괴되면 안에 있던 '쓰레기'들이 새어나오면서 세포가 죽는다. 이 현상을 암세포에서만 나타나게 하는 항암제 연구가 시도됐으나 아직은 정상적인 세포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암세포 주변이 산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산성 환경에서 결정화 현상이 달라지는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암세포에서만 결정이 커지는 나노입자가 있다면 암세포 속 리소좀을 파괴하고 세포 사멸까지 이끌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양전하와 음전하를 각각 띠는 꼬리 모양 분자인 리간드를 특정 비율로 붙였다. 설계한 나노입자는 산성에서 결정이 점점 더 커지는 특성을 가져 정상세포와 암세포에 주입하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됐다.



연구진은 또 거대한 나노입자 결정을 품은 암세포의 리소좀 내부에서 세포 성장을 담당하는 신호 단백질(mTORC1)의 작용이 억제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정상세포에서 더 활성화된다. 따라서 해당 단백질이 리소좀 벽의 파괴와 암세포 사멸에 영향을 줬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고장난 암세포의 특징 즉 세포 주변이 산성이고 이물질 배출도 어렵다는 점을 역으로 활용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며 "앞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해 항암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추가로 살필 것"이라고 연구계획을 밝혔다. 이어 "나노입자에 리간드를 붙여 선택적으로 입자의 뭉침을 유도하는 방법은 금속 나노입자뿐 아니라 고분자 나노입자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 과학의 관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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