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온전히 감동하고 희열을 느끼는 삶을 위해… '남자의 클래식'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온전히 감동하고 희열을 느끼는 삶을 위해… '남자의 클래식'

안우성 지음│몽스북

  • 승인 2020-08-13 18:05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남자의클래식
 몽스북 제공
남자의 클래식

안우성 지음│몽스북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도 반응하지 못하는 건 감정의 나사 하나가 고장 났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감정 수업이 필요하다. 감정을 배우는 데 있어 음악이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 - 에필로그 중에서



언젠가부터 익숙해진 '오글거린다'는 표현에는 감성적인 사람을 향한 폄하의 의미가 있다. 특정한 대상에 저마다 갖는 느낌은 당연히 다르기 마련인데도 자신이 감상하지 않는 분야에 감동하는 타인을 지나치게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기 일쑤다.



한국 사회에서 그런 평가는 남성을 향해 더 두드러졌다. 감정을 드러낼 줄 아는 남자는 경박하고 가벼운 사람으로 오해 받았다. 평범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라고 생각하게 된 남성이 많을 것이다.

지휘자이자 바리톤, 음악 칼럼니스트인 안우성은 메마른 감정으로 마음을 닫은 채 외로워하는 남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권한다. 『남자의 클래식』은 그런 그가 음악과 음악가의 삶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자유로워지라고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음악이란 '소름이고 오글거림'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결국 소름끼치고 오글거리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예술을 찾는다'며 그런 순간을 만났을 때 그 오글거림에 동화할 수 있는 사람만이 온전히 감동하고 희열을 맛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음악은 우리를 산책으로 이끌고 사색으로 인도하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내 감정에 충실할 수 있게 도와준다." 슬프면 슬픈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내 감정에 충실하게 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보호하고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도 가능하게 한다는 말이다. 상처에도 무뎌져 버린,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어둠에서 구원해주는 것도 음악이 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만난 음악가들의 스토리가 등장한다. 친절이 최고의 매너라는 걸 깨닫게 해준 플라시도 도밍고, 일상 속 일탈로 여유를 찾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 오페라 코치 마크 로슨, 지휘자의 역할과 카리스마에 대해 생각하게 한 정명훈과 켄트 나가노, 금세기 최고의 오보이스트이자 누구보다 소탈한 소년의 모습으로 저자를 감동시킨 하인츠 홀리거 등이 주인공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브람스, 카루소, 카살스 등 클래식 역사에 획을 그은 음악가, 연주가들의 스토리를 통해 그들의 음악적 정서와 독자들에게 알려주고픈 대가의 태도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음악가들의 스토리를 통해 저자는 '내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게 나를 돌보는 가장 중요한 행위'임을 강조한다. 감정을 틀어막은 채 살기를 강요하지 않고, 아름다운 것을 더 아름답게, 진지한 것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삶을 위한 응원이다. 특히 감정 단절을 겪기 쉬운 남자들에게, 음악으로 진지하게 소통할 기회를 갖자고 말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남자들이 많아지고 솔직한 소통이 가능해지면 각자 지닌 외로움도 덜어낼 수 있을 거라는 말. 키워드에 맞춘 클래식 큐레이션과 명화로 독자인 동시에 청자가 되는 우리의 감정을 증폭시켜 준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천안 도솔공원, 도심 속 힐링문화공원으로 탈바꿈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