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까지 23년간 감독교체만 13명, 대전하나시티즌 반복되는 악의 고리

  • 스포츠
  • 대전시티즌

황선홍까지 23년간 감독교체만 13명, 대전하나시티즌 반복되는 악의 고리

책임의식 있는 구단 수뇌부와 지도자 필요해

  • 승인 2020-09-09 15:35
  • 수정 2021-05-01 01:50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KakaoTalk_20200909_135737618
대전하나싵즌 황선홍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히고 대전의 지휘봉을 내려놨다(대전하나시티즌)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뫼비우스의 시티즌'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성적부진-감독사퇴-신임 감독선임-선수단 물갈이. 시민구단 시절 돌고 돌았던 악의 순환은 기업구단으로 변신한 하나시티즌에서도 반복됐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초대 감독이자 시티즌의 13번째 사령탑 황선홍 감독이 8일 전격 사퇴했다. 시즌 중 갑작스러운 사퇴로 구단 프런트는 물론 팬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황 감독의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대전의 현재 성적은 8승 6무 4패, 승점 30점으로 수원과 제주에 이어 리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승은 어려워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높았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던 대전은 결국 황 감독과 이별하게 됐다.

지난 6일 있었던 부천과의 홈경기를 마친 후 황 감독은 대전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전하나시티즌의 초대 감독을 맡게 되어 감사했다.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쳐 송구스럽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를 위해 힘써주신 구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감독직에서 물러나지만 대전하나시티즌의 앞날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사임의 변을 전했다.

대전의 이런 모습은 낯선 광경은 아니다. 23년 동안 13명의 감독이 비슷한 이유로 대전을 떠났다. 코치들의 대행 기간을 감안하면 평균 2년도 안 되는 재임 기간이다. 연고지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도 악습의 DNA는 버리지 못한 것이다.

팬들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아온 대전팬들이지만 시민구단이라는 자부심을 포기하고 맞이한 팀마저 같은 폐단을 반복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는 반응이다.

지역 체육계 반응도 다르지 않다. 정문현 충남대스포츠과학과 교수는 "기업구단으로의 이미지 변신으로 박진감 넘는 축구를 원했지만 이런 소식을 접하니 안타깝다"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장식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이사장과 감독으로 왔지만, 대전이라는 지역 연고 의식이 없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결과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팀이 운영되고 있으니 감독 중도 사퇴라는 문제도 쉽게 결정된 것"이라며 "사장이나 감독 모두 대전에 애착을 갖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차기 감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명성보다는 대전 출신 지도자나 시티즌의 레전드 지도자 중에서 선임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의 사퇴 불과 하루가 지났지만 벌써 새 감독에 대한 하마평이 거론되고 있다.

대전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후임 감독에 대한 언급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황 감독의 빈자를 가능한 한 빨리 채우겠다는 처지다. 13일 제주와의 원정경기는 강철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나설 예정이다. 초대 사령탑이자 역대 13번째 지도자를 떠나보낸 대전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대전이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연축지구 개발 탄력받나… 공공기관 유치 준비 주목
  2. 증산도 한연선 종도사(宗道師) 입극(立極) 대천제(大天祭) 봉행
  3. 천안시, '서북구문화원' 신축·이전 준공
  4. 중도일보 김원식 회장·김현수 대표이사 부자(父子) 아너 소사이어티 탄생
  5. 대전 택시 기본요금 11월부터 4800원… 3년 만에 인상
  1. 잇단 산하기관 잡음… 세종시 관리·감독 문제 도마 위
  2. 세종시민과 기업의 상생 축제… 31일 도담동서 개막
  3. 천안시민한마음체육대회 성료…31개 읍면동 24개 종목 열전
  4. 죽동중·성남중 설립 목소리 커지는데…대전교육청 '해법 찾기' 고심
  5. 충남농기원, '다단 수경 재배 기술' 개발…부추 생산성 강화 기대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관계로 이전 대상 기관들의 대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의 후발 혁신도시 우선 배치 여부도 아직 안갯 속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우리나라 연구개발(R&D) 메카이며 국토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과학기술 및 균형발전 성과를 영호남, 강원 등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이재명 정부가 대전에 관련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27일 중도일보..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전국 고용센터별로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 인력의 업무 편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 1명이 관리하는 참여자 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11.5배 차이가 났으며, 충청권 내 13개 고용센터에서도 최대 5.9배 격차를 보였다. 27일 본보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센터별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전국 102개 고용센터의 상담인력은 총 792명으로, 상담사 1명당 평균 126.2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대전 내 대체 시설 확보를 위한 대전시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충남과 세종까지 국정자원 유치에 나선 가운데 당초 제안한 2개 후보지 외에도 추가 부지를 발굴하며 대전 내 재설립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전시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신규 기관 유치뿐 아니라 기존 기관 붙잡기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민선 9기 자치구 상생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서구를 방문해 국정자원 본원의 대전 내 재설립 필요성을 강조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 ‘울긋불긋’ 대전 도심 ‘울긋불긋’ 대전 도심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