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숙직, 여성은 재택' 대전 여성 재택숙직제 '갑론을박'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남성은 숙직, 여성은 재택' 대전 여성 재택숙직제 '갑론을박'

대전 동부교육지원청 1월부터 제도 시행
국민청원 여성 편의를 위한 것 문제 제기
"양성평등 아니라 오히려 훼손한다" 비판
"숙직 나눠 업무 줄어들어" 긍정적 반응도

  • 승인 2021-01-18 17:05
  • 신문게재 2021-01-19 2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동부교육지원청
대전 동부교육지원청 전경.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의 여성 직원 재택숙직제 시행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남성 직원은 숙직을 해야 하고, 여성 직원은 재택 근무로 숙직을 함에 따라 성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동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전교육행정기관 중 처음으로 여성 재택숙직제를 시행했다.

기존엔 남성 직원이 숙직을 전담하고 여성 직원이 일직을 전담했는데, 성비 불균형에 따른 근무주기 격차가 심해져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여성 재택숙직제는 주 2회 2인 1조로 오후 9시 10분까지 근무하면서 화재 예방 등 청사 관리와 학교 연락 등 보안점검을 하고, 퇴근 이후부터는 비상 연락망을 유지한 채 경비업체에서 경비를 하는 제도다.

문제는 이 같은 시행이 여성 직원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날 커뮤니티에서도 평등하지 않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남녀가 모두 재택숙직제도 범위 내에서 일을 하거나, 모두 숙직을 해야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도 여성 재택숙직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게재됐다. 해당 글쓴이는 "여성에게만 국한된 제도이기에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라고 보기 힘들다"며 "여성의 안전을 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여성의 편의를 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제도는 경비업체에게 경비를 맡기고 집에서 재택숙직을 하는 것"이라며 "나날이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높아져 가는데 숙직을 할 때마다 경비업체를 부른다면 엄청난 혈세 낭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 김모(30·여) 씨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남자만 숙직을 하고, 여자는 재택을 하는 것은 양성평등이 아니라 양성에 대한 평등을 훼손하는 것 같다"며 "서로가 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남성 직원이 숙직을 했는데, 성비 격차가 큰 만큼 남녀가 따로 숙직을 했던 점에 대한 비판 의견도 거세다. 현재 대전동부교육지원청의 숙직 근무자 성비는 여성 62명에 남성 32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가량 많다.

반면, 찬성에 대한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공무원은 "여성 숙직제가 도입되면서 그간 남성이 맡아왔던 숙직을 나눌 수 있어 일적으로 근무 여건이 나아진 것은 맞다"며 "가정이 있는 상황에서 역할을 분담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부교육청 관계자는 "남성 직원은 숙직을 하는 것이고, 도와주는 차원에서 이 제도를 시행했다"며 "이를 통해 1년간 남성 직원이 12~15번으로 4회 정도 숙직이 줄어들고, 여성 직원의 경우 4회 가량 하던 것이 5회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숙직비 등에 대한 차이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숙직을 하고 안 하고가 다르니 숙직비에서 차이가 난다"며 "남자 직원은 숙직하면 5만원, 여성 직원은 2만 5000원으로 시간에 대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지역 9개 대학 한자리에… 대전 유학생한마음대회 개최
  2.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3.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4. 태권도 무덕관 창립 80주년 기념식
  5. [건강]대전충남 암 사망자 3위 '대장암' 침묵의 발병 예방하려면…
  1. 대청호 녹조 가을철 더 매섭다…기상이변 직접 영향권 분석
  2. [대입+] 2026 수능도 ‘미적분·언어와 매체’ 유리… 5년째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
  3.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4. [편집국에서]배제의 공간과 텅빈 객석으로 포위된 세월호
  5. [홍석환의 3분 경영] 친구의 빈소에서

헤드라인 뉴스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조선선박 600년만에 뭍으로…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이 '마도4호선'이 600여 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태안 마도 해역에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마도4호선은 10년 전인 2015년 처음 발견됐으나 보존 처리를 위해 다시 바닷속에 매몰했다가 10년 만에 인양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선박은 15세기 초에 제작된 조운선(세곡 운반선)으로,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불꽃축제, 대전 하늘에 수놓는다"...30일 밤 빛의 향연

이장우 대전시장은 1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한화 불꽃축제 개최의 안전대책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확대, 예산 효율화 등을 지시했다. 이 시장은 대전시 한화 불꽃축제 개최와 관련해 "축제 방문자 예측을 보다 넉넉히 잡아 대비해야 한다"며 "예측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 안전과 교통에 있어 대책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구단은 30일 한화이글스 창단 40주년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념해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및 엑스포다리 일원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한다. 불꽃놀이와 드론쇼 등 대규모 불꽃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대전 유학생한마음 대회] "코리안 드림을 향해…웅크린 몸과 마음이 활짝"

8일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주최한 2025년 제9회 대전 유학생 한마음 대회를 방문했다. 대전 서구 KT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마주한 건 엄청난 활기였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투호 등의 한국 전통 놀이를 850명 가까운 유학생들이 모여 열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 그리고 땀과 흥분으로 데워진 공기에 늦가을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끈 달아오른 공기는 식을 틈이 없었다. 이어진 단체 경기, 그중에서도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말 그대로 국제 올림픽의 현장이었다. 호루라기가 울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보행자 우선! 함께하는 교통문화 만들어요’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