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1년] 보통의 나날, 우리에게 돌아올까요

  • 정치/행정
  • 대전

[코로나19 사태 1년] 보통의 나날, 우리에게 돌아올까요

  • 승인 2021-01-19 16:35
  • 신문게재 2021-01-20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2021010701000593300024061
1월 19일 기준 국내 확진자 7만3115명, 검사 중 15만4345명, 격리해제 5만9468명, 사망자 1283명.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삼켰다. 79억 인류의 삶을 지배한 21세기 최악의 바이러스는 평생 우리와 공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불안은 공포가 됐다.

마스크 대란과 종교발 집단감염, 긴급재난지원금,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백신 확보까지 계절은 속절없이 흘렀다. 보통의 나날을 그리워하며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1년을 맞았다. 코로나 이전의 삶은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 속에서 코로나19가 남긴 흔적,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던 날, 우리는 잠시 앓고 지나가는 감기처럼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했고, 학교 가던 설렘은 모니터에 떠오른 친구 얼굴로 대신해야 했죠.

낯선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 기차에도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북적이던 맛집도 텅 비었죠. 식당 주인 내외의 미소가 사라진 것도 이때쯤이었나요. 대신 저녁밥, 생필품을 실은 오토바이들이 세상을 활보합니다.

고맙다는 말도 문자로, 안부 인사는 영상통화로 대신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던 휴가는 꿈 같습니다. 큰 마음 먹고 예매했던 콘서트나 전시도 영상으로 돌려보는 게 유일한 낙이 됐네요. 달력마다 꼭 있던 누군가의 결혼식도 갈 수 없어 무거운 마음이 커져만 갑니다.

2020062201001885200074911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까 희망을 품으면 보란 듯 그래프가 요동칩니다. 하루종일 울려대는 재난문자 속보도 이젠 면역력이 생겼는지 놀라지도 않습니다. 대면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습니다. 명절에도 그리운 가족은 볼 수 없었습니다. 5명은 의도적인 사적 모임이라고 만나지 말라고 합니다. 기약할 수 없는 약속만 수북이 쌓였는데 연말도 지나갔네요. 밤 9시면 모두 문을 닫고 집으로 갑니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던 수영도 요가도 끊은 지 오래네요.

코로나 1년, 우리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방역 수준에 놀랍니다. 발열 체크는 아날로그 체온계에서 자동인식 시스템으로 교체했습니다. 차를 타고 커피를 사듯 선별진료소로 들어서면 내릴 필요 없어요. 잠깐의 고통을 참으면 24시간 안에 검사 여부가 문자로 전송됩니다.

자가 격리자에게 관할 구청은 비상식량도 지원합니다. 코로나가 잠시 소강상태였던 여름 기억하시나요? 나라에서 온국민에게 용돈을 줬습니다. 소고기도 사 먹고, 학원비도 내며 알뜰하게 잘 썼죠. 국민이 잠시나마 함께 웃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1년, 비극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1년의 시간동안 일부의 이기심이 모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나 하나 조심한다고 괜찮아질 일이 아님을 이젠 알았습니다.

2020063001002477700102321
방호복을 입고 24시간 죽음과 맞서 싸우는 의료진들의 투혼을 봤습니다. 그들의 땀에 배인 것은 극한의 경계에서 발휘된 희생임을 압니다. 주말이면 조용히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당신의 평범한 수고스러움도 이웃을 생각하는 이타심이라는 것을 이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보통의 나날, 어쩌면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처럼 마스크에 가린 눈웃음으로 서로를 본다는 건 애석한 일입니다. 5600만 명분의 백신이 곧 온다고 합니다. 백신에 대한 불신 또한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까요. 집단감염이 아니라 집단면역이 생겼다는 속보를 하루빨리 보고 싶은 1월입니다.

마스크를 써주세요. 잠시만 거리를 두세요. 일탈도 믿음도 잠시만 내려놓으세요. 그래야만 옵니다. 당신과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나날.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맛있는 여행] 108-포천 고모저수지와 욕쟁이 할머니집의 구수한 맛
  2. '조상호 vs 최민호', 세종시 스포츠 산업·관광·인프라 구상은
  3. [대전에서 신화읽기] 제13장-석교동 돌다리, 자비가 놓은 모두의 길
  4. "단속 안하네?"…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실효성 의문
  5.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접수 시작
  1. 충청 U대회 조직위, 이정우 신임 사무총장 선임
  2. 대전 환경단체 “공영주차장 태양광, 법정 의무 넘어 50면으로 확대해야”
  3. 새로운 시작…‘이제 어엿한 어른입니다’
  4. 때 이른 더위 식히는 쿨링포그
  5. "세종 장애인 학대, 진상 규명을" 범국민 서명운동 돌입

헤드라인 뉴스


4년 뒤 노후주택 17만세대… 충청 주택시장 재고과잉 우려

4년 뒤 노후주택 17만세대… 충청 주택시장 재고과잉 우려

앞으로 4년 뒤 충청권의 준공 후 5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17만여 세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이들 노후주택이 적절히 멸실되지 않을 경우, 충청권을 포함한 전국 주택시장이 재고 과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9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 전환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멸실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2030년 충청권의 준공 후 5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은 17만 3000여 세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8만 8000세대로 가장 많았고, 충북 5만 5000세대..

교통망 넓히고 생활권 키우고…도시 체급 키우는 대전
교통망 넓히고 생활권 키우고…도시 체급 키우는 대전

대전이 교통망 확충과 광역 생활권 확대를 중심으로 도시 외연 넓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충청권 광역철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구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원도심 재정비 논의까지 맞물리면서 도시 구조 자체가 변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개발 사업을 넘어 교통과 행정, 산업과 생활권을 하나의 축으로 묶으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대전의 도시 기능 역시 점차 확장되는 흐름이다. 대전의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교통망 재편이다. 오랜 기간 표류했던 도시철..

"안 걸릴 줄 알았나?"… 무인점포 한 곳서 17차례 절도 20대 검거
"안 걸릴 줄 알았나?"… 무인점포 한 곳서 17차례 절도 20대 검거

한 달 동안 무인점포 한 곳에서 17차례 절도를 일삼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중부경찰서는 상습 절도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대전 중구의 한 무인점포에서 17차례에 걸쳐 총 20만 원 상당의 과자 등 식료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앞서 2월부터 한 달 간 점포 한 곳에서 수차례 진열된 상품을 훔친 A씨는 3월 18일 밤 10시께 해당 점포를 다시 찾았다가 덜미가 잡혔다. 다른 손님이 가게에서 나가길 기다린 뒤 A씨는 과자, 빵 등을 집어 겉옷 주머니에 넣고 계산하지 않은 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 때 이른 더위 식히는 쿨링포그 때 이른 더위 식히는 쿨링포그

  •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접수 시작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접수 시작

  • 새로운 시작…‘이제 어엿한 어른입니다’ 새로운 시작…‘이제 어엿한 어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