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고 헐리고’ 대전역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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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고 헐리고’ 대전역사 사라진다

민간매입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최근 리모델링 준비중
대전부청사·옛 산업은행·향나무 사건 등 근대문화재 보존활용 시 방관행정 지적
전문가 “동척 갤러리 활용 정확히 보여줘야”, 대전시 “근시안적 안목으로 손 쓸 타임

  • 승인 2021-03-21 11:37
  • 신문게재 2021-03-22 5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대전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이 민간에 팔리거나 개발 논리로 사장되면서 '소멸' 위기에 놓였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을 비롯해 옛 대전부청사와 뾰족집, 옛 산업은행(조선 식산은행), 옛 충남도청사 등 대전역사를 상징하는 근대건축물이 훼손되거나 아예 사라지면서 대전시의 소극적인 문화유산관리 행정도 지적을 받고 있다.



대전시는 2018년 10월 민선 7기 정책방향 브리핑을 통해 '문화융성도시'를 표방하며 관련 예산을 기존보다 2배가 넘는 5%까지 늘릴 것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주요 근대 건축물의 매입·기록화는 물론, 리모델링 후 근대사 및 원도심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문화 확대 방침이 무색하게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된 것은 물론, 몇 해 전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돼온 근대 건축물 활용과 매입 등을 위한 예산은 올해도 '제로'다.



이로 인해 지난 2019년 9월 CNCITY에너지가 매입한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점은 목포와 부산과는 다르게 갤러리 공간으로 활용된다.

옛 대전부청사(은행동 144-2번지)는 지난 2016년 삼성화재로부터 또다른 민간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후 건물이 모두 헐린 후 현재는 상가건물로 뒤바꼈다.

철도건설과 함께 도시부흥을 맞이했던 대전은 그 어느 곳보다 근대 건축물이 도시 자산이지만 지자체의 인식 부족으로 번번히 민간에게 매각되고 사라지면서 문화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국가등록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된 옛 산업은행(중앙동 중앙로 198)의 경우 시가 80억 원의 절반도 안 되는 34억 원에 대전시가 매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민간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최근 옛 충남도청사 내 우체국 건물 등을 개조해 소통협력공간으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수령 80년 이상 된 향나무 114그루를 무단 벌목한 것도 이 같은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는 비판이다.

이희준 대전대 건축학과 교수는 "대전을 대표하는 근대건축물이 계속해서 민간의 손에 넘어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공공의 목적으로 쓸 때 지원금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매입주체에서는)동척 건물을 (문화를 위한)갤러리로 활용한다는 의지를 정확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철웅 대전시 문화체육국장은 "보존가치가 있다고 해서 전부 시에서 매입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근시안적 안목으로 타임을 놓쳤다"라며 "이후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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