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말이 아닌 행동으로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말이 아닌 행동으로

  • 승인 2021-07-18 15:40
  • 신문게재 2021-07-1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상문기자
이상문 세종본부 차장
계포일락(季布一諾). 사기(史記) <계포난포열전(季布欒布列傳)>에 나오는 말로 '계포가 한 번 약속한 것은 끝까지 지킨다.'는 뜻이다. 계포는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다툴 때, 항우 휘하의 대장으로 용맹을 떨쳤던 인물로 약한 자를 돕고 의로운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자신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신의(信義) 있는 사람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담보할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묘연하다. 여야가 지난 4월 올 상반기 중 국회법을 개정하기로 공언한 이후 현재까지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충청 지역민들은 자칫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반기 처리를 힘줘서 외쳤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둘러싸고 몇 년째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배신감과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급하지 않다. 여야 합의로 올 예산에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설계비 147억 원을 반영해 놓고도 자신들의 정치적 셈법으로 처리를 미루고 있다.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다.



정권 출범 당시부터 국가균형발전을 외쳤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잇따라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인 결정은 없으면서 '말'로만 외친 꼴이다.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K바이오 랩허브'도 인천으로 가게 됐다. 최초로 정부에 아이디어를 냈던 대전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연구개발, 제조시설 등 인프라에 중점을 둔다면 '수도권'을 이길 수 있는 지방은 없다. 앞서 2년전에도 스타트업파크 사업을 대전시가 제안하고도 인천에 내준 바 있다.



이건희 기증관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를 서울 2곳(용산·송현동)으로 압축했다. '문화적·산업적 가치 창출 등 거창한 4가지 원칙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원칙만 따지면 서울과 수도권을 이길 지방은 없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인프라를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국가균형발전이다. 정부의 각종 공모 사업에 출혈 경쟁을 하는 것은 수도권 집중화에 맞선 지방의 몸부림이다.

정부가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배려를 포기하면서 지방의 위기는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이는 결국 수도권 초과밀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악화시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말뿐인 균형발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방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대선 경선 후보들이 연일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 부지를 찾았다. 무더운 여름 땡볕에서 땀을 흘리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9월 정기 국회 이전 처리를 얘기하며 여당 단독처리 가능성까지 발언했다.

지역정치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충청권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고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충청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월요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허와 실
  3. 코레일, 환경·동반성장·책임 강조한 새 ESG 비전 발표
  4. "2026년 달라지는 대전생활 찾아보세요"
  5. 국가철도공단 전 임원 억대 뇌물사건에 검찰·피고인 쌍방항소
  1.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2. 29일부터 대입 정시 모집…응시생 늘고 불수능에 경쟁 치열 예상
  3.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120주년'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특별전
  4.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5. KAIST 비싼 데이터센터 GPU 대신 내 PC·모바일 GPU로 AI 서비스 '스펙엣지' 기술 개발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 "형식적 특별시는 시민동의 얻기 어려워"

이장우 대전시장은 29일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 '형식이 아닌 실질적 특별시 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주재한 대전시 주간업무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시) 관련 핵심 특례 확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권·예산권·세수권 등 실질적 특례가 반드시 법안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법안이 가장 중요하다"며"형식적 특별시로는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충청권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방정부 모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각..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세종시엔?… "기회이자 호재"

대전·충남 행정 통합 흐름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을구 국회의원)이 29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세종이 충청 메가시티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수도 상징성 약화' 우려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대전 중소기업 16.3% "새해 경영환경 악화될 것"… 비관론 > 낙관론 '2배 격차'

새해 경영환경에 대한 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지역본부(본부장 박상언)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대전지역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5.2%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3%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8.5%)보다 두 배가량 많아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