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청년주택] 청년매입임대주택, 가구와 벽지엔 곰팡이만 가득… 대전도시공사 관리부실 '심각'

  • 정치/행정
  • 대전

[부실한 청년주택] 청년매입임대주택, 가구와 벽지엔 곰팡이만 가득… 대전도시공사 관리부실 '심각'

대학생, 취준생, 청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청년매입임대주택사업
기대와는 달리 원룸 실상은 "공짜여도 안 산다" 비판 들끓어
도시공사 "상시모집 통해 공실 세대 대응하겠다" 해명

  • 승인 2021-08-30 17:30
  • 신문게재 2021-08-31 5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KakaoTalk_20210830_145750551
대전도시공사가 진행하는 청년매입임대주택사업의 원룸 내부(대덕구 오정동)가 가구마다 곰팡이로 가득차 있다. 사진=제보자
#. 사회 초년생인 A 씨는 대전도시공사가 진행하는 청년매입 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고 3순위에 해당돼 곧바로 신청했다. A씨가 둘러본 임대주택은 탄방동의 원룸으로 본인 회사와도 가까워 입지적 조건이 A 씨에게 딱 들어맞았다.

하지만 A씨가 둘러본 청년임대주택 원룸은 A 씨의 생각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벽지 곳곳에는 곰팡이와 까맣게 그을린 흔적으로 가득했고, 심지어 얼마나 오래 방치됐는지 지워지지도 않았다. 이를 본 A 씨의 부모는 "그런 집은 공짜여도 살지 말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A 씨는 도시공사 측에 계약하지 않겠다고 전달했다.



#. 대학생인 B 씨도 모집 공고에 신청해 대덕구 오정동의 원룸을 찾았다. 탄방동과 마찬가지로 곰팡이가 가득한 가구들을 보자마자 사용하기 찝찝해 해당 가구들을 혹시 빼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했지만, 도시공사 측에서는 "그럴 수 없다. 옵션 가구들을 꼭 사용해야 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에 B 씨는 이전에 사용하던 가구들을 같이 넣어 사용하자니 안 그래도 좁은 내부가 더 좁아지고, 버리자니 아까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B 씨는 "일반 원룸도 가구를 빼달라고 하면 양해 해주는데, 도시공사는 쓰지 않는 가구들을 모아놓는 공간도 없는지 규정만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청년 매입임대 주택이 심각한 관리부실로 외면받고 있다.

장기간 빈 공간으로 방치해 내부는 가구와 벽지마다 곰팡이 서식지로 변질된 지 오래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공약까지 내걸며 청년주택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도시공사는 오랫동안 공실로 내버려두며 주택공급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대전도시공사가 매입한 주택을 저소득층 대학생, 취업준비생과 청년(19세~39세)에게 시세의 40∼5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임대하는 주택복지사업이다.

KakaoTalk_20210830_145843969
같은 사업을 진행하는 서구 탄방동의 원룸 내부도 벽지마다 까맣게 그을려있어 관리부실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보자
공사가 보유 중인 청년 매입임대 주택은 동구 용전동, 중구 문화동, 서구 가장동·용문동, 유성구 덕명동, 대덕구 오정동 등 6곳으로 총 77호다. 이 중 2020년 7월 4곳(문화동, 가장동·용문동, 덕명동)의 임대주택, 올해 5월에 3곳(용전동, 탄방동, 오정동)에 입주자 공고를 냈다. 올해에만 청년임대주택 47호를 공고했지만 23명만 지원했고 나머지 24호는 공실이 됐다.

공실이 많은 주요인은 모집공고를 1년에 한 번만 하기 때문이다. 공고를 보고 왔다가 대부분 실망하면서 계약하지 않아 또다시 1년 동안 빈 공간으로 버려진다. 공실은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고, 관리조차 하지 않으니 곳곳이 엉망인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전국 지자체가 청년매입주택은 '복지'사업인 만큼 1, 2순위에 주로 입주 자격을 준다. 하지만 대전도시공사는 3순위까지도 입주자격을 주지만, 청년들이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대전도시공사가 수익성이 좋은 아파트 분양 사업에만 집중하고 주거복지 사업에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아직도 쏟아지고 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곰팡이나 관리가 부실한 시설의 경우에는 최대한 보수를 해주는 방향을 검토하는데 당시 실무진들의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상시 입주자 모집 공고를 통해 비어있는 세대에 대한 공실을 채워 더 많은 지역민이 활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양시, 평촌신도시 정비 ‘청신호’ 가속
  2. 위기 미혼한부모 가정에 3000만 원 후원금 전달
  3. 환자 목부위 침 시술 한의사, 환자 척수손상 금고형 선고
  4. 대전서 교통사고로 올해 54명 사망…전년대비 2배 증가 대책 추진
  5. 자립준비청년 자기계발비 300만원 후원
  1. 천안시, '담헌달빛관' 개관
  2.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2025년 활동지원사 힐링나들이'
  3. 장애인 보조견 환영합니다
  4. “웃으며 배우는 가족 소통법”
  5.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유한킴벌리 대전공장 사랑의 김장 나눔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와 당진시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당진항 일원에 대한민국 자동차 수출을 이끌어갈 최첨단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한다.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민선8기 도가 중점 추진 중인 '베이밸리 건설'과 '당진항 수출 전진기지 육성'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이정환 SK 렌터카 대표이사 등과 '케이(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처음으로 자동차산업과 항만물류를 결합시킨 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는 당진..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올해 대전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는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입지와 분양가 등 경쟁력을 갖춘 인기 단지가 선별되면서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화되는 분위기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에 나선 '도룡자이 라피크'가 침체된 분양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GS건설이 공급한 도룡자이 라피크는 1~2순위 청약에서 214세대 모집에 3636건이 접수되며 평균 1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B형은 59.1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대부분 1..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위해 모든 당원에게 ‘1인 1표’를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한다. 그동안 대표나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했던 규정을 개정해 모든 당원에게 투표권을 동등하게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내년 6·3지방선거에서 열린 공천 시스템으로 공천 혁명을 이룩하겠다"며 "19일과 20일 이틀간 1인 1표 시대 당원 주권 정당에 대한 당원 의사를 묻는 역사적인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