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지역균형 발전은 지역이기주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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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지역균형 발전은 지역이기주의가 아닙니다

최병욱 한밭대 총장

  • 승인 2021-10-05 10:25
  • 수정 2022-04-29 10:37
  • 신문게재 2021-10-06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최병욱 한밭대 총장
최병욱 한밭대 총장
자꾸 반복되는 이야기를 하게 되어 답답하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수없이 이야기해왔다. 그런데도 지역균형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을 지역 이기주의로 인식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매우 화가 난다.

최근에 어느 한 경제신문이 'AI 강국 코리아 정책 제안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였는데, 이를 전하며 'AI 인재를 키우려면 수도권 대학 정원부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수도권에 많은 기업들이 AI 인재가 부족하니 이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기업이 부족한 인재를 탓하는 것이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 AI 인재 공급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이 정답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 어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도권의 대학정원을 늘리고 지방의 학생들이 모두 수도권으로 몰려가는 일을 가속화 한다면 수도권을 제외한 대한민국은 텅 비게 되는데 이게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우리는 인구 감소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할 학령인구는 이미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인구학자 서울대 조영태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수도권 대학정원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42년이 되면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에 100% 입학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지방대학에는 국립대학조차 한명의 학생도 없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봄, 많은 지방대학들이 정원을 못 채웠다. 2년 후 시작되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10만 명 이상을 못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엄청난 정원 미달사태는 대부분 지방대학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그 때는 대도시에 위치한 국립대학들도 위기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정말 이렇게 지방 대도시의 인재양성 시스템과 교육생태계까지 무너지고 수도권만으로 국가가 운영되는 것이 과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를 서울공화국을 넘어 이제는 수도권공화국이라고 한다. 서울 중심의 산업, 경제의 팽창은 모든 것을 수도권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수도권 인구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넘은 것이 이미 몇 년 전이고,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방에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은 인구 과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을 투자해가면서 4기 신도시도 만들고, 광역철도망에 고속도로망을 하루가 멀게 늘려나가고 있다.

한 번 역발상을 해보자. 위와 같은 수도권 SOC 재정투자를 줄여 수도권에 사는 것이 불편하게 느끼게 하고, 대신에 지방에 재정투자를 늘려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지역 대학에 재정투자를 확대하여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고, 지역 공공의료시설도 최고수준으로 갖춰준다면 개인도 기업도 수도권보다 매력있는 지방으로 옮겨오고 싶어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몇 십년간 수도권 집중과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문제는 별개가 아니다. 수도권의 출산율이 타 지역에 비해 가장 낮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이 두 문제는 관계가 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하루에 몇 시간씩을 출퇴근에 소비하고 높은 집값으로 평생 내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즉 수도권 집중은 대한민국의 인구감소를 가속화 시키는 또 하나의 원인인 것이다. 3차원으로 만들어진 수도권보다 2차원으로 만들어진 지방 도시에서 AI 인재가 저녁이 있는 삶을 살면서 인공지능 혁신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려달라는 분들에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는다.

최병욱 한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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