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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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정상신의 교육에피소드 1 <정상신의 단짠단짠>
정상신의 교육에피소드 2 <정상신의 토닥토닥> 발간
교육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명감을 전하다

  • 승인 2021-11-07 22:06
  • 수정 2021-11-29 14:43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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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울타리를 짓습니다/만져본 적은 없어도/꿈 꾸어본 적은 있답니다.//‘우리’라는 울타리는/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이어집니다.//두 손 맞잡고 있으면/비바람에도 외롭지 않고/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요.//한번 해봅시다! 우리!’

정상신의 ‘울타리’





대전 교육계의 대표적인 여성 리더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정상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유성중 교장)이 <정상신의 교육에피소드 1 정상신의 단짠단짠>에 이어 <정상신의 교육 에피소드 2 정상신의 토닥토닥>을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상신 회장은 지난해 6월 대전미래교육연구회를 창립한 이후 세 권의 연구보고서도 발간했다. 대전 교육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깊은 사명감을 갖고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아 온 정상신 회장을 만나 책과 교육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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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님, 지난해에는 <정상신의 교육 에피소드 1 정상신의 단짠단짠>을 펴내시고, 올해는 <정상신의 교육 에피소드 2 정상신의 토닥토닥>을 발간하셨는데요. 두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예. 먼저 저의 첫 번째 책 <정상신의 단짠단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짠단짠’은 달콤함과 고단함, 짠맛, 고달픔 등을 젊은 감각으로 표현한 제목입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겪는 교육자로서의 성과와 더불어 아이들로 인해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모습을 응원하고 토닥토닥 응원하고자 쓴 책입니다. 교육자 입장에서는 커가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토닥토닥 해주는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가 변하고 있습니다. 늘 변화해오고 있었지만 요즈음은 유달리 변화의 경계에 날카롭게 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과 학교를 오가며 평생을 지내온 저로서는 여러 가지 감회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날 그날을 바쁘게 지내온 것 같은데 어느덧 36년을 한눈 한번 팔지 않고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니 젊은 날에는 부족함으로 인한 갈망이 가득했던 시절이었고, 이후로도 가정과 학교를 오가며 잠을 잊고 살던 뜨거운 시절로 기억됩니다. 극성스럽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교사가 되려고 변화하는 교육 정책을 무던히도 쫓아다녀 보았고, 영어교사로서 다양한 정책을 소화해내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제 자식처럼 여겨지고, 그들의 부모처럼 소중하게 여겨지는 마음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깨우고 씻기고 입혀서 책가방과 함께 또 기대와 함께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헤아려져서 학생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하고, 투정에 마음 약해진 적도 많았습니다. 그때그때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욕심껏 해보았지만 만족함이라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늘 부족함이 먼저 떠오르니 말입니다. 점점 더 교육의 중요성이 가슴에 와 닿고 생각이 깊어지는 걸 보면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싶습니다.

제 아버님은 평생 교직에 몸담으셨습니다. 스무 살에 교직을 시작하셔서 4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시다가 서대전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셨지요. 8년 전 하늘나라로 가실 때까지 교육 관련 뉴스에 귀를 세우시고 관심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아니 못 놓으셨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아버님은 길게 멀리 볼 줄 알면서 항상 본분과 본질을 강조하신 휴머니스트셨습니다. 교육의 기본이 사람에서 출발하고, 중심도 사람이고, 결론도 사람에 귀착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무심결에 들었던 아버님의 잔소리가 뜬금없이 되살아나고 고개가 끄덕여지곤 합니다. 교육에 대한 담론이 한 바퀴 돌고 돌아 다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돌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님 가시고 홀로 남겨진 어머님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자유를 느끼시기보다는 고독함을 호소하시니 아무래도 자식 노릇을 잘못하는구나 싶습니다.

저는 60 평생 동안 집과 학교를 오가며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여자로서 반갑지 않은 역할들이 운명적으로 맡겨졌죠. 저 정상신 말고도 아내, 엄마, 며느리, 교사, 시집간 딸, 여동생, 시누이, 올케, 숙모....그 많은 관계가 다 저에게 관심을 요구하더란 말이죠. 저와 같은 길을 걸어온 동료와 후배들에게 서로 다 아는 이야기를, 다 알지만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도란도란 풀어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우리들, 너희들 수고했어. 정말로!’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주고 싶었습니다.

수고스럽지만 가야 할 길이 고단할지라도 함께 간다면 즐겁고, 가면서 보람과 행복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아버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또 커피 한잔 타주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무언가를 하느라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붙어 있을 때면 자정 무렵에 아버님께서 아주~찐하게 달달한 커피를 타서 건네주곤 하셨습니다.

‘우리 막내! 안자고 뭐 허는겨~ 먹고 혀라~/뭐시든지 목표가 있음 여자라도 혀야지!’라고 말씀하시던 아버님이 그립습니다.

저는 <정상신의 단짠단짠>에서 ‘가슴으로 듣는 아버지의 노래’,‘가족과 함께 단짠단짠’,‘고단한 학교 보람 찾는 시간들’,‘뜨거움으로 단단해진 고마운 날들’,‘우리가 함께 하는 가치들’로 챕터를 나누고 가족 이야기와 학교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봤습니다. 가볍게 부담 없이 읽으실 수 있는 솔직담백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있어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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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님, 지난해 첫 번째 책 <정상신의 단짠단짠>에 이어 올해 펴내신 두 번째 책 <정상신의 토닥토닥>은 어떤 내용을 담으셨는지요.

▲교사, 장학사에 이어 교감과 교장으로 학교에 다니다 보니 어느덧 이렇게 나이가 들게 되었습니다. 누가 행복한가 물으면 학교가 있어서, 학생들이 있어서 더불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학생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들이 커 나가는 부산함과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열심히 꿈을 키우는 다부진 눈빛과 든든한 어깨의 학생들을 보면 흐뭇합니다.

교육은 국가 인재의 요람입니다. 그러니 평등과 공정으로 마지막까지 희망사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잘 커야 한다~ 토닥토닥! 선생님들께 수고 많으십니다~ 토닥토닥! 학부모님들께 감사합니다~ 토닥토닥! 그래 우리 서로 서로 토닥이며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토닥토닥....이런 메시지를 담아 두 번째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기쁨’,‘아픔’,‘공감’,‘성장’으로 챕터를 나누고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썼습니다.

아이들은 늘 책과 함께 합니다. 한 명에서 시작해 둘과 만나고 셋과 만나고 여럿과 만나고, 그리고 사회와 만납니다. 법은 질서를 주지만 교육은 행복도 줍니다. 좋은 짝, 좋은 관계는 교육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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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님, 지난해 6월 창립하신 대전미래교육연구회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시지요.

▲대전미래교육연구회는 창립한 지 1년 5개월이 지났는데요. 지난해 6월1일 47명이 모여 제1회 총회를 열고 출범식을 했고, 지금 회원은 500명 가량 됩니다. 대전 교육에 관심 있고 대전 교육의 발전을 바라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회원이 될 수 있죠. 교육 발전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모여 교육의 담론을 모으다 보면 힘을 얻습니다. 스스로 어려운 점의 해결책을 갖게 되고, 한 번 쯤 멈춰 서서 같이 생각해보고 현장 중심의 활동을 형식 없이 시작해보기도 합니다. 순수함이 강한 연구회죠. 메이커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코로나19로 역사상 전례 없는 시기를 보내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교실로 돌아온 학생들을 보니 학교에 활기가 생기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질병으로 휴교와 갑작스런 온라인 강의가 이루어지는 등 교육 현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지를 모아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현장에서 겪으면서 여러 가지 의견들과 아름답고 보람찬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고, 이를 나누고 서로 배우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있어 오던 중에 우리들의 교육 현장 이야기를 담아낼 그릇으로 대전미래교육연구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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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전미래교육연구회를 시작하면서 짧게나마 우리 교육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학교라는 제도는 1883년 봄 함경도 덕원에서 최초의 근대사립학교인 원산학사가 개혁파 인사들의 주도로 설립돼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894년도 제1차 갑오개혁과 함께 학무아문이 설치되어 교과서 편찬을 시작하고 이후 기독교가 선교의 목적으로 배재학당 등 많은 근대학교를 설립해 운영함으로써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개화기 때의 근대학교는 개신학교와 민족학교를 통해 사회변화를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이후 암울한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고난의 시기에도 학교는 민족의 정신을 담아내려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6.25 전쟁 후 절대빈곤의 악순환에서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산업화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도 학교 교육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농업과 실업학교 중심 교육과정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1970년대는 상업학교, 1980년대는 공업학교가 활성화되었고, 대학 교육이 보편화 됨으로써 사회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습니다. 산업화 시대를 성공적으로 견인하면서 우리 교육은 국민을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지대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산업화가 한창일 무렵인 1980년대부터 미국의 문명평론가인 앨빈 토플러와 다니엘 벨은 『제3의 물결』과 『제3의 기술혁명』을 통해 1만 년의 농경 기술사회를 제1 물결, 300년의 산업혁명 시대를 제2 물결이라 정의하며 향후 제3의 물결인 정보·통신기술이 문명사회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석학들의 전망과 예측처럼 1980년대 이후 사회는 정보·통신기술이 중심이 되어 발달하였고 그 발달 속도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학교는 지식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는 교육이 되고자 교육 정보화 구축에 매진해 교육환경 전반에 걸쳐서 많은 부분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미래사회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 AI)과 로봇의 발달로 더 많은 변화가 예견됨에 따라 교육 또한 변화를 요구받아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마간산처럼 둘러보아도 우리나라 교육은 지난 130년간 비교적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이뤄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0년 현재에도 우리 교육 앞에는 도전할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나온 과정을 생각할 때 교단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그간의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나아갈 미래를 바라볼 때 선생님들의 역량에 기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미래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사회현상과 변화들을 생각할 때, 교육을 실천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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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기에는 교육체제의 변화보다는 과밀학급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더 많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지도하는 일, 그리고 학생의 성취와 성장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선생님의 주된 업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식 정보화 시대에는 학교 체제를 정보화 체제로 패러다임 전환에 전념한 결과 선생님들은 학생의 제반 행정업무와 회계업무까지 도맡게 되고 학생 교육 활동도 정보화 체제의 교육공학에 맞추어 변화된 수업을 실행하기 위해 바쁘게 지내오고 있는 것이 교단의 현실입니다.

이제 다가오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 학생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동안의 우리 교단 상황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 우리들의 고민과 의견을 함께하자는 것은 자연스런 바람일 것입니다.

예전에 교육 선배님들에게는 교무실에 ‘화롯가 담론’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또 한 학기를 마치고, 한 학년을 마치고 우리들끼리 거창한 이론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걱정하며 아이들을 위해서 더 나은 수업 방법과 더 나은 학생 지도 방법, 그리고 학생 이해 정보와 생활지도 방법 등에 대해 격식과 격의 없이 도란도란 나누던 따뜻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자리였습니다. 이처럼 저희 대전미래교육연구회의 작은 모임은 화롯불 곁에서 정담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저희 연구회는 선배들의 화롯불처럼 그동안 피곤한 교육 활동의 격랑 속에서 애써 발맞추느라 피곤해진 심신을 잠시 녹이고 두런두런 두서 없지만 진실을 담은 몇 마디를 나눌 수 있고, 헤어질 때는 서로서로 힘을 얻어가는 그런 정담의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자리가 이루어지기까지 뜻을 모아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전미래교육연구회가 저희 교사들의 쉼터가 되고 상생과 발전의 화롯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로 학교는 힘든 시절을 지나왔습니다. 대면 수업과 비대면 원격수업 촬영, 동영상 편집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 환경 방역에도 힘썼고 학생들과 더불어 낯선 환경에 서로 적응하는데 있어서 소소한 신 풍경으로 인해 웃음 짓는 일도 많았습니다. 고난을 이겨낸 한해였다고 자부합니다.

모든 미래학자들이 인류 문명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로 구분 짓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역사의 분수령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만 그런 것이 아니겠지요. 교육도 그 어느 분야 못지 않게 중요한 변화의 시점에 서 있습니다.

저희 대전미래교육연구회의 역할이 매우 크고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대전미래교육연구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회원 간의 친목도 돈독해지고 꾸준히 회지를 발간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대전교육의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은 내용과 형식,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습니다. 교육 현장의 현황과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그 어떤 생각이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뜻깊고 보람된 우리들의 활동 기록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원 간의 친목을 돈독히 하면서 활발한 교류를 유지하고 있고, 대전 교육의 담론을 키워나가면서 대전미래교육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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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대전미래교육연구회에서는 여러 차례 교육포럼도 개최하셨다지요?

▲예, 그렇습니다. 교육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포럼을 열고 있습니다.

저희가 대전미래교육연구회(대미연)를 시작하면서 교육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가 많지만, 그 중 환경교육이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공감해왔습니다. 환경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모시고 포럼을 하게 되어 무척 보람된 자리였습니다.

대전미래교육연구회는 교육 현장의 고민을 함께 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활동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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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궁금합니다.

▲만 18세에 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27세에 교장이 되셨던 아버님은 서른 다섯에 서른 하나인 어머님 사이에 저를 낳으셨는데 무뚝뚝하지만 자상하신 아버님과 소설 <어린왕자>의 장미꽃 같은 어머님 사이에 막내딸로 태어난 저는 부모님과 오빠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남부러울 것 없는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쭈꾸미와 새조개를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위해 해마다 홍성 남당리에 새조개를 사드리러 지금도 가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박사 받고 에트리 연구원 하다가 97년부터 고향인 부산의 동아대 교수로 부임해 지금은 동아대 교학부총장인 남편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코딩 작업을 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큰아들, 대전마케팅공사 다니는 작은 아들과 함께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교사 시절 30대 초반에 모교인 충남대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박사를 마쳤습니다. 도전적으로 열심히 삶을 개척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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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교육현장에서 느끼시는 점들에 대해 말씀해주실까요?

▲교육자들은 존재 이유가 학생의 시선과 입장이 되어 그들과 소통하며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교육은 지극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의 출발은 안정적인 보수입니다. 정책은 진보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밖에 없죠. 그게 학교의 속성입니다. 오랜 세월 교직에 있다 보니 이해하려면 이해 못할게 없습니다. 삶의 내공이란 게 있는 법이죠.

요즘은 자녀 수가 적다 보니 외동아이들도 많은데 학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학부모들이 하소연하러 학교에 오십니다. 학부모들의 말씀을 차분히 정성껏 들어드리면 그들이 많은 부분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화풀이를 교장에게 하면 뭔가 보상받는 느낌도 드시겠죠. 대화를 조곤조곤 나누다 보면 학부모님들의 화도 누그러지고 마음이 풀리시는 것을 느낍니다. 학부모님께 뭘 더 바라겠는지요. 인생이 오늘 살고 말 것도 아닌데요. 앞으로 갈 길이 창창한 아이들 문제에 있어서 같이 고민해드리고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제가 아는 만큼 알려드리고 느긋하게 들어드리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됩니다. 차가운 녹차가 흥분을 가라 앉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학부모님들은 담임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일러바치러 교장에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학부모님의 학창시절을 투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애와 무시가 주된 민원 사항이지요. 학교라는 곳은 모든 시민, 모든 계층의 자녀들이 오는 곳이다 보니 전과 5범의 자녀, 조폭의 자녀도 오지만 그 자녀만큼은 그 집안의 꽃인 거죠.

저는 책을 좋아해서 꾸준히 이 책 저 책 읽는데요. 책에는 다양한 관점이 담겨 있고 사연과 솔루션이 있습니다. 사례를 들어 가르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저는 <삼국지>와 <대망> 등 대하역사소설과 고전을 즐겨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문제를 풀어가고, 책에 있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어떤 책이든 상대방의 의견을 배척하라는 책은 없습니다. 학부모님이 속상해서 오시면 미안하다고 사과드리고 ‘교육 활동에 잘 반영하겠으니 지켜봐 주시라’고 잘 다독여드립니다. 그 학생에게도 아빠 말씀이 구구절절이 옳더라 하고 다독다독해서 보냅니다. 관리자가 선생님들 노력을 쉽게 볼 수는 없는 거지요.

요즘 학교 현장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간보다 그 외의 업무를 처리해야 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학생 수는 줄고 있는데 교육 예산은 엉뚱한 곳에서 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죠. 행정공무원보다는 교사 수를 늘려야 교육의 질이 높아집니다. 1년이면 협조공문이 1만3000건이나 내려옵니다. 대부분 지시형 공문이다 보니 업무 보고할 게 많다는 뜻이죠. 시설관리업무까지 교사가 해야 되니 선생님들이 수업 준비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일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이 없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나 심리를 케어하는 대화의 시간과 스킨십의 시간이 있어야 학생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데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학폭으로 처벌받고 상처받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못 찾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교육이란 관점에서 보면 개량적인 관점이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교사들은 수업이 끝나면 행정업무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가는 피해가 큰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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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님은 어떠한 교육 성향을 갖고 계신지요.

▲저는 진보적 보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공동체는 보수인데 미래를 위해 진보를 택합니다.

교수는 교육감 출마할 때 휴직이 가능하지만 초, 중, 고 교사는 사표를 내고 출마해야 되는 점도 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최근 헌법재판소에 가서 헌법소원을 내고 왔습니다. 교원 처우에 대한 부당함을 바로잡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교사 노조와 함께 초등분야의 선행학습도 시리즈로 다뤘으면 좋겠고, 학부모들의 궁금증도 풀어드렸으면 합니다. 학부모들의 불만, 학군 배정, 궁금한 내용 등을 Q&A 형식으로 다루는 시리즈를 중도일보와 함께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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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님, 대전 교육이 어떻게 발전해가길 원하시는지요.

▲침체와 정체, 업무 과부하 문제를 좀 더 현명하게 합리적으로 새롭게 추진해나가길 원합니다. 너무 답보적인 것은 수정해 나가야겠지요. 현장에서는 독서교육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교육이 이뤄지려면 문해력이 떨어져서는 안됩니다. 교육자적 입장에서 볼 때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답니다. 어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리터러시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제대로 교육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문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기본 교육을 탄탄히 하기 위해 독서교육을 해야 되는 것이지요. 문해력은 모든 지식 구조의 기본입니다. 앞으로 2050년도가 되면 환경 문제 때문에 숨쉬기도 어렵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교육 과정에서 환경을 부전공으로 선택해야 될 시대입니다. 제도권에서 환경교육을 등한시해왔는데 독서교육과 환경교육이 기초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무너진 문해 교육과 환경 교육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교육과정에서 코딩 교육 역시 공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딩교육은 그 문화 시스템의 종속적인 존재가 되는 겁니다. 미래의 가장 생산적인 분야는 메타버스입니다. 저는 지금 메타버스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답니다. 제가 교장으로 있는 유성중학교에서 965명 전교생에게 책을 사주고 있습니다. 문해력이 중요하고 독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대전교육은 발 빠르게 진보적으로 접근해야 됩니다.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대전 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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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신 회장은 누구?

▲1961년 대천 출생. 온양온천초, 천안서여자중, 성모여고, 충남대 영어영문학과 학사, 석사, 박사, 교육부 초등영어교과서검정위원 및 심의위원, 대전시교육청 고등학교 입학전형위원,대전시교육청 교육정책개발연구위원, 교육부 교육과정심의위원 외국어(영어) 교과소위원회, 교육부 교육과정심의위원 중학교소위원회, 교육부 전국 100대 교육과정우수학교 심사위원, 교육부 인성교육실천사례 심사위원, 교육부 교육과정연구학교 컨설팅위원, 교육부 진로교육 SCEP 연구학교 컨설팅위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실수업개설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영어)심사위원,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양성기관 평가위원 등 다수, 한남대 사범대학 교직과 겸임교수 역임, 대전외삼중 교장, 대전갑천중 교장 역임.

박사학위 논문 <영어복합명사의 개념구조론적 기술> 외에 <교사 양성 및 채용 정책의 현장 적합성과 혁신 방향에 관하여> 등 다수의 연구 활동. 현재 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유성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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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여론` 어쩌나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여론' 어쩌나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전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강한 추진 동력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3월까지 통합 관련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시작점인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도 24일 만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에서 '주민 의견 부족' 등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이 3파전으로 재편된다. 출마를 고심하던 장종태 국회의원(대전 서구갑)이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기존 후보군인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대전·충남통합과 맞물려 전략 재수립과 충남으로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준비하는 등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장종태 국회의원은 2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동안 장 의원은 시장 출마를 고심해왔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민주당의 대전·충청권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해야 한..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정부의 본격적인 시장 개입으로 144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역 경제계는 가파르게 치솟던 환율이 진정되자 한숨을 돌리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우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8일 금융시장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4일 1437.9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로 치솟으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으나, 24일 외환 당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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