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유럽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유럽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서준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22-07-11 09:3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준원 박사
서준원 박사
목하 유럽은 전쟁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연일 전장의 참혹함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유럽 언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을 유럽전쟁(war in europe)으로 부른다. 훗날 이 전쟁이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겠지만, 우-러 전쟁은 이미 유럽전쟁이란 개념으로 취급되고 있다. 유럽은 늘상 전쟁으로 얼룩진 곳이다. 전쟁 기간도 길어 100년, 30년 전쟁이 있었고, 심지어 세계 1차, 2차 대전의 진원지와 전장도 유럽이 본 고장이다.

냉전체제 시기와 냉전체제 와해 이후에도 서유럽은 유럽사에서 볼 수 없던 가장 긴 시간의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소련이 붕괴되면서 그 후유증이 작금에 이르러 전쟁의 도화선으로 재등장했다. 러시아의 공격은 정식 선전포고조차 없는 비열한 전쟁으로 등장했다. 아마 선전포고의 후과가 너무 무겁기에 국제법에 어긋한 행동을 취한 것 같다. 아무튼 우-러전쟁은 언젠가는 휴전과 협상을 통해 전쟁배상의 과정을 거치면서 마무리될 것이다.



우리가 전쟁에 관심을 두지 않더라도, 우리 곁엔 전쟁도발 개연성이 상시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실 강력한 독재자나 지도자라 해도 개전을 선언하기 쉽지 않다. 승패를 떠나 그만큼 막대한 희생과 결과가 두려운 것이다. 국가가 한시적으로 '합법적 살인'을 허용하는 행위가 곧 전쟁이지만, 여기에 이념과 가치관 및 다양한 갈등까지 섞어지면 전쟁은 더욱 가열된다. 전장으로 등 떠밀려 나가는 자들은 국가와 전쟁결정가, 즉 그런 지도자를 탓할 기회와 저항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국익을 앞세운 지도자의 아둔한 결정과 특히 이념과 가치마저 때론 독약이 되기도 한다.

서독 초대 수상 아데나워는 동서진영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고심에 빠졌다. 히틀러의 만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눈총과 죄과를 간가 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동서진영 간의 분열을 마냥 지켜만 볼 수 없는 서독이었다. 아데나워의 선택과 결정은 서방과의 연대(west integration)였다. 이후 서독은 동독과 통일을 이루고 서방과의 유대관계를 든든하게 유지해왔다. 그 덕에 유럽에서 강력한 지도적 국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번 유럽전쟁은 재무장까지 허용하면서 독일을 다시 전장으로 불러내고 있다. 역사의 변증법이자 역설이 아닐 수 없지만, 차제에 2차 대전 주범국 독일과 일본은 재무장과 타국공격까지 허용되길 기대하는 현실이다.



냉전체제 초기에 동서독 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 즉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졌다. 한국전쟁이 3차 대전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예상도 있었지만, 한반도의 분단으로 그런 예상이 빗나갔다. 반세기를 넘겨서도 남북한의 대결국면은 여전하다. 반면에 한미동맹과 북·러·중 간의 동맹도 여전하다. 우리 주변국 간에 적대적 관계와 동맹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니, 한반도는 아직도 뜨거운 화로다.

유럽전쟁의 상징성과 전망을 고려하면 3차 대전 발발 또는 신냉전체제의 등장이 우려되고 있다. 한반도 입장에선 유럽전쟁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유럽전쟁으로 그간에 구축되었던 세계화 현상마저 급격하게 퇴색될지도 모른다. 기존의 경제, 외교 및 안보 관련 사안도 신냉전체제 관점에서 다뤄질지도 모른다. 서유럽국가를 중심으로 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유럽연합)의 미래도 함께 변할 것이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NATO 회의에 참가한 것 자체가 그런 복잡한 국제사회의 변화를 예고해주고 있다.

국제사회는 지극히 현실주의로 움직인다. 국가는 국익 우선과 자국의 국민을 지켜야만 하는 중대한 책무가 있다. 우리 국민은 나로호가 우주로 향하고 각종 방산사업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북한과의 대결국면이 심상치 않다는 현실도 잘 알고 있다. 유럽전쟁을 먼 나라의 사안으로만 여겨선 안 된다. 윤 정부는 한미동맹의 틀을 지키면서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외교를 펼쳐주길 바란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설정도 한미일 관계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 경제, 안보 및 외교의 선택과 집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기름값 폭등에 전국서 순위권... 이재명 대통령 제재 방안 주문
  2. '스프링캠프 마무리' 한화이글스 시즌 준비 돌입
  3. '조상호 시장 예비후보' 베이스캠프 공개...본선 정조준
  4. [유통소식] 봄 앞두고 분주한 대전 백화점과 아울렛
  5. 택배 물류센터 직원이 41차례 택배 절취 '징역형'
  1. 유세종, 대한방사선사협회 26대 부회장 당선
  2. 입학 했지만 졸업은 딴 곳에서…대전권 4년제 대학생 중도이탈 증가
  3. 대전 진보교육감 단일화 성광진·강재구 2인으로 진행… 30일 단일화 후보 발표
  4. 충남 하천·계곡 불법 점용시설 뿌리 뽑는다
  5. [사설] '금강수목원 국유화' 선거 공약 삼아야

헤드라인 뉴스


무상교복? 대전은 유상교복!… 중·고교 90% 교복값 초과

무상교복? 대전은 유상교복!… 중·고교 90% 교복값 초과

무상교복 지원사업을 시행한 지 7년 째지만, 대전 지역 중·고등학교 가운데 90% 이상은 기본 교복 구매 시 지원을 받고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장형 동·하복 한 벌씩만 주문해도 평균 3만 원 가량 차액이 발생하는데 체육복·생활복·셔츠 여벌 등을 더하면 수십만 원이 깨져 학부모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정부가 교복값을 줄이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면서 이달 중 대전교육청도 학교별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5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고민정 의원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대전 중·고교 157곳..

통합 무산때 재정 공백…충청광역연합 대안 카드 부상
통합 무산때 재정 공백…충청광역연합 대안 카드 부상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끝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른바 플랜B로 충청광역연합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통합 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논의되던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 역시 초광역 협력체계인 충청광역연합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충청권이 이번에 통합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이재명 정부 국가균형발전 대전제인 5극 3특 전략에서 역차별을 받지 않기 위함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남과 대전은 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4년간 20조'라는 인센티브 등 각종 재정 지원과 제..

대전 기름값 폭등에 전국서 순위권…이재명 대통령 재제 방안 주문
대전 기름값 폭등에 전국서 순위권…이재명 대통령 재제 방안 주문

대전을 비롯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가격 폭등 재제방안 언급이 실제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가량 시차가 발생하는데, 중동발 전쟁 확산 이후 주유소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전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전국에서 두 번째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경유는 네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