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이태원 포비아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이태원 포비아

아무리 사후약방문이라도

  • 승인 2022-11-08 19:04
  • 수정 2022-11-08 19:0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은 불과 한 치 앞조차 가늠하지 못한다.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10월 29일은 토요일이었다. 당일 필자는 다섯 군데의 취재를 하느라 새벽부터 바빴다.

'2022 대청호 오백 리 길 걷기대회'에 이어 대전시청 남문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제11회 일류도시 대전 NGO 시민축제'를 카메라에 담았다. 칼국수로 점심을 대충 해결한 뒤엔 서구문화원 앞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보라매 문화 산책 축제'를 취재했다.



이어 두 곳에서 더 인터뷰한 후 귀가하자마자 파김치가 돼 나가떨어졌다. 그리곤 기사를 쓰려고 습관처럼 이튿날 새벽 4시경 일어났다. 뉴스가 온통 '핼러윈 참사'로 도배되어 있었다. 너무 경악하여 정신까지 아찔했다.

어째 또 이런 일이……!! 핼러윈(Halloween)은 만성절(萬聖節) 전날인 10월 31일에 행해지는 축제이다. 새해와 겨울의 시작을 맞는 날로, 아이들은 괴상한 복장을 하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얻어먹는다.



고대 켈트 민족의 풍습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만성절'은 그리스도교의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성인의 축일'이라고도 한다. 그 전야인 핼러윈은 새 불을 피우는 날로서 성대한 화제(火祭)가 행하여졌다.

농민은 불을 피워서 선조의 영을 인도하고 악마를 쫓았다. 이를 우리나라에 비교하면 정월 대보름 행사쯤 되는 셈이다. 따라서 해마다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비판하거나 폄훼하는 건 옳지 않다.

어쨌든 '핼러윈 참사'는 순식간에 300명이 넘는 사망자와 부상자를 남기며 우리의 고질병인 안전 불감증에 다시금 경종을 울렸다. '핼러윈 참사'에서 우리는 새삼 '하인리히 법칙'를 발견하게 된다.

1920년대에 미국의 어떤 여행 보험 회사의 관리자였던 허버트 W. 하인리히는 7만 5000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아주 흥미로운 법칙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1931년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산업 안전에 대한 <1 : 29 : 300 법칙>을 주장했다.

이 법칙은 산업재해 중에서도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또 운 좋게 재난은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상처를 당할 뻔한 사건이 300번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확률로 환산하면,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고의 발생 확률은 90.9%, 경미한 재해의 발생 확률은 8.8%, 큰 재해의 발생 확률은 1%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 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초기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주변에서도 쉬이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러시아워 때 콩나물시루가 된 시내버스가 내리막길에서 급정거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치자.

이런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승객은 순식간에 앞으로 쏠리면서 제2의 '이태원 포비아(phobia)' 사태가 발생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공포증'을 의미하는 포비아는 사실 우리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콜 포비아(call phobia)는 '보이스피싱'처럼 전화로 음성 통화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증세를 말한다. 케모포비아(chemophobia)는 화학 제품에 대해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증세이다.

아무리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 할지라도 철저한 대비로 다시는 '이태원 포비아'가 발생해선 안 된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질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202206110100065620002010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상호 시장 예비후보의 승부수… 32개 현안 초점은
  2. 소진공-경찰청, 피싱범죄 피해 예방과 근절 업무협약 체결
  3. 스포츠 스타 6인방, 4월 7일 세종시 온다
  4.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0선거구 임채성 "3선 도전, 경험·노하우로 변화 이끌 것"
  5. 대전 안전공업 참사 대표 사죄! 참사 원인에 묵묵부답 '왜 불 안끄셨어요'
  1. [포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클린워크 ON(溫) 나눔' 봉사활동
  2. 충남대 ’AI 컴퓨팅 센터‘ 문 열어…국립대 중 최초
  3. 세종시, 건축사회와 '재난 피해' 지원 맞손
  4. 한화 이글스, 28일 개막전 시구는 박찬호
  5. 안전공업 화재 참사 대표 유족에 공식 사과…막말 논란은 침묵

헤드라인 뉴스


[대입+] 3월 학평이 보여준 수능 변수… 선택과목 격차와 사탐런 주목

[대입+] 3월 학평이 보여준 수능 변수… 선택과목 격차와 사탐런 주목

2027학년도 고3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3월 24일 치러지면서 선택과목별 유불리와 사탐 쏠림 현상이 다시 확인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3월 학평이 단순한 성적 확인을 넘어 선택과목 적합성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실전 전략을 점검하는 첫 시험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본보는 주요 입시업계 분석을 통해 이번 시험의 특징과 수험생들의 대입 전략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3월 학평은 수능 적응력을 높이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을 위해 시행됐다. 특히 고3은 현행 수능과 동일하게 국어와..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D-30… "준비는 끝, 실행의 마지막 단계"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D-30… "준비는 끝, 실행의 마지막 단계"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전시·체험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며 관람객 맞이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오진기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26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박람회 D-30준비상황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전시 중심에서 세계최초 원예치유를 주제로 치유 받는 박람회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람회는 4월 25일부터 5월 24일까지 30일간 꽃지해안공원과 수목원·지방정원 일원에서 진행되며 주행사장 내 5개 전시관, 1개 체험관, 1개 판매장,..

[재산공개] 이장우 대전시장 29억…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마이너스 3억
[재산공개] 이장우 대전시장 29억…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마이너스 3억

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를 제외한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 3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청권 시도의장 4명 중에는 이양섭 충북도의장이, 대전 5개 구청장 중에는 서철모 서구청장이 가장 재산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자 재산현황을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가운데서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29억 6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전년보다 93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 서산 석유비축기지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산 석유비축기지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