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목인성 대선칼국수 대표 "대전의 대표 칼국수 브랜드로 성장할 것"

[중도초대석]목인성 대선칼국수 대표 "대전의 대표 칼국수 브랜드로 성장할 것"

-1954년 외조부가 대전역 앞 나무의자와 탁자 놓고 시작
-창업주 외조부부터 좋은 재료에서 맛이 제대로 나온다 강조
-세종시 등 대전 인근 매장 확대 계획, 브랜드가치 높이는데 집중 할 것

  • 승인 2022-11-21 11:14
  • 수정 2022-11-21 14:27
  • 신문게재 2022-11-22 9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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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칼국수 3대째 운영중인 목인성 대표. 금상진 기자
치밀한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한 외식 프랜차이즈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수십 년간 굳건하게 명맥을 유지하며 전통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 소위 노포(老鋪)라 불리는 오래된 맛집이다. 대전은 칼국수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오래전부터 칼국수가 유명했다. 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만 500여 곳이 넘고 대를 이어가는 집들도 20곳이 넘는다. 대선칼국수는 대전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54년 대전역 앞에서 허름한 천막을 치고 시작한 것이 대선칼국수의 시작이다. 창업주인 고 오영환 대표부터 딸 오세정 전 대표 그리고 외손자 목인성(51)대표에 이르기까지 3대째 대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대선칼국수의 맛의 비결과 경영 철학 그리고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선칼국수의 역사와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을 듣고 싶다.

▲대선칼국수는 1954년 외조부 고 오영환 대표가 대전역 앞에서 포장마차 형태의 건물에 나무 의자와 탁자를 놓고 시작했다. 60년대 무렵 옛 아카데미 극장 앞으로 옮겨 운영했고 1990년 어머니인 오세정(74) 전 대표가 대흥동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현재의 대전시청점은 2001년 원도심에서 관공서들이 이전함에 따라 함께 옮겨왔다. 창업주인 외조부께서 최초 외삼촌에게 가업을 물려주셨는데 일신상의 이유로 손을 놓으셨고 가게 일을 종종 도왔던 어머니가 2대 운영자로 물려받았다. 가업을 이어받아 성실하게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언젠가는 가게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10년 전부터 식당 일을 조금씩 배우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맛 비결이 있다면?



▲외조부께서 가게를 운영할 때부터 식재료는 최상품만 취급했다. 수육 재료인 고기부터 채소류까지 재룟값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좋은 재료를 써야 맛이 제대로 나온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들었고 그것이 대선칼국수의 운영 기조가 됐다. 아무리 오래 거래한 집이라 하더라도 그날 재료가 신선하지 않으면 돌려보냈다. 한번은 30년 넘게 고기를 납품했던 집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냄새가 평소와 다르다 하여 통째로 돌려보내셨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우리 가게가 왜 유명해졌고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단골들이 제법 많아 보인다. 손님마다 오랜 이웃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재의 시청점으로 옮겨 오기 전 할아버지와 어머니 때 손님들이 지금도 우리 가게를 찾아주고 있다. 나이가 제법 드신 어르신들도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신다. 그분들 손에 이끌려 가게를 찾았던 자녀들이 또다시 자신들의 자녀들을 데리고 가게를 찾아주신다. 단골이 단골을 만들고 손님들도 대를 이어가며 우리 집을 찾아주고 있다. 간혹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시던 분들이 한동안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나중에서야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다. 그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오셨을 때 더 잘해드렸어야 한다는 후회를 한다. 바쁜 와중에도 손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젊은 시절을 기억해주시는 손님들에게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오래된 노포가게인 만큼 직원들의 연륜도 제법 있어 보인다. 직원들과의 소통은?

▲찬모님부터 주방 일을 돕는 직원들까지 최소 30년 이상 일하신 분들이다. 나에게는 한분 한분이 선배들이고 스승님이다. 매장 관리에 대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움직여주신다. 중년 나이에 갑자기 가게 일을 배우겠다고 매장으로 나온 저를 보고 불편해할 수도 있었는데 누구 하나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으셨다. 그래서 항상 존중하려 노력했고 직원들도 그런 저를 대표로 인정해주는 것 같다. 피만 섞이지 않았을 뿐 나에게는 소중한 이모들이고 가족들이다.

-대전은 칼국수가 특화된 도시다. 대선칼국수 대표가 선정한 대전의 대표 칼국수를 말한다면?

▲우선 대선칼국수는 꼭 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다.(웃음) 복수분식이나 신도칼국수, 공주칼국수를 자주 찾는다. 주변에서 경쟁상대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식당들은 몰라도 그 집들과 경쟁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경쟁보다는 대전의 맛을 함께 만드는 동업자라 생각한다. 공주칼국수는 전날 술 약속 이후 해장하러 찾는 집이다. 가게마다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다. 어디가 더 맛이 좋고 대전의 대표라 말할 순 없는 것 같다.

대선칼국수세트
대선칼국수 메인메뉴 상차림 오징어칼국수, 수육, 비빔칼국수, 칼국수(대선칼국수)
-70여 년간 변하지 않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좋은 식재료가 기본이다. 수육의 경우 육질의 부드러운 암퇘지를 쓴다. 그중에서도 가장 연한 부위가 돼지의 배 부분인데 전지(앞다리)와 삼겹살, 갈빗살, 항정살이 주로 쓰이는데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정해져 있어 수급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소스는 어머니께서 직접 개발한 소스를 내려받아 쓰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낼 수 없는 차별화된 맛이라 손님들도 많이 좋아하신다. 칼국수는 대흥동 시절 직접 뽑아냈던 반죽 레시피를 그대로 재연해 납품받고 있다. 칼국수 면은 온도에 따라 면이 익는 속도가 다르다. 미세한 차이가 면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력 있는 직원이 면을 다루고 있다.

-대전칼국수는 수육과 칼국수도 유명하지만 칼칼한 오징어 두부두루치기도 유명하던데?

▲두루치기는 원래 기본 메뉴에 없었다. 10년 전 아버지와 함께 우연히 방문한 식당이 있었는데 그 집 두루치기를 먹어 보니 우리 집에서도 이 정도의 맛은 낼 수 있겠다 싶었다. 다른 첨가물은 넣지 않고 순수하게 주방에 있던 소스와 재료만으로 만들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 이후로 메뉴판에 올렸고 지금은 칼국수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나가는 대선칼국수의 대표 음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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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칼국수 목인성 대표가 대전 시청점을 다녀간 연예인들의 사인을 소개하고 있다.금상진 기자.
-매장 곳곳에 연예인들 사진과 사인이 제법 보인다. 누가 다녀갔나?

▲대전에 공연을 오거나 촬영차 방문한 연예인들이 주로 찾는다. 특히 대전 출신 배우 송중기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한데 오래전부터 어머니와 송중기 어머니가 친자매처럼 막역하게 지내신다. 최근에는 여행도 함께 다녀오셨다. 송중기 외에도 가수 이승철, 개그맨 이홍렬, 심형래, MC 조영구, 배우 이정섭, 야구선수 류현진이 기억에 남는다.

-시청점 외 다른 매장이 있는가? 향후 매장 확대 계획은?

▲시청점이 본점이고 관평점과 가오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멀리서 본점까지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 체인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본점의 맛이 변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방문해 관리하고 있다. 다행히 분점 사장님들 모두 성실하신 분들이라 큰 어려움은 없다. 종종 매장 확장을 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현재 세종시 등 대전 인근에 매장을 늘릴 계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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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칼국수는 평일과 휴일 관계 없이 점심 무렵이면 200석 홀이 손님들로 가득 찬다. 금상진 기자
-대선칼국수가 시민들에게 어떤 곳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나?

▲누구나 쉽게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가게가 되었으면 한다. 손님들이 아무 때나 와서 칼국수 한 그릇 드실 수 있도록 브레이크 타임도 두지 않았다. 가게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는 매장 관리에 집중하느라 홍보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최근에 유명 유튜버인 쯔양이 다녀갔는데 조회 수가 200만 건이 나왔고 이후 젊은 손님들이 제법 많아졌다. 70여 년 전통의 맛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선칼국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됐다. 외조부부터 어머니 그리고 손자까지 3대에 걸쳐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시민들과 고객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며 초심을 버리지 않는 자세로 대전을 대표하는 칼국수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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