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생각이 자라는 대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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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생각이 자라는 대화 수업

세종시교육청 정책기획과 학교교육지원센터 김현규 교사

  • 승인 2023-07-06 08:18
  • 수정 2023-07-06 11:49
  • 신문게재 2023-07-07 18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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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교사
"'억울하면 출세하라'라고 말하기보다 '출세하지 못한 사람도 최소한 억울한 일을 겪지는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공부한 사람으로서 마땅한 태도입니다.

'오십보백보'니까 그게 그거라고요? 잘 생각해 보세요. 오십 보랑 백 보는 두 배 차이가 납니다. 거기서 거기가 아닙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고요? 백지장은 내가 들 테니 그 시간에 넌 다른 할 일을 찾아서 하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그래야 능률이 올라서 일을 빨리 끝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안 한 것만도 못하다'라고요? 아니죠. 한 만큼 이익입니다.

'한 우물 파기'가 무슨 뜻이냐고요?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끝까지 한다는 뜻이에요. 한 우물만 계속 파도 얻는 게 있고, 이 우물 저 우물 파는 것도 비록 끝까지 파지 못하더라도 이익이 있습니다.

전문가가 되진 못하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면 그건 또 그거대로 좋겠지요. 경험의 폭이 넓어지니까요."

속담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보는 수업의 한 장면입니다.

처음에 제가 시범을 보이면 학생들은 금세 더 기발한 생각을 해냅니다.

'청출어람'이라더니 과연 맞는 말입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를 '여럿이 힘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해낼 수 있다'라고 말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네요. 그래도 기특합니다. 수업을 준비할 때는 학생들이 속담을 잘 모르면 어떡하나 이런저런 걱정이 듭니다.

하지만 제 예상보다 훨씬 더 속담을 재치 있게 바꾸고 해석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감탄합니다.

수업을 대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설명과 발표도 필요하지만, 수업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생각이 자라기를 바라서입니다. 낯설고 새로운 내용을 익숙한 대화 형식에 담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오늘 수업 시간에 나누었던 이야기를 각자 어떻게 이해하고 정리했는지 간략하게 나누고 전체 내용을 정리하여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유로우면서 체계적인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멋을 부려서 얘기하자면 일반적 지식을 바탕으로 독창적 사고를 끌어내는 과정에 적절히 개입하여 활동을 촉진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교사가 질문하기·듣기·관찰하기 등의 전문가여야 합니다.

대화 중심의 수업은 미리 각본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 수업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대답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 화제가 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질문을 잘해야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콩 심은 데 콩 난다'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분명한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관찰합니다.

소수의 학생이 대화를 독점하는 건 아닌지, 짝 활동·모둠 활동으로 전환해 학생들끼리 의견을 나누도록 해야 할지를 잘 살펴서 결정합니다.

너무 소란스러워질 때는 잠시 분위기를 전화시킵니다.

재미있고 즐거운 수업은 배움이 있는 수업입니다. 재밌는 방식으로 수업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걸 깨닫고 배우는 자체가 큰 재미입니다. 학생들이 그걸 알아간다면 수업의 가장 큰 목표를 이루는 거라 믿습니다.

교사로 사는 게 쉽지 않고 좋은 교사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늘 고민합니다.

전문성을 갖추고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선생님 응원합니다. 함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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