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카페로 옮겨간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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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카페로 옮겨간 '붕어빵'

프랜차이즈 카페, 동네 카페 등에 겨울철 간식 메뉴화 줄이어
고물가에 길거리 음식 생산성 떨어져... 이걸 이어 받아서

  • 승인 2023-11-26 17:38
  • 수정 2024-02-15 16:27
  • 신문게재 2023-11-27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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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사진은 연합뉴스 제공
#. 직장인 김 모씨(41·유성)는 최근 지인과의 미팅을 위해 동네 카페를 방문했다가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김 씨는 겨울 대표 간식 중 하나인 붕어빵을 좋아한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상승하면서 붕어빵·호떡 등 겨울 길거리 간식 판매 노점이 줄어들어 주변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카페 메뉴에 붕어빵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주문했다. 김 씨는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호호 불면서 먹던 붕어빵이 카페에서 판매를 하니 어색하긴 하지만, 반가운 마음이 더 크다"면서 "붕세권이란 말까지 나오는데 커피나 음료에 어울리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찬 바람이 불면서 붕어빵이나 호빵, 호떡 등 따뜻한 길거리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로 길거리에서 찾기가 쉽지 않아 '귀한 몸'이 된 가운데 카페에서도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과거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골목 곳곳에 들어서던 붕어빵 포장마차가 이제는 주변에서 찾기 힘든 상황이다. 뚜렷한 원인이 있기보다는 코로나19 펜데믹의 영향과 원재료 값 급등, 불경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노점들은 재료비 인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붉은팥과 밀가루, 식용유, 설탕에 가스요금까지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 겨울철 길거리 음식이 사라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소비 심리를 카페가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흥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강 모씨는 "판매처가 많이 사라져 아쉬워하는 소비자들을 달래고자 붕어빵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고물가에 과열 경쟁으로 손님들이 줄고 있어 붕어빵 등 유인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베이커리 카페들은 소금빵·붕어빵에서부터 피자, 크림, 앙버터, 약과를 더한 이색 붕어빵들을 내놓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도 마찬가지다. 감성커피는 삼립호빵과 콜라보해 겨울 대표 간식 '단팥호빵'과 '야채호빵'을 디저트 메뉴로 출시했으며, 뉴트로 감성을 더한 초당옥수수와 단팥 크림을 올린 '옥수슈페너엔 호빵', '단팥슈페너엔 호빵' 음료 2종도 함께 선보였다. 이디야는 대표적인 간식 메뉴인 '흑임자 팥 붕어빵'과 '흑임자 슈크림 붕어빵' 2종의 10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70% 이상 증가함에 따라 흑임자 붕어빵 2종에 이어 '콘치즈 계란빵', '꿀 호떡' 등 동절기 간식 2종을 추가하며 겨울철 대표 간식 4종 라인업을 구축했다.

한편, 붕어빵 가격이 오르면서 편의점도 노리고 있다. GS25는 9월 즉석붕어빵, 10월 미니붕어빵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엔 즉석슈크림붕어빵을 선보였다. CU는 15일 단팥, 슈크림 2종의 즉석 붕어빵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2021년 출시해 3000여개 점포에서 판매 중인 매장에서 직접 굽는 붕어빵 '세붕빵'이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 가격에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거나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조리하는 가정간편식 냉동 붕어빵의 인기도 많아지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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