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새 정부 문화유산 원상회복과 공공외교 위한 제안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새 정부 문화유산 원상회복과 공공외교 위한 제안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 승인 2025-04-22 10:54
  • 신문게재 2025-04-23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이상근 이사장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이 파면됨으로 뜻하지 않게 벌어진 일이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서둘러 새 대통령을 선출함으로 혼란과 고통, 막대한 선거비용 등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6월 3일 선출 후 즉시 직무개시라는 점에서 '대한민국호'를 이끌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상당 기간 '혼돈'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의 과제'가 있어 제안한다.

첫째는 올해는 한일협정 60주년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은 어민, 재일교민, 청구권, 문화재 등 4개 분야와 25개의 문서로 이뤄졌다.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어업권을 침범하는 일과 재일동포 참정권 문제, 위안부, 강제징용피해자의 청구권 등 협정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는 난제가 수두룩하지만, 문화재 반환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당시 한국정부가 반환 요구한 4479점 중에 일본은 1432점만 인도했다. 그 중 오구라 다케노스케의 수집품 1030점이 포함됐지만 '사유물'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합의의사록'에 '사유물은 한국에 기증하도록 일본정부는 권장한다.'고 했다. 이를 부속문서로 비준했다. 비준은 1965년 12월 양국이 체결함으로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적 효력을 갖는다. 그러나 오구라컬렉션보존회가 1981년 국립 도쿄박물관에 기증할 때 일본정부는 한국정부에 먼저 기증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조용히' 양도받았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1984년부터 지속적으로 오구라수집품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정 체결 60주년인 올해 양국 발전의 디딤돌은 오구라 수집품의 자발적 기증으로 시작해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외교문화적 역량을 동원하고 국제법적 조치는 물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둘째는 서산 부석사 불상의 사례처럼 약탈품은 반드시 원상회복한다는 원칙의 확립이다. 대체 불가한 문화유산을 일반 물권처럼 '민법'을 적용하여 시효성립을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원상회복 원칙에도 어긋난다. 새 정부는 외교적 수사에 갇히지 말고 단호하고 확고하게 법과 제도의 개선을 해야 한다.

셋째는 과거 전 세계가 경험한 피탈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을 위해 공공외교를 확대·강화하고 이를 수행할 국제기구를 설립하는 일이다. 현재 유엔가입국은 193개국이다. 대다수는 제2차 세계대전이후 독립한 식민경험국이다. 전쟁과 식민지를 경유한 역사에서 문화재 피탈은 공통적인 사례이다. 21세기 이후 국제사회는 이를 원상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은 식민과 전쟁을 겪음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원상회복에 있어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고 있다. 민관의 풍부한 경험과 결실은 선례가 되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의 지원사업에 저개발국의 문화유산 원상회복을 돕고 전담할 유엔 산하 국제기구를 설립함으로 공공외교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KOICA의 연간 예산이 2조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넷째는 미래 세대에게 문화유산의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수준을 높혀야 한다. 2022년부터 청소년 문화유산 실감교육을 실시하면서 확인한 점은 교육 기회 격차가 너무 심하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박물관끼리의 교류협력으로 소장품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서울 박물관은 소장품의 10%도 전시하지 않고 수장고 가두고 있지만 지방 박물관은 단 1점도 없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국립박물관은 조선총독부의 '적산'을 인수한 후 고향으로 돌려보내지 않은 유산의 환지 본처가 실행되어야 한다. 우리 안의 약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타국에서의 '반환'을 촉진할 수 없다. 또한 수장고 가득 쌓아놓은 유물을 공개하고 청소년 교육에 활용함으로 감수성을 향상하고 향유권을 증대하는 것이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상근 (재)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허태정표 ‘대전예술가의집 시민 환원’ 현실화되나…관건은 이전 대책
  2. 허태정號 온통대전 부활 예고... 관건은 예산 확보
  3. 포스트 지방선거 공공기관 2차 이전 부상…李대통령 8일 언급하나
  4. 올 첫 총경급 정기인사… 충청 4개 시·도에서 59명 자리 옮겨
  5. 대전교육 오석진號 출범 준비 본격화… 인수위 동부교육청에 마련
  1. [오늘과내일] 재건축은 자산가치와 공동이익을 균형있게 추구해야
  2. [월요논단] 고향사랑기부, 국민 참여로 지역을 살린다
  3. 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전…한전 원인 조사 중
  4. [대전에서 신화 읽기] 제16장-숭어리샘, 나르키소스를 넘어서
  5. 포스트 6ㆍ3 충청 與野 "이번엔 집안 싸움…" 다시 후끈

헤드라인 뉴스


66년 만에 이름 찾은 대전고 학생… 3·8민주의거 12번째 영웅으로

66년 만에 이름 찾은 대전고 학생… 3·8민주의거 12번째 영웅으로

66년 전 교실에서 몰래 구호문을 주고받으며 민주주의를 외쳤던 한 학생의 이름이 뒤늦게 역사 앞으로 불려졌다. 1960년 3·8민주의거에 참여하고 최근에서야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김태진 선생(84·대전고 40회)이다. 김태진 선생은 올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뒤 8일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1000만 원을 기탁하며, 자신이 참여했던 3·8민주의거의 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작은 보탬이 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선생은 1960년 당시 대전고 2학년이었다. 점심시간 뒤 시위가 있다는 말이 반 대표들에게 전달됐고, 수업 중 몰래 구호문이..

74명 사상 대전 안전공업 화재 원인 규명 속도…발화 추정지점 확인
74명 사상 대전 안전공업 화재 원인 규명 속도…발화 추정지점 확인

사상자 74명이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사 화재사고에 대해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이 화재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본부, 안전보건공단 등 관련 기관 20여 명이 화재현장 발화 추정지에 대한 추가 합동 감식을 벌였다. 6월 4일 경찰은 관계 기관·유족과 합동 감식을 벌여 발화부로 추정되는 공장 1층과 기계 설비 등을 확인하고, 기계적·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들여다봤다. 발화 목격 지점에 잔해물이 있어 제거한 뒤 이날 추가 감식을 진행..

첫 정지궤도 `천리안위성 1호` 무덤궤도서 OFF…16년간 16억㎞ 우주비행
첫 정지궤도 '천리안위성 1호' 무덤궤도서 OFF…16년간 16억㎞ 우주비행

대한민국 첫 정지궤도 인공위성인 '천리안위성 1호(무게 2.5t)'가 16년간 16억㎞ 우주비행을 마치고 위성의 무덤으로 불리는 폐기궤도에 진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이상철)은 6월 8일 새벽 1시 32분에 천리안위성 1호기의 전원을 차단해 운영을 종료하는 비활성화 조치했다고 밝혔다. 2010년 6월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는 16년간 기상·해양 관측 및 통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대한민국은 이때 세계 7번째 기상관측 위성 보유국 반열에 올랐으며, 해외 의존도를 벗어나 독자적인 기상정보를 확보했다. 태풍과 집중호우 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 ‘늑구 보러 왔어요’ ‘늑구 보러 왔어요’

  •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