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수위 높인 조리원들, 대전 A고 급식갈등 지속… 학교는 뭐 했나

  • 사회/교육

투쟁 수위 높인 조리원들, 대전 A고 급식갈등 지속… 학교는 뭐 했나

  • 승인 2025-05-14 17:49
  • 신문게재 2025-05-15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11
5월 12일 A고 중식 사진. 당초 식단에는 잡채가 포함됐지만 조리원 지명파업으로 식단이 변경됐다. 독자 제공
대전 서구 소재 A고의 급식 사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준법투쟁 중인 조리원들의 투쟁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학교 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며 갈등이 지속된 데다 교내 대체인력 투입마저 중단되며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14일 대전교육청·A고·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 등에 따르면 12일부터 이날까지 식단표 메뉴가 일부 조정돼 배식됐다. 학비노조 대전지부가 9일 학교 측에 투쟁 수위를 높여 급식실 조리원 인력을 줄이겠다고 통보하면서 메뉴 변동이 불가피해진 결과다.

12일엔 조리원 10명 중 4명이 지명파업, 1명이 근로시간 면제를, 13일엔 3명 지명파업, 2명 근로시간 면제로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 지명파업은 근로자 일부가 지명돼 파업에 참여하는 형태며, 근로시간 면제는 '노동조합법'과 단체협약에 따라 일정 시간 이내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임금 손실 없이 노조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clip20250514172809
A고가 9일 각 가정에 발송한 가정통신문 일부




clip20250514172940
14일 중식 메뉴 중 닭다리오븐구이가 빠진 식판. 독자 제공
조원 인력이 줄면서 12일엔 식단표에 있던 잡채가, 13일엔 간장두부조림이 빠졌다. 14일 이날은 조리원 전원이 출근했지만 식단표에 포함됐던 닭다리오븐구이가 조리원 조리 거부로 빠진 채 배식됐다. 당초 계획에서 사라진 메뉴로 휑한 식판 사진이 지역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4월까지는 학교 관리자를 비롯한 행정실 인력, 영양교사, 보건교사 등이 급식실 조리 보조 인력을 투입돼 학생들의 급식을 조리했다. 다만 4월 말 열린 급식소위원회를 통해 더 이상 교내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급식 차질이 다시 빚어졌다.

학비노조 대전지부 측은 학교가 석식 제공을 계속 거부하면서 투쟁 수위를 높이게 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의 준법투쟁으로 급식 사태가 확산된 이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석식을 중단한 상태다. 조리원들은 석식 제공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석식 재개를 지속 요청했다.

A고 사태가 지속되자 지역사회에선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할 주체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그 피해가 성장기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비노조 대전지부는 그동안 A고 교장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학교장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노조는 현재 추가 지명파업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고 측은 조리원 요구사항인 석식 재개를 위해 전체 학부모 대상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결과를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해 재개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A고 관계자는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 조심스러운 게 많은 상황"이라며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보니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비쳐질까 봐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사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물품 전달식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