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현충원 묘역은 만장…해외 6인 유해 의사상자 부지에 '결례'

  • 사회/교육
  • 국방/안보

독립유공자 현충원 묘역은 만장…해외 6인 유해 의사상자 부지에 '결례'

문양목 지사 등 해외 6인 유해 12일 귀국
독립유공자 묘역 만장, 의사상자 부지 활용
묘역 이름도 명명하지 못하고 '예우 빛바래'

  • 승인 2025-08-11 17:37
  • 수정 2025-08-11 18:33
  • 신문게재 2025-08-12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4842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해외에서 숨을 거둔 독립유공자 6인의 유해가 국내에 봉환되나, 독립유공자 묘역이 만장되어 대전현충원 의사상자 묘역 부지(사진)에 모실 예정이다.  (사진=임병안 기자)
해외에서 머물던 독립유공자 유해를 어렵게 국내에 모셔왔으나, 국내 현충원에는 독립유공자를 매장할 자리가 더는 없어 의사상자 묘역을 떼어내 안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돌아오는 유해의 안장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묘역 이름도 명명하지 못하고, 의사상자와 공무원이 잠든 묘역 중앙에 해외 봉환 독립유공자를 모시게 돼 예우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가 문양목 지사를 비롯해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를 12일 국내로 봉환한다. 충남 태안에서 태어나 동학에 참여하고 1905년 미국으로 건너가 대동보국회를 설립한 문양목(1869~1940) 지사가 120년만에 고국땅으로 앞장서 돌아오고 1937년 비밀결사 열혈회를 결성한 김덕윤(1918~2006) 지사와 일본군에 징집되었다가 탈출해 광복군 총사령부 보충대 입대한 김기주(1924~2013) 지사가 뒤따른다. 광복군에서 정보수집과 공작활동에 투신한 한응규 지사(1920~2003)와 1919년 3·1만세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른 임창모(1894~1967) 지사, 일본군에서 탈출해 광복군에 입대해 국내 진입작전 일환의 전략첩보국(OSS) 훈련까지 받은 김재은(1923~2019) 지사도 그리던 고국땅에서 영면에 든다.

정부는 이번 유해 봉환을 위해 미국 법원을 상대로 파묘 및 이장 청원 소송을 제기하고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에서도 유족과 협의해 6명의 지사를 대한민국으로 봉환해 광복 80주년을 함께 맞는다. 문양목·김덕윤·김기주 지사는 배우자와 함께 봉환될 예정으로, 국내 봉환 독립유공자의 후손 41명이 이날 함께 입국해 13일 오후 3시 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는 안장식에 참여한다.

11일 중도일보가 고국 품에 안긴 독립유공자들이 안식을 취할 국립대전현충원을 미리 찾아 묘역을 찾아보니 뜻밖에도 독립유공자 묘역이 아니라 당초 의사상자 묘역으로 마련된 부지에 6인의 안장을 준비 중이었다. 독립유공자 제7묘역이 가장 최근에 만장돼 대전현충원에 독립에 헌신한 분들을 모실 묘소 자리가 더는 없다. 4048기 규모의 독립유공자 묘역뿐만 아니라 장군 묘역(850기), 장병 묘역(8만9261기)까지 만장됐다. 해외에서 파묘해 국내에 어렵게 봉환하는 유해를 충혼당에 모실 수는 없고 어렵게 마련한 장소가 의사상자 묘역의 남은 묘소 매장지다. 주변에는 소방공무원과 순직공무원, 독도의용수비대가 안장돼 있고, 의사상자 묘역에 남은 부지를 분리해 이번에 봉환하는 독립유공자 6인을 모실 계획이다. 묘역의 이름을 새롭게 명명할 예정이지만, 취재가 이뤄진 이날까지 묘역명은 결정되지 않았고 앞으로 몇 명의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를 안장할 지 그 규모조차도 검토 단계일 정도로 급하게 이뤄지는 모양새다.



보훈 부처 관계자는 "국내 현충원에 독립유공자를 모실 매장 묘소 빈자리가 없는 실정으로 대전현충원 의사상자 묘역을 분리해 별도의 묘역명을 명명해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공기 중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기술 2026년 스마트팜서 상용화 기대
  2. 예산 관광의 새 마루지… 예당호 착한농촌체험세상 개장
  3. [현장] 유학생에겐 외로운 명절 연휴… 전통문화로 정 나누는 대학가
  4. 충청지방우정청, 추석 앞 아동복지시설에 '추석빔' 전달
  5. 한화이글스 2025 포스트 시즌 경기 날짜는?
  1. [추석특집] 긴 한가위 연휴 '고향 사랑' 지역명소 여행은 어때요?
  2. [국군의날] #아내는 TOD 남편은 육군경비정…충남서해 수호 부부군인의 '하모니'
  3. 볼거리·체험거리 풍성… 긴 추석연휴 충남 방문 어때?
  4. 야구의 메카 세종 향해 도약… 제9회 세종시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
  5. "돌봄에 무지한 의료", 대전형 통합돌봄 밑그림 논의 착수

헤드라인 뉴스


역대급 긴 연휴… `고향사랑` 지역명소 즐겨볼까?

역대급 긴 연휴… '고향사랑' 지역명소 즐겨볼까?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2025년 추석 연휴는 최장 10일로 여느 때보다 길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연휴 중 국내외 여행을 계획 중이다. 해외로 떠나는 인원도 적지 않지만 그동안 미처 몰랐던 지역의 숨은 명소를 찾는 것도 기억에 남는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국민 99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40.9%가 추석 연휴 여행을 계획했다. 이중 국내 여행은 89.5%, 해외여행은 10.5%다. '민족대이동'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뿐 아니라 하늘길도 붐빌 전망이다. 유독..

[10월 2일 노인의 날] 디지털 세상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10월 2일 노인의 날] 디지털 세상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다루고 싶어요." 노인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대전 유성구 진잠도서관 디지털배움터. 낯선 프로그램 화면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던 한 수강생의 말에는 디지털 사회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키오스크와 모바일·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가 심화되는 가운데,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작은 희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디지털배움터'는 누구나 쉽게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 교육을 추진한다. 이곳에서는..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2일 오전 9시부터 국정자원관리원과 배터리 이전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 4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전경찰청은 이날 수사인력 30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화재 원인 규명에 필요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관계자들 진술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서류와 데이터 등을 확보해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에서 배터리 이전 작업을 실시한 이들의 고용과 하청 계약서를 확보해 정당한 업무가 이뤄졌던 것인지 파악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배터리를 옮..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 열려라 취업문 열려라 취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