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걷기대회]가을 끝자락에서 함께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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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 걷기대회]가을 끝자락에서 함께 소통

"대전시민의 삶 물든 '보문산'에서 추억 쌓아"
"걷기 매력은 소통... 서로에 대한 이해 높여"

  • 승인 2025-11-30 16:38
  • 신문게재 2025-12-01 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20251130-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13
..중도일보가 주최하는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가 11월 29일 보문산 둘레산길(숲속공연장)에서 열렸다. 사진 이성희 기자
"대전 원도심을 품은 보문산에서 마음을 평온하게 물들여 갑니다"

가을 끝자락 쌀쌀한 바람이 코 끝에 닿는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 아침. 대전 중구 보문산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로 북적였다. 붉은 노을처럼 타오른 단풍들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0도의 날씨에도, 아름다운 보문산을 걸으면서, 한해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참가한 사람들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면서 활기를 더했다.

중도일보가 주최하는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가 11월 29일 보문산 둘레산길(숲속공연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벌써 세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매년 참가 인원이 늘면서 중구의 대표 가을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가족과 친구, 연인 등 1000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함께 걸었다. 오전 9시가 지나자 출발점인 숲속공연장에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함께 보문산을 찾은 참가자들은 서로 옷매무새를 만져주고, 분위기를 북돋아 주면서 출발을 준비했다. 핫팩을 서로 건네거나, 굳어지는 몸을 푸는 참가자들도 속속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제선 중구청장과 박용갑 국회의원, 황운하 국회의원 등이 함께 자리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사회자의 출발 신호와 함께 참가자들은 '파이팅'을 연신 외치며 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이날 코스는 6㎞로 산길이지만,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어, 폭이 넓고 완만해서 한시간 남짓하면 완주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코스였다.

참가자들은 걷는 동안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을 떼지 못했다. 늦가을의 정취가 내려앉은 보문산은 붉고 노란 단풍이 물러나고, 숲길마다 고요한 분위기가 감도는 시기다. 맑은 공기와 어우러진 가을의 끝자락 풍경이 찾는 시민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물들여 갔다. 참가자들은 가져온 핸드폰과 카메라로 지나가는 가을을 잡고 있는 보문산의 풍경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촬영을 하며 걷기대회를 추억했다.

참가자 강은지 씨(대전·40대)는 "차가운 공기에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막상 걷기 시작하니 아름다운 풍경에 추위를 싹 잊어버렸다"면서 "아직 단풍이 남아있는 것도 좋았고, 대전 도심과 어우러진 풍경이 다른 산에서 보기 어려운 보문산의 장점"이라고 극찬했다.

대전 중구 도심에 자리 잡은 보문산은 대전시민들에게는 단순한 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올랐던 추억의 장소이자, 계절마다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시민들의 삶에 깊이 스며든 '역사서' 같다.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머금으며, 대전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해왔다.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오주선 씨(대전·67)는 "보문산은 대전시민에게 '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어린시절 가족과 함께, 유년시절 친구들과, 지금은 혼자서도 자주 오는 특별한 장소"라면서 "함께 한 세월에도 변함없이 아름답고, 따뜻하게 날 맞아줘서 너무 고마운 곳"이라고 말했다.

걷기대회의 장점은 동반자나 자연과의 소통이다. 뛰는 운동과 달리 함께 대화를 나누거나, 눈을 맞추고, 풍경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주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가족이 함께 한 박미정 씨(51)는 "걷기는 다른 운동과 달리 특별한 기술이나 체력적인 부담없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면서 "오늘 함께 보문산을 걸으면서,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뿌듯해 했다.

동장군이 성큼 앞으로 다가온 이번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는 단순한 산행을 넘어, 자연 속에서 함께 걷고 웃으며 지역의 가치를 다시 느끼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보문산에서 바라본 대전시의 풍경처럼, 참가자들의 마음에도 풍여로운 여운이 오래 남았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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