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첨단과 로컬의 공존: 대전역세권에서 꿈꾸는 지역 창업의 미래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첨단과 로컬의 공존: 대전역세권에서 꿈꾸는 지역 창업의 미래

박정용 한남대 교수

  • 승인 2025-12-04 16:38
  • 신문게재 2025-12-05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정용 교수
박정용 한남대 교수
올해부터 교육부의 라이즈(RISE) 체계가 본격 시행되면서 대전시가 655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13개 대학을 선정했다. 대전시의 라이즈 비전은 'ABCD+QR 경제과학도시 구현'이다. 우주항공(Aerospace), 바이오(Bio), 나노반도체(Chip), 국방(Defense), 양자(Quantum), 로봇(Robot)이라는 6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교육과 산업을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한 첨단기술 중심의 발전 전략은 '과학도시 대전'의 강점을 살린 합리적 선택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첨단기술만으로 도시가 완성될 수 있을까? 지역 창업 활성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그 논의조차 기술스타트업과 투자 유치 중심이다. 수도권 대 지역이라는 첫 번째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 속에서, 기술 대 비기술이라는 두 번째 불균형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다행히 대전시 라이즈 5대 프로젝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문사회와 로컬 영역의 자리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RISE 촉진형 지역현안 해결 및 꿀잼도시 조성'은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운영, 외국인 유학생 정주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생애성장형 직업·평생교육 강화' 프로젝트는 시민을 위한 평생교육과 재직자 역량 강화를 다루고 있다.

이는 첨단기술 중심의 ABCD+QR 전략이 실제로 '살아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 외적인 요소들이 필수적임을 대전시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전역세권 개발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1조 3000억 원 규모의 이 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일원에 주거, 업무, 판매, 숙박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도시공간을 조성한다.

흥미로운 것은 대전역 인근 지역이 이미 로컬 창업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컬 상권 창출팀 모집사업'에 대전 중구가 선정되어 최대 55억 원의 지원을 확보했다. 기존 로컬기업을 중심으로 성심당 및 빵지순례라는 지역 콘텐츠를 활용해 '글로컬 푸드 앤 베이커리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대전은 '과학도시 대전'과 함께 '빵의 도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는 첨단기술이 아닌 '지역 콘텐츠'와 '로컬크리에이터'가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관광객을 유입시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증거다. 대전역세권 개발이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진정한 '꿀잼도시'의 중심이 되려면, 바로 이런 로컬 창업 생태계와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인문사회·로컬 영역의 창업가들은 이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할까?

첫째, 첨단기술의 '휴먼터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AI와 로봇이 아무리 발전해도 지역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기술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는 역할은 사람의 몫이다. 이공계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기술이 실제 지역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로컬 창업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둘째, 지역현안 해결의 '현장 전문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쇠퇴한 구도심의 재생,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고령화에 따른 돌봄 문제 등은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을 깊이 이해하고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온 로컬 창업가들이야말로 이런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다.

2026년, 대전이 진정한 '꿀잼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ABCD+QR의 첨단기술과 함께 그 기술을 지역의 삶과 연결하는 로컬 창업가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유니콘 기업의 탄생만이 성공이 아니다. 지역에 뿌리내리고,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며,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창업이 존중받는 생태계. 그것이 대전역세권에서, 라이즈 체계에서, 그리고 우리 지역 곳곳에서 꿈꾸는 창업의 미래다.

지역이 창업할 수 있어야 진짜 벤처국가이고, 모든 창업이 존중받아야 진짜 창업국가다. 2026년에도 그 길 위에서 함께하길 기대한다.
박정용 한남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또 지연되나…8개월째 호남선 비개착공사 시공사 선정 난항
  2. 한성숙 국무총리, 청도 운문댐 방문
  3. 대전시 충남도 공공기관 2차이전 정주여건 확보 시급
  4. 홈플러스 충청권 5곳 영업 재개…상품 채우기 ‘속도전’
  5. 국가재정범죄 수사 대전중수청으로… 관세·국세 수사 전문인력 주목
  1. 국립대 '등록금 0원' 검토… 대전 대학가 셈법 복잡
  2.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3. [주말사건사고] 폭염 속 대전·충남서 아파트 화재·정전 잇따라…주민 대피·불편
  4. 충청권 의대 7곳 신입생 10명 중 7명 ‘지역선발’… 대전도 69.7%
  5.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헤드라인 뉴스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 역대최고… 기타대출 증가액 600억원 달해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 역대최고… 기타대출 증가액 600억원 달해

대전지역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선 상황에서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액이 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급등했던 5월 기타대출이 평소보다 많이 실행된 것인데, 최근 증시가 바닥을 향하고 있어 연체율이 더욱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은 0.51%로, 4월(0.50%)보다 0.01%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이 0.51%까지 증가한 건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대전 선도지구 공모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대전 선도지구 공모 탈락 구역들, 2차 공모 준비 '분주'

대전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 1차 선정 이후 탈락한 구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올해 10월 또는 11월 전반적인 선정 방식 등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탈락구역 대부분은 1차 탈락 원인 분석과 동시에 주민대표단 구성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서는 등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대전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 선도지구 1차 선정에 도전한 구역은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세대과 7구역(향촌·파랑새) 2056세대, 8구역(은초롱·꿈나무·샘머리1·샘머리2·둥지) 5440세대, 9구역(수정타운) 2010세대, 11구역..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당진시 파견 충남 공무원, 농가보조금 약 12억 원 횡령…충남도, "엄정 조치할 것"

충남 당진시에 파견된 충남도청 소속 공무원이 지방보조금 12억 5000여 만 원에 달하는 농가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남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사실관계 조사와 엄정 조치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특히 지방보조금 집행 전반에 대한 집중 점검과 정부 시스템 개선 건의 등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충남도와 당진시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충남도에서 당진시로 파견된 30대 공무원 A씨는 지방비 보조금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5개월여 동안 농가에 지급되어야 할 보조금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었음’

  •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광복절 앞 태극기 나눔

  •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쓰레기와 악취에 몸살 앓는 으능정이거리

  •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 도심 속 시원한 물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