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송치 뒤집은 검찰 보완수사 사례집…세종 집단성폭행 등 충청권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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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송치 뒤집은 검찰 보완수사 사례집…세종 집단성폭행 등 충청권 6건

보완수사 전국 우수사례 중 대전·청주지검 6건
친삼촌처럼 따르던 이에게 성폭행 피해 규명
경찰 불송치 결정 형제 간 상해치사사건 등

  • 승인 2025-12-29 17:47
  • 수정 2025-12-29 17:55
  • 신문게재 2025-12-30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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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검 논산지청이 보완수사로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한 사건 피해자 부모가 남김 감사편지.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발췌)
"만약 모든 수사권이 경찰에게만 있고 검사는 그저 그 내용을 토대로 기소 여부만을 따져야 했다면 제 사건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랬다면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을 것이고 저는 고통스러운 과거에 묶인 채 좌절해야만 했을 겁니다."

집단 성폭행 발생 7년 만에 기소돼 최근 1심 재판에서 가해자들에게 최고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세종시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지난 9월 검찰개혁 세미나에서 밝힌 내용이다.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경찰 단계의 미흡한 수사를 바로잡은 사례 77건을 담은 '보완 수사 우수 사례집'을 펴냈는데, 이중 7건이 대전·청주지검의 사례다. 2018년 8월 발생한 세종시 여중생 집단 성폭력 사건의 2024년 고소와 경찰의 주요혐의 불송치 결정 사건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또 사례집에서는 고교 후배를 채무 관계로 협박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9회 강간하는 등 성노예로 삼은 사건을 경찰이 불송치했으나, 대전지검 홍성지청이 재수사요청과 보완 수사로 추가 엽기적 강요 행위를 밝혀내 구속 기소한 사건이 담겼다. 경찰은 물리적 힘을 사용했다는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 40일 만에 내린 불송치 결정을 검찰이 '채무 관계'라는 심리적 약점을 이용한 지속적인 강요와 심리적 지배가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는 협박임을 밝혀냈다.

대전지검
대전지검 논산지청은 또 17년간 친삼촌처럼 따르던 아버지 후배에게 성폭행 당한 2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서도 경찰이 2022년 6월 강간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사건을 직접 보완 수사해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의무기록을 조사해 피해자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가장 심각한 형태인 '해리 증상'까지 보여 수개월의 입원치료를 받았음을 확인하고, 일기를 입수한 뒤 필적감정,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90개 파일)도 분석해 피의자가 운전연습을 빌미로 A씨를 유인한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영상과 피해자 거부의사에도 B씨가 성추행한 추가범죄 영상도 찾아냈다. 피고인은 2심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스토킹·폭행을 당했다고 무고한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억울하게 구속된 외국인 남성이 검찰의 보완 수사로 무죄 방면된 사건을 비롯해, 부임 1개월 차의 신임검사가 10대들의 차량털이 범죄로 송치한 사건을 보완 수사해 범행의 배후에 소년원 수감 6회 전력의 상습범이 있었음을 밝혀낸 사례가 소개됐다. 청주지검은 2022년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형제 간 상해치사 사건에서, 검사가 재수사요청했으나 경찰이 이마저 미이행하자 사건 송치 요구 후 보완 수사 요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피의자를 상해치사죄로 구속 기소한 사례를 들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발간사를 통해 "수사·기소의 분리, 즉 수사의 개시권자와 종결권자를 달라지게 하고, 보완수사라는 말 그대로 국민들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보완'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돼야 일반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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