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운곡습지마을 이주민 구술기록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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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운곡습지마을 이주민 구술기록집 발간

1980년대 초 수몰 9개 마을 주민 구술 생애사

  • 승인 2026-01-02 11:04
  • 전경열 기자전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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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운곡습지마을 이주민 구술기록집./고창군 제공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과 고창군 생태관광 주민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곡저수지 이주민들의 삶과 기억을 담은 구술 기록 집 '운곡을 기억하다, 기록하다'를 발간했다.

2일 고창군에 따르면 기록집은 1980년대 초 영광원자력발전소 냉각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 조성으로 수몰된 용계, 용암, 신촌, 호암, 지소 등 9개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158세대 360여 명의 주민들은 평생 일궈온 문전옥답을 뒤로한 채 뿔뿔이 흩어졌으며, 주민들이 떠난 자리는 현재 '운곡 람사르 습지'라는 세계적인 생태관광지가 됐다.
운곡습지마을 이주민 구기록하다’ 발간
고창군 운곡습지마을 이주민 구술기록집./고창군 제공
책의 중심에는 현재 80대가 된 박영수, 조정임, 박점례 할머니 세 분의 삶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약 9개월간 이야기 작가들과 함께 30여 차례에 걸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수몰 전 마을의 역사부터 시집살이의 고단함, 자녀 교육, 그리고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주의 슬픔을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와 목소리로 풀어냈다.

특히 이번 기록집은 운곡습지 일대만의 차별화된 산업이었던 '한지(백지) 문화'를 구체적으로 복원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베이골'의 맑은 물과 풍부한 닥나무 덕분에 당시 마을에는 여러 개의 한지 공장이 운영되었으며, 이는 인근 지역과 구분되는 운곡만의 독특한 생업이자 공동체 문화였다. 할머니들은 닥나무 껍질을 벗기던 고된 노동과 마을 사람들이 품앗이하며 종이를 뜨던 풍경을 세밀하게 증언했다.

구술 작업에 참여한 박점례 할머니는 "다 잊고 살던 추억인데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시절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른다"며 "물속에 잠겨 가볼 수 없는 고향 마을 길이 이번 책을 통해 기록돼 너무나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회고록을 넘어, 사람과 자연이 공존했던 운곡의 역사를 기록하는 소중한 아카이빙 자산"이라며 "수몰된 마을의 이야기가 운곡습지 생태 관광에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는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창=전경열 기자 jgy36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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