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대전·충남통합과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합리적 노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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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대전·충남통합과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합리적 노선 제안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전략사업실장

  • 승인 2026-02-01 16:42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경복
이경복 실장
1869년 5월, 미국 유타주의 한 마을에서 개통식이 열렸다. 총연장 2,827km의 켈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를 잇고 미국 동서를 관통하는 대륙횡단철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대서양과 태평양이 철도로 연결되면서 동서 간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었고 수많은 인구와 물자가 이동하면서 서부 개척과 산업화를 가속화했다.

약 150년 전 미국의 경험은 한국, 특히 대전·충청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요즘 대전·충남의 통합 논의가 활발하지만 그 중심은 행정적, 경제적 통합이 중심이 되고 있어,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실제로 이어 주는 교통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노선은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이다. 이 노선은 충청권의 10년 넘는 숙원사업으로 서해안과 동해안을 잇는 총연장 330km의 철도망 구축 사업이다. 약 7조 원 규모의 대형사업으로서 12개 시·군을 관통하여 완공 시 동서를 2시간 대로 연결할 수 있다.

현재 추진하는 계획 노선은 서산~예산~천안~청주를 걸쳐 경북·강원으로 이어지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구축과 대전·충남 통합이라는 환경적 변화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노선이 충청권 북부에 편중되어 있어 충남의 주요 거점 도시인 홍성(내포 신도시), 공주와의 연계가 미흡하며 대전, 세종 정부청사 간의 접근성도 제한적이다. 또한 천안을 중심으로 경부선과의 연계는 확보되어 있으나 호남선과의 연결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적인 사항을 고려해 서산~내포신도시~세종정부청사~대전청부청사~서대전역을 거쳐 보은, 점촌, 영주, 울진으로 연결되는 합리적인 노선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노선으로 변경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매우 많다.

첫째, 대전·충남 통합 행정체계에 부합하는 행정 교통망 구축이다. 대전과 충남이 하나의 생활·행정권으로 통합되면 충남도청이 위치한 홍성과 대전, 세종을 직결하는 광역 교통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제안 노선은 홍성에서 세종정부청사, 대전정부청사, 서대전역을 거쳐 대전 중심까지 직결되어 통합 광역권의 실질적인 중추 노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노선은 중앙·광역·지역 행정 간 정책 연계와 협업을 원활하게 하며 신속한 교류를 통해 행정 결정 속도와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철도를 중심으로 행정 중심지와 주변 지역을 연결해 역세권 상권 및 지역경제 활성화도 함께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복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노선 변경 제안(안).
두 번째는 교통수요 증가와 건설비의 절감을 통한 경제성 확보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철도사업은 적정 수준의 교통수요와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가철도망계획 반영이나 예비타당성 조사의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통의 거점 도시를 경유하고 기존 노선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노선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교통DB를 근거로 기존 노선과 제안 노선의 일평균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기존 노선은 인구 10만 이하의 지역을 다수 경유하여 통행량이 일평균 23.6만 여건에 불과하다. 반면 제안 노선은 핵심 지역을 직결함으로써 일평균 통행량이 89.5만 여건으로 예상돼, 기존 노선 대비 3.8배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노선 변경은 교통수요 증대뿐만 아니라 사업 추진 경쟁력을 확보하는 최적의 전략인 것이다. 이와 동시에 CTX 선로의 공동사용을 통해 건설비를 절감하여 사업의 타당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새롭게 추진되는 CTX와 효율적인 연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CTX는 대전~천안~서울 축, 대전~청주공항 축을 중심으로 충청권 북부의 광역 교통수요를 담당할 계획이다. 따라서 중부권 동서횡단철도가 천안과 청주공항을 중첩적으로 통과하여 불필요한 수요 집중을 야기할 필요는 없다. 천안은 이미 경부선의 일반열차, KTX가 수요를 담당하며 청주공항은 충북선의 일반열차, 향후 운행 예정인 CTX가 대응할 수 있다. 오히려 대전~세종~홍성 구간을 중심으로 CTX와 기능을 보완적으로 연계하고 서대전역과 연결을 통해 여수, 목포의 호남선과의 연결도 함께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이다. 제안 노선은 기존 노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내포 신도시와 공주, 보은 등 중부 내륙도시의 접근성을 개선한다. 이 지역은 행정과 주거 기능을 갖춘 도시임에도 공공교통 노선과 운행 횟수가 제한적이어서 대중교통을 통한 이동이 어렵다. 이에 따라 서해~세종~대전~중부내륙~동해를 아우르는 새로운 국가 성장축을 형성하여 철도를 통한 공공교통 인프라 확충이 국토 균형발전에 시급히 필요하다.

물론 기존 경유지였던 천안, 아산, 청주공항, 청주지역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들 지역은 CTX를 통해 빠르고 편리한 환승이 가능하므로 환승·연계 강화를 통해 충청권 전체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아직 확정된 사업은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노선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다. 대전·충남 통합과 충청권 광역교통 재편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제안 노선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적극 검토·반영되길 기대한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인 지역소멸을 방지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전략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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