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소파에서 보낸 설 연휴, 목은 괜찮을까? 거북목 증후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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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소파에서 보낸 설 연휴, 목은 괜찮을까? 거북목 증후군에 대해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이진성 진료부장

  • 승인 2026-02-20 17:24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이진성 원장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이진성 진료부장
설 연휴동안 어른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젊은 세대와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으로 OTT 드라마를 정주행하거나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풍경이 이제 익숙해졌다. 문제는 이렇게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인 채 화면을 바라보는 자세가 연휴 내내 반복되면서, 연휴가 끝난 뒤 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며 심지어 손까지 저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 단순한 피로로 여기기 쉽지만, 이는 거북목 증후군의 초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

거북목 증후군은 일자목이라고도 불리며, 서서 옆에서 보았을 때 정상적인 목뼈의 C자 곡선이 사라지고 일자로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경추는 앞쪽으로 부드럽게 휘어 있으면서 머리의 무게를 분산시키고, 목 근육과 추간판, 관절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돕는다. 그러나 거북목 상태에서는 이러한 균형이 무너지면서 목과 어깨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추간판과 관절에 비정상적인 하중이 집중된다. 시간이 지나면 근육의 경직과 피로가 누적되고,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면서 목디스크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진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한 중·장년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설 연휴처럼 장시간 스마트폰, 태블릿PC, 게임기 등을 사용하는 환경 탓에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소파에 기대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화면을 내려다보는 자세가 반복되면, 머리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빠지고 목뼈는 일자로 굳어지게 된다.

증상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고개가 앞으로 1㎝ 나올 때마다 목뼈에는 약 2~3㎏의 하중이 추가되는데, 거북목이 심한 경우 목에 최대 15㎏에 달하는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뒷목과 어깨 통증이 발생하고,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 장기화되면 근막통증증후군으로 발전해 바른 자세를 취해도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뒤통수 아래 신경이 압박되면서 두통이 생기거나, 통증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피로가 누적되기도 한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팔과 손 저림, 후두부 쪽의 경추성 두통은 물론 눈의 피로감, 귀나 턱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다. 특징적인 증상과 함께 X-ray 촬영에서 목뼈가 일자 또는 역C자 형태로 보이면 거북목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목디스크 등 다른 질환과 증상이 겹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MRI 검사가 시행되기도 한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진단법도 있다. 차렷 자세로 바르게 선 상태에서 귀 중앙에서 아래로 수직선을 그었을 때 어깨의 중간선이 그 선 위에 있으면 정상이다. 만약 머리가 어깨선보다 2.5㎝ 이상 앞으로 나와 있다면 거북목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고, 5㎝ 이상이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의 기본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다. 자세 교정만으로도 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근근막 자극술, 도수치료, 운동치료 등을 병행하면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단순히 통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경직된 근육의 균형을 되찾고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거북목 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문제는 단순한 통증에 그치지 않는다. 목뼈의 정상적인 역학 구조가 무너지면서 경추 디스크 손상과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심한 경우 호흡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목 주변 근육은 갈비뼈를 들어 올려 호흡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거북목 자세는 이 기능을 방해해 폐활량을 최대 30%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거북목이 있는 사람의 골절 위험이 정상인보다 약 1.7배 높고, 노인의 경우 사망률 역시 1.4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설 연휴 동안이라도 자세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펴고 등받이에 밀착해 앉고, 턱을 가볍게 당겨 목이 앞으로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컴퓨터나 TV 화면은 눈높이에 맞추고, 장시간 사용 시에는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은 가급적 눈높이로 들어 올려 사용하고, 운전 시에도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을 피하며 시트와 머리받침대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수면 시에는 지나치게 높은 베개를 피하고, 경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지지해주는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거북목을 교정하려고 단순히 고개만 드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거북목은 둥근 어깨와 굽은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어깨와 등 자세를 바로잡지 않은 채 고개만 들면 아래쪽 경추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를 펴고 등과 목을 함께 세우는 올바른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이진성 진료부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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