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사 산책]⑦왜 《환단고기》인가? 1600년 금동불상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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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사 산책]⑦왜 《환단고기》인가? 1600년 금동불상의 대답

윤창열 대전대 명예교수

  • 승인 2026-03-02 11:15
  • 제2뉴스팀제2뉴스팀

강단사학계는 환단고기를 위서로 보지만, 저자는 장수왕의 연호 '건흥'을 통해 이 책의 실증적 가치를 증



환단고기가 이 땅에 나온 지 10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고 대중화된 지도 40여 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과거 중화주의 사관에 의해 쓰여진 사서의 망령에 사로잡히고 식민주의 사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강단사학자들은 환단고기를 금기시하며 위서라는 주장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환단고기는 1000년의 세월에 걸쳐 당대의 지성들이 쓴 믿을 만한 책이고 그 책의 입수 과정도 범례에서 자세하게 밝히고 있지만 환단고기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상의 내용만을 가지고 그들의 믿음을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환단고기가 진서이고 환단고기가 비전된 사서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학계에서 풀지 못하는 난제와 왜곡 해석하고 있는 오류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바로잡아 『환단고기』의 가치를 스스로 드러내는 것만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장수태왕의 연호 '건흥'을 통해 본 《환단고기》의 실증

환단고기가 진서라는 것은 수많은 내용으로 증명할 수 있지만 건흥 5년 명문불상의 제작 연대를 밝히면서 환단고기가 진서임을 입증해 보고자 한다.

1915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 금학동 탑골이라고 불리던 절터에서 한 점의 금동석가불상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 불상이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이 불상의 광배에 연호와 간지가 함께 기록되어 제작연대를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명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건흥5년명금동불상전면과후면광배
건흥 5년 금동불상 전면과 후면 광배
건흥(建興) 5년 병진년에 불제자 청신녀인 상부의 아암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상을 만드오니 원컨데 태어날 때마다 부처님의 진리를 만나 불법을 듣고자 기원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견해를 보면 일본의 구로이타 가쓰미(黑板勝美)는 596년 병진년이라고 주장했고 문명대는 '536년 병진년으로도 볼 수 있지만 여러 정황상 536년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만약 건흥 5년의 흥(興)을 좀 더 분명하게 살펴서 복(福)의 오기 내지 다른 표현이라고 밝혀진다면 이 불상이 신라 진평왕시대인 596년에 만든 신라작품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했고 김원룡 교수는 이 불상의 제작연대는 550년 전후 또 그 직전이라고 생각된다고 하였다. 병진년은 536년 또는 596년이므로 김원룡도 536년의 작품으로 심증을 굳히고 있는 듯하다.

『환단고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장수홍제호태열제(412~491)는 연호를 건흥으로 고치셨다. 인의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영토를 넓히고 개척하시어 금강 이북이 고구려에 귀속되었다.

위의 기록으로 살펴보면 장수열제때의 연호가 건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광개토열제가 39세인 412년 임자에 승하하셨다면 당년인 412년에 장수열제께서 계위하셨을 것이고 고구려의 즉위년칭원법에 따라 건흥 5년은 416년이 된다. 서기 416년의 간지는 병진년이 되어 즉위 이후 5년인 416년과 간지의 병진이 정확하게 일치하게 된다. 따라서 노은면에서 발견된 금동석가불상의 제작은 신라가 아닌 고구려에서 제작된 것이고 장수열제 5년 서기 416년에 제작된 것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 강단사학계는 고구려의 모든 임금들이 연호를 썼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그저 광개토대왕 비문에 영락(永樂)이란 연호가 나와 이것만을 인정하는 듯한데 환단고기에는 이외에도 고주몽성제가 다물(多勿), 평락(平樂) 2개의 연호, 태조무열제가 융무(隆武), 장수열제가 건흥(建興), 문자열제가 명치(明治), 평원제가 대덕(大德), 영양제가 홍무(弘武), 보장제가 개화(開化)라는 연호를 썼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장수열제가 건흥(建興)이란 연호를 썼다는 기록은 환단고기의 내용이 유일한데 만약 『환단고기』의 기록이 없었다면 금동불상의 제작연대는 영원히 미궁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사실 앞에서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도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고구려가 불교를 받아들인 해는 서기 372년이 되고 위의 불상이 416년에 제작되었으니 불교 수입 후 44년만에 만들어진 불상이 된다. 따라서 이 불상은 현존하는 한국 최초의 불상이 되지만 애석하게도 강단사학계에 의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현재 이 불상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다.

윤창열 대전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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