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말초신경 조임 신경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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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말초신경 조임 신경통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승인 2026-06-18 16:46
  • 신문게재 2026-06-19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 이원형 교수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1. 정형외과에서 협진 의뢰가 왔다. 왼쪽 무릎 아랫부분의 통증으로 밤잠은 물론 걸음조차 걷기 어려운 50대 중반의 여성 환자였다. 정형외과적으로는 딱히 수술해야 할 질환이 발견되지 않았고, 약물치료를 시도했으나 별다른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무릎관절의 퇴행성 변화에는 문제가 없었고, 무릎관절 아래 종아리 근육 윗부분에 통증과 저린 증상이 심했다.

#2. 이번에는 재활의학과에서 협진 의뢰가 왔다. 수개월 전 교통사고를 당한 40대 남성이 족부 골절상을 입었다. 다행히 골절은 심하지 않아서, 깁스 후 안정을 취한 덕에 잘 치료됐다고 했다. 그러나 복숭아뼈 아래 바깥쪽으로 통증, 저린감, 열감이 있었고 부어있었으며 걷는 걸 불편해 한다고 했다. 재활의학과적 치료를 시행했지만 더 이상 호전되지 않아 통증의학과의 협진이 필요했다. 검사 결과 뼈와 관절에는 이상이 없는데, 복숭아뼈 아랫부분에 국한된 통증과 저린 증상이 심했다.

이처럼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팔과 다리의 통증을 가진 환자들이 통증의학과로 의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도 아니고 물리치료나 기타 재활치료에도 통증이 감소하지 않으며 소염진통제 등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미미한 경우다.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고자 MRI를 비롯한 여러 검사를 시행해도 도무지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라면 팔과 다리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이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눌려 있거나 조여져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팔다리가 저리고 아프면 퇴행성 변화로 일어나는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를 먼저 의심하곤 한다. 디스크에 의해 발생하는 통증과 저림은 팔(보통 어깨)과 다리의 윗쪽(흔히 허리나 엉덩이)에서 출발해 팔다리의 줄기를 타고 아래로 내려오는 방사통의 형태를 보인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근력이 약해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팔다리의 말초신경이 눌려서 발생하는 '말초신경 조임 신경통'은 팔과 다리의 특정 부위에서 시작해 통증과 저림, 감각 이상이 일정 범위에 국한되어 나타난다. 특징적인 현상은 증상이 발생하는 부위가 그곳에 감각과 운동을 전달하는 말초신경 분포 부위와 대부분 일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대부분'이라고 한 것은 우리 신체의 각 부분은 주된 말초신경뿐만 아니라 근접해 있는 이웃 신경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초신경 조임 신경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팔다리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의 주행 방향과 근육, 인대 등과 연관된 해부학적 지식이 필수적이다.

환자들은 대부분 저림과 통증을 호소하고 감각도 떨어져 있다. 또 신경이 눌리거나 조여져 있으므로 신경통의 주된 증상을 호소한다. 따라서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통증 치료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염진통제뿐만 아니라 신경통 치료제를 적절하게 병용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말초신경이 눌린 부위를 찾아서, 근본적으로 눌리거나 조여진 것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말초신경은 눈으로 찾기가 매우 어렵다. 설사 눌린 말초신경을 수술적으로 풀어주기 위해 피부를 절개한다 하더라도 말초신경은 굵기가 매우 가늘기 때문에 수술 부위에서 가늘게 퍼져 나간 말초신경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초음파'다. 최근에 보급되는 의료 진단용 초음파는 성능이 매우 향상되어 웬만한 굵기의 주요 말초신경은 찾아낼 수 있게 됐다. 물론 찾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의료진의 경험과 의료기기의 발전으로 이렇게 새로운 치료 방법이 생겨나고 있다. 부디 말초신경 조임 신경통으로 고초를 겪고 있을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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