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안면신경마비 조기 진단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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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안면신경마비 조기 진단과 치료

채경욱 중경한방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26-06-22 17:03
  • 신문게재 2026-06-23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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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욱 중경한방병원 대표원장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았는데 한쪽 입꼬리가 처져 있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흔히 '구안와사'라고 불리는 안면신경마비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면신경은 12개의 뇌신경 가운데 제7뇌신경으로 얼굴 표정을 만드는 근육을 지배하는 운동신경이다. 웃거나 찡그리거나 눈을 감는 동작을 담당하며 일부 미각 기능과 눈물, 침 분비에도 관여한다. 반면 제5뇌신경인 삼차신경은 얼굴의 감각을 담당한다. 통증과 온도, 촉각을 전달하고 음식을 씹는 저작근 운동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안면신경은 얼굴을 움직이게 하는 신경이고, 삼차신경은 얼굴의 감각을 느끼게 하는 신경으로 이해하면 쉽다.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을 특징으로 하는 삼차신경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벨 마비(Bell's palsy)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재활성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람세이헌트 증후군, 외상, 중이염, 종양, 당뇨병, 면역력 저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신경이 지나가는 좁은 골성 통로 안에서 염증과 부종이 발생하면 신경이 압박되고 이로 인해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임상적으로는 발병 후 1~2주의 급성기, 기능이 회복되는 회복기, 그리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만성기로 구분한다. 급성기에는 눈 감김 장애, 입술 마비, 미각 이상, 귀 뒤 통증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일부 환자는 청각 과민이나 눈물 분비 이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자연스럽게 회복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상당수 환자가 좋은 경과를 보이지만, 이는 벨 마비의 경우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먼저 중추성과 말초성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에 의한 람세이헌트 증후군이나 중이염, 종양 등에 의한 안면신경마비는 일반적인 벨 마비와 달리 자연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을 구분하여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병 후 2주 이내에 회복이 시작되는 경우 예후가 좋은 편이다. 반면 회복의 시작이 늦어질수록 안면 비대칭, 연합운동, 눈물 흐름 이상 등의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단순한 벨 마비라도 적절하고 신속한 진료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를 구안와사로 보고 풍사(風邪)의 침범과 기혈 순환 장애로 설명한다. 치료에는 침, 전침, 약침, 뜸, 한약 등이 활용되며 신경 기능 회복과 국소 혈류 개선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약물치료와 침 치료를 병행할 경우 염증과 부종을 완화하고 신경 및 근육 기능 회복을 촉진하여 후유증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과거 해외 유명 배우가 안면신경마비 이후 침 치료를 포함한 치료를 통해 회복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마비가 발생한 경우에는 얼굴의 보온에 신경 써야 하며, 특히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각막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인공눈물이나 안대를 사용하는 등 눈 보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단순히 얼굴 모양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표정 표현의 어려움과 이로 인한 대인관계 위축, 심리적 스트레스 등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좋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채경욱 중경한방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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