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기후위기 시대, 충남 농업의 미래를 여는 세 가지 열쇠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기후위기 시대, 충남 농업의 미래를 여는 세 가지 열쇠

김학헌 충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 승인 2026-06-24 16:53
  • 신문게재 2026-06-25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충남농업기술원 김학헌 연구개발국장
김학헌 충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눈앞에 닥친 현실이자 농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한 변화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고온과 극심한 가뭄, 집중호우, 새로운 병해충의 발생은 현장 농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후변화의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업 현장과 농민의 삶으로 이어진다. 봄철 냉해와 여름철 폭염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상기후 속에서 농민들은 한 해 농사를 온전히 지키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 기후위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대응해야 할 생존의 문제가 됐다.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산업인 동시에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국가의 기간산업이다. 식량안보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적응을 넘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선제적 농업 연구개발(R&D)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세 가지 핵심 과제를 바탕으로 미래 농업의 길을 힘차게 열어가고자 한다.

첫째는 기후변화에 강한 신품종 개발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종자'에 있다. 우수한 품종 하나가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을 좌우하고,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충남은 딸기, 인삼, 구기자 등 지역 특화작목의 품종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재배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전자원 발굴과 육종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육종, 유전체 분석기술을 접목해 품종 개발의 속도와 정밀도를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통적인 육종 방식은 새로운 품종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AI와 유전체 분석기술을 활용하면 이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고, 목표 형질을 보다 정밀하게 구현한 품종 선발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형 품종 개발을 가속화하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농가가 안정적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농민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종자, 그것이 곧 충남 농업의 미래 경쟁력이다.

둘째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 기술 정착이다. 농업은 기후변화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가축 분뇨에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 화학비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등 농업 부문의 탄소 발생은 결코 적지 않다. 따라서 '2045 탄소중립' 을 향한 충남의 여정에서 농업 분야의 능동적인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기술원은 농경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저탄소 농업 기술 개발과 보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벼 재배 시 물관리를 통한 메탄 감축,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방제 자재 개발, 그리고 완효성 비료 활용 확대 등이 그 출발점이다. 더 나아가 토양 탄소 저장 기술, 바이오차 활용, 유기물 순환 농법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농업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나갈 것이다.

셋째는 새로운 작목 도입과 미래형 첨단 기술개발이다. 기후변화는 위기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평균기온 상승으로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면서 과거 충남에서 재배가 어려웠던 작목의 도입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변화하는 기후를 단순한 재앙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농업의 외연을 넓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우리 기술원은 아열대 작물 도입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공심채와 오크라 등 일부 작목의 재배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후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작물 도입을 추진하고, 관련 재배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는 농가 소득 다변화와 지역 농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농업 연구개발(R&D)은 오늘 투자해서 내일 당장 결과를 보는 분야가 아니다. 수많은 연구자의 헌신과 오랜 시간의 축적이 있어야 비로소 한 톨의 씨앗과 하나의 기술로 결실을 맺는다.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도전 앞에서도 충남 농업이 흔들림 없이 대한민국 농업의 선도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선제적 연구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김학헌 충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맥도날드·세종시립박물관' 차례로 오픈… 고운동 정주여건 좋아진다
  2. 김해낙동강레일파크 10년간 266만명 찾았다
  3. 아산시, 골목형상점가 4곳 추가 지정
  4. 표준연, 국산 반도체 공정용 가스 '품질평가 체계' 구축
  5. 한기대 STEP, '스마트직업훈련 패키지 과정 3기' 모집
  1. 꿈의 무용단 천안, 전국 예술단과 '우리들의 하모니' 선보여
  2. 천안어린이꿈누리터, 8월 '2026 찾아가는 팝업놀이터' 운영
  3. 천안도솔도서관, 여름방학 맞이 다채로운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4. 천안청수도서관, 원어민과 함께하는 '모든 영어 모든 독서' 운영
  5.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헤드라인 뉴스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230쌍 예약 대전 월평동 불법 예식장…서구의회 예비부부 피해 대책 촉구

대전 서구의 한 무허가 예식장이 구청으로부터 형사 고발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받았으나,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대전 서구의회가 예비부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전 서구의회 청년의원 일동은 7일 오전 10시 의회 앞에서 적법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서구 월평동의 모 예식장에 대한 소비자 피해 방지와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업체는 공연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예식 영업을 했고, 일반음식점 영업 신고 없이 음식을 조리하고 제공 했다. 서구청은..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만가구 돌파…피해 인정도 4만건 넘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이 1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도 4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는 피해주택 매입 절차를 단축하고 계약 전 위험을 점검하는 예방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세사기피해자 등 결정 및 피해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LH가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은 1만256가구로 집계됐다. 피해주택 매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4년 90가구에 불과했던 매입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977가구(월평균 163가구), 하반기 3924가구(월..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위안부' 기림절, 세종서 만난다… 역사의 아픔 치유, '평화의 장'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세종시에서도 '기림절' 의미를 되새기는 사진전과 시민 행사가 차례로 열린다. 사진전은 이 기간 세종시청 1층 로비에서 선보이고, 기림의 날 시민 행사는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세종호수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일대에서 진행된다. 세종여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뜻을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하고 있다. 세종여성회(대표 이혜선)가 주최·주관하고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조상호)가 후원하는 '제1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절 기억주간 사진전'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안전모를 착용합시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