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이야기]동지(冬至)-팥시루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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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이야기]동지(冬至)-팥시루떡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2-22 7면
  • 안순택 논설위원안순택 논설위원
어느 새 동지(冬至)다. 밤이 가장 긴 날. 이 날이 지나면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기에,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날', `태양탄생일'이라 해서 동서양 공히 축제를 벌였다. 우리 선조들도 새해를 여는 `작은 설(亞歲)'로 여겼다.

▲ 안순택 논설위원
▲ 안순택 논설위원
궁중에선 관상감(觀象監)에서 올린 달력에 `동문지보(同文之寶)'란 어새를 찍어 관원들에게 줬고 관원들은 이를 다시 친지들에게 나눠주었다. `하력동선(夏曆冬扇)'이란 말은 기껏 수고하고도 생색이 나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다. 동지엔 달력을, 여름엔 부채를 줘야 하는데 이를 거꾸로 했으니 말짱 헛일이라는 뜻이다.

동지의 시절음식은 팥죽이다.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리고, 각 방과 장독, 헛간 등 집안 곳곳에 놓아두고는 식으면 식구들과 모여 먹는다. 사당에 놓는 건 고사(告祀), 집안 곳곳에 놓는 건 귀신을 쫓는 의미다. 팥죽만 먹는 건 아니다. 양력 동지가 음력 동짓달 상순에 들면 애기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요, 하순에 들면 노동지다.

중동지와 노동지엔 팥죽을 쑤어 먹지만 애기동지면 팥죽을 쑤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나쁘다는 것이다. 대신 팥시루떡을 해 먹었다. 올 동지는 애기동지이니 팥떡이 맞다. 시대와 세상이 변해 달력의 인기도 영 시들하고, 팥죽의 인기도 전 같지 않다.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해도 팥떡 한 조각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달력을 나누며 우환 없는 새해를 기원하던 동지의 뜻만큼은 되살렸으면 하는 것이다.

『동국세시기』11월조는 당진 합덕지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현상'을 적고 있다. “합덕지에 매년 겨울이 되면 얼음의 모양이 용이 땅을 간 것 같이 되는 이상한 변이 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세로로 갈아나간 것이면 풍년이 들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복판을 횡단하여 간 것이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연못의 수면이 마치 쟁기로 밭을 간 듯 얼어붙은 걸, `용갈이(龍耕)'라고 한다. 합덕지의 용갈이 모양이 세로로 긴 것이었으면 좋겠다. 충청인에게 세종시 문제로 너무 힘든 한 해였다. 새해엔 좋은 소식만 있어서 마음이 풍년인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안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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