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시장 부인 비판하는 후임시장?
관용차 타기 등 전임 부인의 '허물'
염 시장 계급화 비판의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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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논설위원 |
과거, 여인들은 남편의 벼슬에 따라 등급이 매겨졌다. 지금도 현실에선 대개 남편의 계급이 곧 부인의 계급이다. 시장 부인이 참석하는 모임에서 부시장이나 국장급 부인이 상석에 앉는 건 불가능하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주재한 첫 확대간부회의에선 이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염 시장은 그동안 시장 부인 주도로 운영돼 온, 시간부 부인 모임인 ‘백목련회’를 비판했다.
“시청 간부 부인은 공직자 가족일 뿐이다. 남편들은 시장, 부시장 계급이 있지만 부인들은 누구누구 부인으로 계급화되면 안 된다. 이런 불편한 모임을 왜 하느냐, 없앴으면 좋겠다. 시장 부인은 시장을 대신할 수 없다. 관용차 사용 및 공무를 수행해선 안되고, 여성단체 등의 행사에 참석해 시장 축사를 대신해서도 안 된다.”
염 시장은 자신의 부인에 대한 예우와 관련 관용차 사용금지, 공무원의 수행 금지, 각종 모임에서의 축사 금지 등 3가지를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시장의 언급이 계급화보다는 시장부인의 문제에 방점이 있었다는 뜻이다.
염 시장의 발언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였을 것이나 박성효 전 시장 부인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들추어내는 결과가 되었다. 시장의 말을 전해듣고 사람들은 '전임시장 부인이 시장 남편을 대신해서 외부 행사에 축사하러 다니고, 시의 관용차도 이용했구나!'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정을 알아보니 정말 그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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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개선하는 ‘신사적인’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 염 시장은 부인에게 “당신은 내 대신 축사하지 마세요, 관용차를 이용할 생각도 마세요”라고 일러주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미덥지 못하다면 간부회의 자리가 아니라, 총무과 등 관련 부서 직원들에게 귀띔하여 “우리 집 사람이 내 대신 축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관용차를 타는 일도 없을 테니 협조해주세요”라고 하면 충분했을 것이다. 굳이 간부회의 석상에서 ‘시장 부인’ 운운하며 들먹일 필요는 없었다.
그것이 힘든 이유는 ‘전임과 후임’간의 반목에 있다. 목민관이 바뀔 때 후임자는 전임자의 허물을 가급적 덮어주라는 게 다산(茶山)의 충고였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전임’과 ‘후임’간의 질시는 고금의 공통 현상인데, 염 시장은 여기에다 그 부인까지 끼워 넣은 결과가 되었다. 장삼이사(張三李四)의 범부들도 남의 아내를 비판하지 않는데, 고래로 지방의 도백과 수령 가운데 전임 부인의 허물을 거론한 예가 또 있을까 모르겠다.
염 시장은 취임식에서 화합과 포용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 깊어진 전임 시장이 화합의 최우선의 대상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전임 시장부인 망신주기로 첫 회의를 시작한 결과가 되었으니 취임사가 무색해졌다.
백목련회는 ‘계급화 문제’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분명 있고, 시장 부인의 ‘꼴불견 오버’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십수 년 전통의 백목련회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방자치단체가 공식 채널을 통해 전달받기 어려운 여성 관련 정책이나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통로 역할도 해온 어엿한 여성단체다. 시장 맘대로 죽이고 살리는 시 산하 기구가 아니다. 시장 부인이 회장이라고 해서 그 모임을 시장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계급화를 걱정하면서 계급장으로 눌러보겠다는 자가당착 아닌가? /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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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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