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구 획정, 늑장부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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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거구 획정, 늑장부리지 말라

  • 승인 2012-02-05 15:57
  • 신문게재 2012-02-06 21면
선거구 획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총선 준비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분구 등 선거구 조정이 지연되면서 예비 후보와 유권자 모두 참정권을 침해받고 있고 선택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구 획정은 정치인과 지역민의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예민한 사안이긴 하다. 그만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총선이 코앞인데 '게임의 룰'조차 정하지 못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직무유기엔 기가 막힌다.

선거구 획정이 왜 늦어지는 지는 국민들은 다 안다. 정당 간 밥그릇 싸움 때문이다. 영남에서 3석, 호남에서 1석을 줄이자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에 새누리당은 선거구 조정을 최소화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우리 당에 더 유리한지 정치적 셈법으로만 접근하고 있으니 합의가 될 리 없다. 획정 지연은 유권자와 출마자의 혼선을 방치하는 정치적 기만행위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말처럼 “기득권을 지키려는 거대 정당의 횡포”다.

선거구획정위의 권고안은 아예 무시해버렸다. 이럴 거면 왜 획정위를 구성한 것인가. 획정위는 천안을과 파주 등 8개 선거구를 분구 또는 신설하되 부산남구, 대구달서 등 5개 선거구를 통폐합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3대1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표의 등가성을 최대한 감안한 것이다. 정개특위가 이 안을 아예 무시한다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보호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정개특위는 지금이라도 획정위의 권고안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8곳을 분구하고 5곳을 통폐합하면 의석수는 3개가 늘어난다. 여기에 세종시 선거구를 새로 만드는 '3+1'이 순리다. 의원이 4명이 늘어나는 만큼 국회의원 수를 늘릴 것인지 아니면 비례대표 의석을 줄일 것인지만 합의하면 될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국회의장에게 오는 9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쳐달라고 촉구했다. 국외 부재자 신고 명부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급할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정개특위는 꼼수를 궁리할 게 아니라 인구 등가 기준을 지키는 선거구 획정으로 헌법상 평등선거의 원칙을 확실히 이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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